[안양 갈등①] 임은주 단장, “서포터스가 월권 휘두르고 있다”

안양 임은주
ⓒ FC안양 제공



FC안양이 심상치 않다. 내부적인 갈등으로 구단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서포터스는 임은주 단장의 불합리한 구단 운영을 지적하고 임은주 단장은 이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모욕죄로 응수했다. 진실 공방이 끝없이 펼쳐졌고 결국 임은주 단장과 서포터스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스포츠니어스>에서는 다각도로 이 문제를 취재해 흔들리고 있는 FC안양의 속내를 낱낱이 파헤치려 한다. 과연 어디에서부터 잘못되고 있던 걸까.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구단과 서포터스의 고소 공방전. 일단 구단의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였다. FC안양이 내홍에 휩싸였다. 9월 13일 안양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일부 서포터스의 믿기 어려운 행동과 근거 없는 루머 유포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후 양 측은 조용하게 향후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폭풍 전야와도 같은 분위기다.

17일 FC안양과 아산 무궁화의 경기 전 임은주 단장을 만났다. 임 단장은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그 동안 많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아직 법적인 판단과 사실 규명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임 단장의 입장을 들어봐야 했다. 결국 구단과 서포터스의 고소 공방전에서 구단의 입장을 가장 많이 대변하는 인물이 바로 임 단장이기 때문이다.

격앙되어 있지만 임 단장은 강경했다. 이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충만했다. 가끔은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오히려 기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한 시간 동안 툭 터놓고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부터 임은주 단장과 <스포츠니어스>의 단독 인터뷰를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입장 발표 후 팬들의 주된 지적은 소통의 부재였다

“나는 결코 ‘불통’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아마 팬들이 말하는 소통의 부재라는 것은 각종 루머와 의혹에 대한 것들을 속 시원히 밝히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미 이 사안들에 대해서 6월에 모두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4일 일요일에 서포터스 회장을 포함한 각 소모임 대표들을 만나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내 입장에서는 당시 불쾌한 부분이 있었다. 간담회 성격으로 만났는데 자료를 엄청나게 많이 가져와서 거의 청문회 분위기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나는 안하겠다’라고 하니 간단한 질문을 하겠다며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런데 첫 질문이 ‘구단에 프락치를 심었다던데 사실인가’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프락치를 심었는가?

“전혀 아니다. 떠돌던 이 루머를 사무국 직원들이 접하고 나서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귀에 담을 필요가 없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 것도 있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머의 내용은 간단했다. 내가 A 선수에게 은퇴 후 스카우트 자리를 보장하는 대신 선수단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매일 보고하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특히 1~2년차의 젊은 선수들과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의 대화 등을 알려달라고 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즉 A 선수를 프락치로 심어서 선수단의 일을 알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이 질문을 듣고 당시 너무나 화가 났다. 그래서 ‘이 부분은 법률적인 이야기다. 말 잘해야 한다. 명예훼손 또는 허위 사실 유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서포터스 대표는 그냥 떠도는 소문을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가 나지만 해명을 못할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루머 내용이 어떤 건지 안다. 굳이 길게 말할 것도 없다. 스피커폰으로 바로 하자’고 말했다. 당시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운영팀 직원 두 명이 사무실에 근무 중이었다. 그래서 바로 불렀다.”

“먼저 내 스마트폰을 보여줬다. 전화번호 저장 목록에서 A의 이름을 검색했다. 뜨지 않았다. 나는 A의 핸드폰 번호를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참석자들에게 ‘A가 프락치라면 번호가 없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하면서 선수운영팀 직원에게 A의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A의 전화기가 꺼져있었다. 내심 아쉬웠다. 받아야 속 시원하게 해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5분도 안돼 A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아서 자연스럽게 나와 A가 지난번에 어떤 얘기를 했는지 물어봤다. 그와 개별 면담했을 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줬다. 내가 ‘스카우트 얘기를 내가 했었나?’라고 한 발 더 나가서 질문을 했다. 그가 아니라고 하길래 ‘그럼 내가 보고하라고 했었어?’라고 물어보니 ‘무슨 말씀이세요?’하면서 A의 목소리가 달라지더라. 그래서 농담이라고 둘러댄 다음 전화를 끊었다. 나는 확실하게 해명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프락치라는 루머는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와 면담을 했다는 것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선수에 대한 애착이 크다. 내가 선수 출신이고 심판 생활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강원에 재직할 당시 (박)용호에게 플레잉코치를 시켰다. (배)효성이도 플레잉코치 직을 제안했는데 그 친구는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다고 해서 제안을 철회했다. A 선수의 경우 구단 내에서 좋은 성품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이도 많고.”

