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봉수 ⓒ 스포츠니어스
제주 김봉수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부산 기장=김귀혁 기자] 김봉수는 올해 프로 4년 차를 맞이한다. 그 사이 제법 많은 일이 있었다. 데뷔 시즌부터 리그 28경기를 소화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33경기로 출전 수를 늘렸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무려 35경기에 나서며 제주의 중원을 책임졌다. 거의 매 시즌 주전에 가까운 위상이었다. 큰 변수가 없다면 올 시즌 K리그 100경기 출전 기록도 이룰 듯한 모습이다.

그런 그에게도 지난 시즌에 다소 아픔이 있었다. 상무에 합격했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미발탁 됐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줄곧 명단에 포함됐고 최종 명단 발표 직전 친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높은 확률로 뽑힐 거라 예상했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서 그의 이름은 볼 수 없었다. 모두가 의아해하는 사이 김봉수는 올 시즌 군 복무 수행을 위해 김천상무의 유니폼을 입는다. 마음의 상처는 잘 치유됐을까. <스포츠니어스>가 부산 기장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다음은 김천상무 김봉수와의 일문일답이다.

2차 전지훈련도 막바지입니다. 어땠나요.
1차 전지훈련 때는 제주도에서 선임들보다 일주일 늦게 들어갔어요. 그때는 훈련소에서 거의 6주간 있으면서 운동을 못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몸을 천천히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2차 전지훈련에 넘어와서는 전술 훈련도 같이하고 있어요.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80%까지는 올라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훈련소에 다녀오면 살도 찌고 몸도 정상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훈련소가 조금 힘들었죠. 아무래도 그 안에서만 있어야 하다 보니 답답한 게 너무 컸죠. 1주 차 때는 교육을 듣는다고 계속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저는 그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차라리 몸을 움직이는 훈련이었다면 시간도 그렇고 조금 나았을 것 같고요. 밥 먹으러 갈 때 빼고는 계속 생활관 안에 있다 보니 그게 제일 어려운 점이었죠.

동기들과 생활관을 같이 쓰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정)명제와 같은 생활관에 들어갔어요. 사실 저희 둘이 초면이었거든요. 처음에 생활관에 들어갔는데 한 번도 본 적은 없었지만 상황이 같으니까 말하면서 친해졌죠. 그런데 다른 일반 친구들은 말 한 마디를 안 하길래 '너무 우리만 말하는 것 같은데'라고 속삭이기도 했어요.

그 생활관 동기들이 축구 선수인 걸 알고 신기해하지 않던가요.
사실 제 생활관에는 축구를 잘 모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다가 다른 생활관에서 축구 선수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사인 좀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는 달라 보인다고 하기는 했는데 평소에는 그냥 똑같이 지냈어요. 같이 생활할 때는 동네 형인 줄 알았다고 하던데요.

제주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힘든 훈련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일단 각개전투가 조금 힘들었죠. 땅을 구르면서 슬라이딩도 하잖아요. 잔디에서의 슬라이딩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야생에서 물이 다 고여 있는데 슬라이딩하려니까 힘들었어요. 또 밖에서 숙영이라고 하루 자는 훈련이 있었어요. 그것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춥기도 했고 명제하고 같이 있었는데 텐트가 엄청 좁았어요. 심지어 둘 다 체격이 작은 편은 아니잖아요. 거의 키가 190cm에 가깝거든요. 둘이 거의 못 움직이고 일자로 누워서 잤던 것 같아요. 너무 추워서 핫팩도 여섯 개나 넣어서 잤고요. 거의 잠은 못 잤죠.

저는 화생방이 제일 힘들었거든요.
생각보다는 괜찮았어요. 훈련할 때 정화통을 빼기는 했는데 생각보다는 견딜만하더라고요. 정화통을 뺐다가 다시 끼웠는데 살짝 칼칼하기는 했어도 나름 괜찮았어요. 옆에서 명제가 정화통 결합을 못 하길래 도와주기도 했고요.

생각해 보니 2주 늦게 들어온 동기들도 있잖아요. 동기인데 전역일이 다르네요.
박승욱 이병과 김대원 이병, 서민우 이병과 김동현 이병, 조현택 이병까지 다섯 명으로 알고 있어요. 전역일 말씀하셨는데 사실 아직 전역이 한참 남아서요. 그것까지는 딱히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런 차이는 있었죠. 전지훈련지에서 저희는 2주 빨리 들어왔으니 조금 적응한 상태였는데 그때 동기들이 오더라고요. 저희는 그래도 편하게 있었는데 그 동기들은 처음이다보니 부동 자세로 앉아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조금 차이를 느꼈던 것 같아요.

