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김기동 감독 ⓒ 스포츠니어스
포항 김기동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포항=조성룡 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은 극적인 승리에도 화가 났다.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포항스틸러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에서 홈팀 포항이 대전을 4-3으로 꺾고 승점 3점을 따냈다. 포항이 제카의 두 골과 김승대의 한 골로 앞서갔지만 대전이 티아고의 해트트릭으로 균형을 맞췄고 경기 종료 직전 포항 홍윤상이 결승골을 뽑아냈다.

포항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많은 기회를 날렸지만 그래도 중요할 때 골이 들어가며 3-0으로 여유있게 앞섰다. 하지만 이후 내리 실점하면서 96분 3-3까지 내줬다. 하지만 98분 홍윤상의 헤더가 들어가면서 정말 짜릿하게 승점 3점을 따낼 수 있었다. 다음은 포항 김기동 감독의 경기 후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홍윤상의 데뷔전에 극적인 결승골을 축하한다. 올해 이긴 경기 중에 최고 기분이 나쁜 날이다. 지난번에 선수들에게 얘기한 것처럼 우리가 하는 축구는 꾸준해야 하고 축구를 대할 때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대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다. 3-0이 된 이후 선수들이 장난치고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 

흐름을 상대에 내준 것이 상당히 기분 나쁘다. 그건 선수들에게 라커룸에 들어가 인지시킬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어쨌든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낸 것은 다행이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박승욱이 다친 다음에 갑자기 수비가 무너졌다.
무너진 게 아니라 교체 상황에서 들어간 다음에 시작했어야 하는데 경기가 진행되면서 첫 번째 골이 나왔다. 그건 심판의 경기 운영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창래가 들어가기 전에 골이 나왔다. 

그리고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측면에서 공 가지고 장난을 치면서 흐름을 확 상대에게 줬다. 수비 조직적으로 무너졌다. 상대는 몰아치고 우리는 역습으로 한두 번 기회를 만들었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이었다.

완델손은 경기를 잘했다. 그랜트와 그 부분에서 경기 흐름을 내준 거다. 완델손은 경기를 잘했다. 돌파하고 크로스도 올라가고 수비 위치도 잘해줬다.

홍윤상은 감각이 살아있는 것 같다.
그래도 유소년 시절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였다. 센스 있는 선수다. 다만 경기력이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쪽 리그와 K리그는 템포 자체가 다르다. 외국인도 K리그 처음 와서 당황스러워 하는 게 템포다. 그 부분만 빨리 적응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실수한 백성동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컨디션이 좀 다운됐는데 준비 과정이 상당히 좋았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마음에 들었다. 좋은 포지션을 잡아주고 연결해주고 빠져 들어가 코너킥도 많이 만들었다. 이런 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결정력에서 아쉬운 부분을 남겼다. 경기력 자체는 상당히 잘했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백성동 교체를 비교적 늦게 한 이유는?
경기를 잘하고 있었을 뿐이다. 굳이 뺄 이유가 없었다. 사실 내가 교체를 몇 분쯤에 준비를 하지만 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백성동이 잘해주고 있어서 교체를 늦게 했던 것 같다.

김승대가 정말 잘했다. 근데 김승대 아무도 질문을 안 하시네? 공수 전반적으로 다 맹활약했다. 게다가 주장으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항상 이야기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 

이번 경기 중요한 경기인데 선수들과 계속 터치하는 모습을 봤을 때 고맙게 생각한다. 전반전부터 너무 많이 뛰었다. 이번 경기 김승대가 GPS 1등일 것이다. 김승대가 잘해주고 있어서 팀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회견장을 나가면서) 이 XX들. 다 죽었어.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