선수단 내에 프락치가 있다? 임 단장의 주장은 “NO”였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 FC안양 제공

“그래서 A에게 앞으로의 축구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해줬다. 거창한 것도 아니다. 우리 구단에는 안양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A는 환경이 좋은 구단에서 뛴 경험도 있고 노련하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안양이 축구 인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네가 다른 구단에서 뛴 경험 등을 조언 해줬으면 좋겠다. 어린 친구들 커피도 한 잔 사주면서. 커피 살 돈이 없으면 내가 보태줄게’라고 농담 섞어서 이야기를 했다.”

“이와 함께 ‘자격증을 딸 수 있으면 따라’고 얘기했다. A의 경우 은퇴를 고민할 시기다. 향후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그 역시 과거 구단에서 은퇴를 놓고 힘들었던 일들을 털어놓더라. ‘다 털어라. 프로라면 지난 일은 털어내야 한다’고 다독이면서 자격증을 따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플레잉코치를 고민해보겠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이 대화에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단 내에 보고하라는 둥 프락치로 오해 살 만한 이야기는 일절 없지 않았는가.”

“스피커폰 통화 이후 서포터스 회장이 ‘아 이 양반이 거짓말을 했네’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누가 얘기했어?’라고 물어보니 그저 얘기한 사람이 있다 그러고 말을 하지 않았다. 앞서 내가 그에게 말했다. ‘이거 분명 법률적인 얘기’라고. 거짓말을 한 사람이 감독님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럼 코칭 스태프라는 이야기인가? 너무나 엉뚱했다.”

-다른 루머도 있지 않았나. 식당과 숙소 문제도 구단 공식 입장에서 언급한 것으로 기억한다

“숙소는 사실 폐지할 생각이었다. 부임 당시의 생각이었다. 요즘 프로 구단들의 합숙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안양은 서울 인근이다. 출퇴근이 어려운 환경은 아니다. 나 역시 매일 약 2시간 걸리는 거리를 출퇴근하고 있다. 젊은 선수 등 생활이 어려운 선수들에게 월세를 보조하는 방안까지 강구하면서 출퇴근 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주장이었던 안성빈이 와서 건의를 했다.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 모두가 출퇴근 하더라도 이 선수들은 숙소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충분히 수긍 가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선수운영팀에 내용을 확인하고 방안을 강구했다. 처음에는 완전 폐지를 생각했지만 이런 부분들이 있어서 숙소를 일부 유지하고 있다.”

“밥 먹는 문제도 그렇다. 나도 선수 생활을 해보지 않았는가. 사람들, 특히 선수들이 일률적으로 다 똑같은 패턴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예를 들어 아침 몇 시까지 아침 먹으러 오라고 하면 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 시간에 좀 더 자고 싶은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고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우리 감독님은 선수단 전체가 세 끼를 같이 하고 싶어 하신다. 하지만 이게 그렇다고 모두가 다 환영하는 문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유부남도 꽤 많이 있다. 그래서 식당을 섭외해 준 것이다. 여러 군데를 섭외했다. 선수들이 먹고 싶은 사람과 먹고 싶은 메뉴를 원하는 시간대에 가라는 뜻이다. 이것이 잘못된 부분인가?”