저라면 바로 놀렸을 것 같은데요.
훈련소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죠. 각각 교육대가 있는데 저희가 3주 차쯤이었을 거예요. 바로 옆에 막 들어온 훈련병들이 있더라고요. 똑같이 입대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저희는 기간이 어느 정도 됐으니 일부러 쳐다보거나 놀리는 분위기가 있었죠. 그러다가 한번 크게 혼난 적도 있었고요. 저는 하나도 안 놀리고 가만히 있었는데 연대책임이라 혼났죠.

한 달 정도 차이가 나는 후임도 들어왔습니다.
며칠 전에 막 들어왔어요. 확실히 후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진우를 많이 놀렸어요. 진우 이름 부르면서 군가도 시키고요. 이게 시키고 싶어서 시킨 건 아니고 군가를 다 습득해야 했거든요. 그 네 명 중에서는 진우가 제일 타겟이었어요. 한번은 조용히 저한테 와서 '왜 자꾸 저만 타겟입니까. 힘듭니다'라고 농담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정말 몸 상태 끌어올리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몸 상태가 쉽게 내려가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훈련소에 있다가 오니 제주도에서는 조금 힘들더라고요. 물론 급하게 하면 다칠 것 같아서 천천히 끌어올리기도 했고요. 덕분에 지금은 어느 정도 괜찮네요.

입대일도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 끝나고 얼마 안 있다가 바로였잖아요.
제주 마지막 경기가 12월 2일이었고 입대일은 이틀 뒤였죠. 저는 마지막 경기는 안 뛰었지만요. 왜냐하면 그때 당시 정조국 감독님께서 제가 바로 군대에 들어가는 걸 아셨거든요. 이미 잔류 확정도 지은 상황이라서 저에게 먼저 여쭤보셨어요. 일주일 먼저 나가서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라면서 배려해 주셨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었는데 확실히 시간이 빨리 가더라고요.

훈련소에서 정조국 감독님이 무척 감사했겠군요.
당시에 정조국 감독님이 '너에게 이렇게 해주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여쭤봐 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팀이 잔류는 했지만 한 경기가 남았는데 그렇게 배려해 주신다면 감사하다고 했고요. 그러더니 감독님께서도 일주일 먼저 나가서 시간 좀 보내고 들어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도 정말 감사했는데 훈련소에 들어가고 나니까 더 감사했죠. 물론 마지막 경기까지 잔류 확정을 못 지었다면 저는 무조건 뛰고 싶다고 했을 거예요.

제주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말씀 나온 김에 지난 시즌 얘기 좀 해볼게요. 많은 경기를 소화하셨어요.
제가 올해 프로 4년 차인데 지난 시즌에 경기를 가장 많이 뛰었던 것 같아요. 리그에서 35경기를 뛰었는데 반대로 성적은 제일 안 좋았죠.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 시즌이라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는 팀을 올려놓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죠.

1년 내내 분위기 차이가 커서 더욱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시즌 초반에 다섯 경기 정도 무승을 했던 걸로 기억해요. 당시에 분위기도 안 좋았고 순위도 최하위에 가까웠죠. 그런데 그때 당시에도 한 경기만 이기면 이후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컸어요. 실제로 강원을 이기고 분위기가 바뀌더니 5연승까지 해서 2위로 올랐죠. 그래서 '올해는 해볼 만 하다'라는 생각이 컸는데 어느 순간 또 떨어지더라고요. 선수단에서도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어요. 형들끼리 뭉쳐서 반등해 보자고 했는데 그게 결과로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쉬움이 컸어요.

개인적으로는 어땠는지도 궁금합니다.
개막전에서 (최)영준이 형이 부상을 당하시는 바람에 그 자리에 제가 들어갔어요. 그런데 결과가 계속 안 좋았잖아요. 연습할 때 어느 정도 팀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다가도 경기에서는 좋지 않았던 시간이 길었으니 힘들었죠. 제가 영준이 형을 포함한 다른 형들의 몫까지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한때 강등 위험도 있었잖아요.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기 직전에 저희가 강등권 싸움을 하고 있었죠. 당시에는 수원FC와 승점 차가 어느 정도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형들끼리는 이렇게 하다가 정말 강등권 싸움을 할 수도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플레이오프에 가서 강등은 절대 되지 말자고 다짐했고요.

시즌 도중에 감독이 교체되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그때가 FC서울전이 끝나고였을 거예요. 경기 끝나고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뉘앙스가 나가실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도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프로 생활하면서 처음 경험하다 보니 마음이 안 좋았죠.

