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이적설과 팀 내부 경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손흥민에게 단비와 같은 공격 포인트들이 터졌다. 한국시간 11시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EPL 4라운드 스토크 시티와 토트넘 핫스퍼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당초 2선 공격수에는 붙박이 주전인 에릭센과 알리, 그리고 이번 시즌 영입된 무사 시소코가 선발출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2선자원 중 포체티노 감독의 총애를 받는 라멜라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 후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라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무사 시소코를 제치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절박해보였다. 이번 경기에서 활약하지 못할 경우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절실한 손흥민의 몸놀림은 역설적으로 매우 가벼워 보였다. 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와 1대1 상황이 벌어졌는데 좋은 발놀림 이후 상대방의 반칙성 플레이에 페널티킥을 얻어낼 수 있었으나 주심이 경기를 계속 진행하는 바람에 아까운 첫 공격 포인트 찬스를 놓쳤다.

계속해서 활발하게 움직이던 손흥민에게 결국 전반 막바지 기회가 왔다. 우측면에서 에릭센이 날카롭게 올려준 크로스를 상대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에 위치했던 손흥민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순간적인 위치선정으로 얻어낸 감각적인 골이었다.

손흥민의 시즌 첫 골을 잘 지켜낸 토트넘은 전반전을 1대0으로 마무리했다. 마크 휴즈 감독이 전반전 주심에게 거친 항의를 하던 와중 퇴장을 당한 이후 중심을 잃고 휘청이던 스토크시티는 후반전 들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한동안 패스플레이를 팀의 주요 공격수단으로 삼았던 스토크시티는 간만에 선 굵은 축구를 펼치며 후반전 초반 스토크시티를 압박했다.

자칫하면 분위기가 스토크시티에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 또 다시 손흥민의 발 끝에서 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에릭센의 패스였다. 후반전 11분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잡은 에릭센이 좌측에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패스를 밀어줬고 손흥민은 먼 포스트를 보고 오른발로 감아차 추가골을 뽑았다. 양발잡이 공격수로써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며 스토크시티의 추격의지를 꺾는 골이었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25분 좌측면에서 손흥민이 공을 잡았다. 일반적인 공격수라면 헤트트릭 욕심이 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손흥민은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상대 골키퍼 앞에 위치한 해리 케인에게 낮게 깔아찬 패스를 줘 팀의 추가골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해결사로써의 면모 뿐만 아니라 도우미로써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2골 1도움으로 팀의 4대0 완승에 크게 관여한 손흥민은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전 및 풀타임을 소화하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이미 델레-알리와 에릭센, 라멜라라는 리그 수위급 2선자원을 가지고 있는 토트넘은 손흥민까지 좋은 활약을 보이며 누구를 선발로 써야 하는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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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득점 후 셀러브레이션을 하는 손흥민 ⓒ 토트넘 핫스퍼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