“그런데 여러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B 선수가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친구는 우리 구단에서 꽤 고액 연봉을 받는다. 저녁에 간식 차원으로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허름한 식당에서 된장찌개 하나 놓고 선수들이 밥 먹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해당 업체 사장님이 이 이야기를 듣고 화를 많이 내셨다. 안양 지역에 있는 꽤 큰 화로구이 집 사장님인데 ‘도대체 우리 집이 허름하면 안양의 어떤 음식점이 허름하지 않느냐’면서 ‘선수들이 여기 와서 된장찌개는 먹지도 않는다. 와서 대부분 제육볶음을 맛있게 먹고 간다. 우리도 11,000원짜리 제육볶음을 7,000원에 할인해서 제공한다. 도대체 무슨 소리냐’라고 하더라. 서포터스 대표들이 가져온 질문은 총 11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모두 답변했다.”

(임 단장은 이 자리에서 숙소와 식당에 대한 부분을 추가적으로 언급했지만 내용은 기존 공식 입장과 대동소이했다 – 편집자주)

-그 때부터 양 측의 갈등이 시작된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마쳤다. 그래서 나도 당시 솔직한 심경을 그들에게 말했다. 나와 페이스북 친구 관계를 맺고 있는 안양 팬들이 많다. ‘페이스북 보니까 맛있는 거 많이 먹으러 가더라. 그럴 때 나도 불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지금 궁금한 게 하나도 없을텐데 와서 청문회처럼 하니 아쉽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대표들이 ‘그 사진들 다 술안주인데 단장님 술 안드셔서 부르지 않았다’라고 얘기를 했고 나 역시 ‘내가 술은 못마셔도 안주는 잘 먹어’라고 답했다. 이 대화가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할 대화는 아니지 않는가. 마지막에는 참석자들이 ‘근간에 한 번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나 역시 ‘한 번 불러달라’고 화답했다. 그 이후로 서포터스에서 한동안 연락 오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자리에서 이야기 했던 내용들이 다른 서포터스에게 공유가 되지 않았다는 거다. 궁금한 부분을 다 알려줬는데 이걸 서포터스에게 루머가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회장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침묵하더라. 그로 인해 똑같은 내용으로 여러 건의 민원이 들어오고 내가 일일이 방어하다가 목소리도 높였다. 한 민원인은 그러더라. ‘우리가 공유된 것이 없어서 하나도 몰랐다’고.”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인가?

“6월 면담 이후에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자꾸 민원이 들어오고 루머에 대한 연락이 왔다. 사무국 직원들은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하지만 내가 밖에 도는 이야기를 안에 가져오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부정적인 분위기가 구단 내에 조성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이런 민원에 관한 전화가 상당히 많이 걸려왔다. 일일이 내가 전화를 받으면서 모두 방어했다. 전화를 주셨던 한 분이 글을 올리기도 했더라. ‘내가 임은주 단장과 전화를 했다. 정말 친절하게 대답을 많이 해주셨다. 오해하지 말라는 뜻에서 글을 올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만큼 구단 내부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어느 날 서포터스 회장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 그 때가 시의원들 대상으로 구단 비전 등에 대한 프리젠테이션(PT)을 한 다음 날이었다. 9~10월은 시의 예산을 편성하는 기간이다. 우리도 예산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의원들 중에 우리를 호의적으로 보는 분이 누가 있겠는가? 5년 동안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그래서 목숨 걸고 준비해서 PT를 마친 상황이었다.”

“회장의 요구는 ‘시의원들이 했던 것을 우리에게도 똑같이 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PT에 들어갔던 내용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외부에 공개되면 안되는 비밀이 있었고 이미 우리가 다 아는 내용들이 있었다. 전자는 다른 구단과의 예산 상황 등이다. 이런 것들이 공개되면 상당히 결례 아닌가? 그래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팬들이 원하고 공개가 가능한 부분은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닌가?

“후자가 공개가 가능한 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이는 이미 우리 구단 SNS와 사이트 등에서 모두 공개한 것이다.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우리 구단의 사회 공헌 활동과 스폰서 내역 등이다. 한 번 보라. (임 단장이 보여준 PT 자료에는 사진이 주를 이룬 사회 공헌 활동 내역 등이 들어가 있었다. 재정 부분은 민감한 사항이라 공개를 자제했다) 이거 현재 우리 SNS에 들어가면 다 찾아볼 수 있다. 스폰서도 내가 어느 업체와 사진 찍었는지만 찾아보면 다 나오는 것 아닌가?”

안양 공헌 활동
임 단장이 공개한 PT 자료의 뒷부분에는 이런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 FC안양 제공

“그리고 우리는 시즌 종료 후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PT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었다. 시즌이 종료되면 구단에 관한 모든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가? 그러면 그 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안양시에서 제일 큰 홀을 빌려서 내가 직접 PT를 하고 비전을 제시할 생각이었다. 만일 내용이 듣고 싶다면 그 때 오라고 말했다. 서포터스도 우리의 주인이지만 시민들도 우리의 주인이다. 똑같이 대하는 것이다.”

“나는 절대 소통을 싫어하지 않는다. 나처럼 모든 것을 많이 공개하는 사람도 없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회장이 계속해서 PT를 해달라고 우겼다. 사정을 쭉 설명하고 결론을 그렇게 내렸다고 말했다. 회장이 계속해서 말 꼬리를 잡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이게 뭐가 중요한 건지 모르겠다. 하여튼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후 루머 등을 직접 접하게 된 것인가?

“계속해서 말이 나와서 한 번 모아서 보자고 했다. 카카오톡 캡쳐한 것들, 페이스북에서 캡쳐한 것들 등이 내게 왔다. 정말 우와… 너무 황당했다. 알고보니 루머가 상당히 많이 돌고 있었다고 했다. 나만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나에게 왔어야 하는데 내가 받지 않아서 몰랐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댓글에서 쌍욕을 하고 있고 카카오톡으로는 모욕죄에 해당할 정도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중에 하나를 보여주겠다. 확인해보라.”

(해당 캡쳐본에는 한 안양 팬이 9월 5일 FC안양과 경남FC 경기의 관중 이야기가 담겨 있는 기사 링크를 게재했고, 서포터스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이 ‘임XX’라는 욕설을 포함한 댓글을 달아놓았다.)

“이게 본인의 여자친구나 아내를 향한 것이라면 용서할 수 있을까? 회장이 이런 식의 댓글을 단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특히 서포터스 회장은 한 단체의 회장이다. 개인이 아니다. 그런데 자신을 회장이 아니라 개인 팬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만인이 보는 페이스북에서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정말 욕이 하고 싶다면 대표를 내려놓고 개인 팬의 자격으로 욕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서포터스 다른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점잖고 좋은 분들이 많다. 매너도 좋다. 그런데 정작 회장 본인은 자신이 회장이라는 것을 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심지어 욕설 뿐 아니라 루머도 생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글도 보여주겠다. 한 번 읽어보라.”

(해당 글은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서포터스의 만남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임 단장이 선수단을 힘들게 하고 있다, 처우가 좋지 않다’는 등 논란의 여지가 생길 만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임 단장은 이 글의 작성자가 서포터스 회장이라고 보면서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양 선수들
진실 공방에 선수단 또한 등장하게 될까? ⓒ FC안양 제공

“이것을 보고 감독님께 물어봤다. 그러니 올해 한 번도 서포터스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 감독님도 ‘서포터스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감독님께 ‘이 내용은 거의 소설 쓰는 것 아니냐. 나는 감독님을 믿는다. 그래서 서포터스를 허위 사실로 고발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두 시간 정도 뒤에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 ‘코치들에게 재차 확인을 했는데 올해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라고 말하시더라. 사실 구단에서는 감독님이 여러 차례 서포터스를 만난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모르는 척 했을 뿐이다. 감독님께서 뭐가 그리 급하셔서 서포터스와 잦은 접촉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안양에서 지난 5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정치적인 외풍에 시달릴 수 있는 문제 등 시·도민구단이 체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안다. 하지만 자료를 취합하다보니 용서가 되지 않았다.”

-전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인가?

“갑자기 구단이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서포터스 회장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밥을 먹자고 하더라. 6월에 만나서 언제 한 번 밥 먹을 때 부르라고 한 이후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밥을 먹자고 하니 이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겠나? 그냥 다급해지니 이 얘기 저 얘기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포터스는 스폰서가 아니다. 자신 마음대로 우리를 오라 가라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여기 우리가 잠궈놓은 곳은 하나도 없다. 궁금한 게 있으면 사무실에 와도 된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만 버티고 있겠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굳이 서포터스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저번에 만났을 때 설명 해주신 부분이 사실 이해가 잘 안됩니다. 이번에 직접 오셔서 다시 설명해주시면 안됩니까’라고 말하면 내가 왜 못하겠는가?”

“갑자기 민원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서포터스를 상대로 PT를 하라고 요구하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밥을 먹자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는 행위라고 본다. 게다가 시청 쪽에도 압력을 넣고 있다. 시장이 무조건 답변을 해야 하는 민원 코너에 글을 올리면 구단이 꼼짝을 못한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고 시의원들에게도 압박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 때도 시장을 선거에서 낙선 시키겠다는 이야기까지 한다.”

-서포터스의 최근 모습이 월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축구단의 정체성 문제도 있고 독립성 문제도 있다. 축구단이 어느 한 곳에 종속되기 시작하면 안된다. 외풍에 따라 움직이면 감독, 선수, 단장 모두 날아간다. 결국 피해보는 것은 전문가들이라는 것이다. 정말 귀한 사람들이 날아간다. 이렇게 되면 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

“서포터스가 궁금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너무 깊숙하게 들어온 상황이라는 것이다. 먹는 것과 자는 것을 포함해 심지어 중요한 경기에서 이기면 선수들에게 평소 수당의 두 배를 주는 ‘더블 수당’에 관한 루머도 지금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도대체 우리가 구단인지 일부 서포터스가 구단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

“특히 회장은 어떻게 시장을 움직이는지 알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것을 그 사람은 알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서포터스가 단체로 시장실에 가려다가 무산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지역 사회가 구단의 정책이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의 정책이 시민의 방향으로 가니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데 지금 서포터스 회장은 ‘소통’을 이유로 말도 안되는 일을 요구하고 지역 사회 대상으로 움직였다가 다 안되니까 밥을 먹자는 둥 이해가 되지 않는 요구를 하고 있다. 이게 그 사람들이 말하는 소통인가? 이건 월권이 심하다.”

-고소 절차가 진행되면 고소의 범위는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가? 팬들은 한두 명이 아니지 않는가

“서포터스 회장이다. 이 한 사람에 대해서만 고소를 진행하려고 한다. 사실 나와 구단에 SNS 상에서 욕설을 하거나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은 여러 명 발견되고 있다. 그 중에서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도 있다. 물론 이런 친구들이 대놓고 욕설을 하면 내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모욕죄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싶지 않다.”

“만일 조금이라도 사실이 있어서 이게 부풀려진 것이라면 나 역시도 이해를 할 수 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옮겨지다 보면 부풀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지금 이 루머들은 황당한 수준이다. 심지어 내가 이 구단을 주식회사로 전환해서 꿀꺽하려한다는 이야기까지 있더라. 나는 안양을 살리기 위해 아무런 욕심 없이 왔다. 내가 축구로 이만큼 성공했고 사랑 받았으니 보답하고 환원하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나는 내 사업을 잘 하던 와중에 안양으로 온 것이다. 나도 하고 싶은 일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고소하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법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적된 것들이 다 터져 나왔고 더 이상 일일이 챙기면서 함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지금 구단과 서포터스, 그리고 팬들께서 굉장히 혼란스럽다. 고소는 누구에게 죄를 묻겠다는 것보다는 정말 사실을 알리기 위한 과정의 첫 걸음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사건이 정리됐을 때 나는 다시 서포터스를 만나서 다시 한 번 사실 관계를 정리해서 알려드리고 싶다.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말 꼬리가 잡히는 상황이라 적절치 않다고 본다.”

“회장은 서포터스와 우리의 중간에서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그 사람이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대표성을 갖고 우리를 만났고 우리는 충분히 궁금한 얘기들을 다 알려줬다. 부임 초기에 내가 그랬다.’올 수 있는 서포터스 다 와서 같이 자리 한 번 갖자’고. 그런데 회장이 그랬다. ‘애들이 말을 안듣는다. 자신도 서포터스 컨트롤 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그래서 6월 4일 간담회 때 대표성을 갖고 온 것 아닌가? 나는 말도 안되는 루머라는 확신을 갖고 그들을 만났다. 확신이 없었다면 곧바로 A 선수와 스피커폰으로 공개적인 전화 통화를 했겠는가? 그런데 그 내용을 공유하지도 않았고 그로 인해 루머는 더욱 확산됐다. 오히려 나는 묻고 싶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구단이 만들었는가? 내가 보기에는 안양 구단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충분히 다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서포터에 대한 인식이 썩 좋은 것 같지 않다. 이러한 인식이 어떻게 보면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일 수 있지 않은가?

“전혀 아니다. 나는 서포터스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 꿈 중 하나가 안양에 만원 관중이 들어차서 모두가 함께 유럽처럼 응원가를 합창하는 것이다. 안양의 나이 많으신 서포터스와 다른 사람들 등과 얘기해보니 굉장히 좋은 분들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사람들은 ‘안양 서포터가 강성이다’란 얘기를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 나쁜 사람들은 절대 아니라고 봤다. 원래 강성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따뜻한 법이다.”

“나는 안양LG 연고이전 당시 사람들이 받았던 상처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항상 얘기했다. ‘다른 것으로 복수하지 말자. 내가 어떻게 해서든지 깨끗한 방법으로 구단을 K리그 클래식으로 올리겠다. 1부리그에서 경기로 복수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FC서울과의 FA컵 경기에서 우리 서포터스가 홍염을 터뜨렸다. 그 때 한 기자가 내게 홍염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내가 한 답변은 ‘그것은 열정이다’였다. 나도 벌금을 받거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감수하겠다는 생각으로 한 말이었다. 그리고 홍염을 터뜨렸다는 이유로 많은 벌금이 나왔다. 프로축구연맹 찾아 다니면서 사정했다.”

“내가 서포터스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이었다면 과연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지 묻고 싶다. 그냥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뭐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 때서야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서포터스가 좋고 그 문화도 좋다. 나는 이 사건이 안양 서포터스 모든 분들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정말 일부의 문제다. 서포터스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잠시 이야기를 벗어나서 다른 이야기를 하겠다. 공식 입장에 대한 이야기다. 왜 다른 구단의 사례를 들었는가? 타 구단의 식비 얘기까지 나오면서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고 이 지적은 나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인정한다. 사실 언급된 구단에 소속된 분들은 나와 친분이 있다.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 벤치마킹도 하고 중요한 자료는 서로 공유하면서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그런데 팬들은 이런 부분까지는 당연히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불편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감정이 입장에 반영됐던 것 같다. 나름 예산에 비해 잘 먹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중 삼각김밥, 된장찌개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 격했고 화도 많이 났다. 게다가 이해를 시키려면 디테일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다보니 다른 분들 생각을 못하고 우리 구단 밖에 생각하지 못했다. 이것은 정말로 나의 실수다.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사건이 모두 정리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불편함을 느낀 분들께 내가 사과하도록 하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빠르게 진행할 생각이다. 변호사와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고 관련 서류를 18일에 넘길 예정이다. 여러 군데에서 조언을 구해보니 이런 사안은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명이 가능한 부분이라 빠르게 진행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사실을 다 규명해서 팬들에게 다 알리고 꽉 막힌 부분을 다시 뚫겠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일부 서포터들은 무고죄 등을 거론하고 있다. 자신만만해 보인다. 죄가 없다면 한 번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법의 판단을 한 번 받아보길 바란다. 사건이 정리된다면 그 이후로는 별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

wisdragon@sports-g.com

[안양 갈등②] 서포터스 회장, “’갑질’할 생각 없어. 우리도 알 권리 있다”

[안양 갈등③] 김종필 감독이 말하는 ‘단장-팬 고소 사건’

[안양 갈등④] ‘쟁점 정리’ 모욕죄 성사 여부와 전력분석코치 논란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cd68B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