사실 시간이 지났으니 질문드리고 싶어요. 아시안게임 아쉬움이 너무 클 것 같아요.
제가 2021년부터 훈련도 많이 참가하고 실제로 명단에도 거의 이름을 올렸잖아요. 마지막 중국과의 친선 경기에도 출전했고요. 어느 정도 제 모습을 최대한 보여줬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솔직히 아시안게임 명단에 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크지는 않았어요. 딱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갈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자신은 있었죠. 그런데 주변에서 '너는 무조건 간다. 너 아니면 누가 가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저도 큰 기대가 없다가도 어느 순간 기대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명단이 발표됐을 때 좌절도 했고 당시에는 힘들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명단 발표 며칠 전에 몸 상태도 확인할 겸 연락이 오는 걸로 알거든요.
이전에는 계속 소집이 됐잖아요. 매번 소집될 때마다 트레이너 선생님들께 연락이 와서 몸 상태를 확인하셨어요. 그런데 최종 명단을 발표할 때는 그런 과정이 없더라고요. 저는 '최종 명단이라 연락이 안 오나 보다'라고 생각했죠.

주변에서 위로를 많이 해줬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겉으로 티는 안 내셨지만 그래도 기대를 많이 하셨을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명단 발표가 난 뒤에 제일 먼저 연락해 오셔서 '괜찮다. 그게 끝이 아니다'라고 해주셨어요. 당시에는 상무에 합격한 상황이기도 했고요. 군대에 가서 성장하고 오라는 식으로 위로해 주셨죠. 형들도 명단을 보시자마자 '왜 너는 없냐'라는 식으로 위로해주셨고요.

영준이 형도 2014 인천아시안게임 때 제 나이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영준이 형도 대표팀에 못 가셨는데 지금 더 잘하고 있다면서 조언해 주셨고요. 저는 제주라는 팀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거였어요. 팀 성적이 좋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도 형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잘 뭉쳤거든요. 형들이 후배들 밥도 자주 사주시고 카페에 가서 얘기도 많이 나누고요.

리그 경기를 뛰셨을 텐데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명단에 미발탁되고 솔직히 처음에는 괜찮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어차피 리그는 계속 이어지니까 거기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거로 생각했죠. 최대한 아시안게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하려고 했어요.

이후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봤나요.
저는 정말 잘되기를 바랐어요. 같이 공을 찼던 동료들이고 정말 많이 봐왔거든요. 경기도 챙겨보면서 응원도 많이 했고요. (정)호연이와는 중국에서 같이 방을 쓴 적이 있어서 그때 친해졌거든요. 금메달 따고 축하한다고 했죠. 물론 저도 저 자리에 있으면 어땠을지를 상상하기도 했어요. 씁쓸한 감정도 있었고요.

연령별 대표팀에서 김봉수의 모습 ⓒ KFA 제공
연령별 대표팀에서 김봉수의 모습 ⓒ KFA 제공

그래도 상무 입단도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상무에 들어가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잖아요. 제주에서도 (김)주공이 형과 (김)승섭이 형, 저와 (이)지솔이까지 네 명이 상무에 서류를 넣고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때도 형들이 저한테 '경기도 많이 뛰었으니 무조건 될 것 같다'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도 (서)진수와 같이 상무에 다녀온 동료나 형들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될 것 같냐고 물었더니 무조건은 아니겠지만 가능성은 높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발표하는 날에 '카톡'이 오더라고요. 오전 10시 발표라고 해서 치료실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합격해서 좋아하려고 했죠. 그런데 형들에게 여쭤보니 승섭이 형은 떨어졌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어요. 속으로만 좋아했습니다.

상무에 와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할 것 같아요.
주변을 봤을 때도 그렇고 큰 도전을 하기 위해서 군대에 다녀오는 게 우선이더라고요. 2년 전에 시즌이 끝나고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2022 시즌이 끝나고 군대에 바로 가려고 했는데 당시 남기일 감독님께서 1년만 더 같이하고 가면 어떻겠냐고 여쭤보셨어요. 그렇게 몇 번을 물으셨는데 사실 감독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거든요. 그래서 1년만 더 하고 가기로 했던 거죠.

저도 언젠가는 해외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걸 위해서라도 군대에 오고 싶었어요. 물론 그걸 위해서 제가 잘해야 하겠지만요. 특히 진수한테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어요. 작년에 가깝게 지내기도 했고 진수는 군대에 빨리 다녀왔거든요. 진수가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까 어딘가 더 편해 보이기도 해서 저도 하루빨리 다녀오고 싶더라고요.

반대로 김봉수 선수 입대할 때 서진수 선수가 많이 놀렸겠는데요.
그렇죠. 제가 신인으로 제주에 왔을 때 진수가 상무에 갔거든요. 그래서 입대하기 전에 한 달 정도만 봐서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진수가 제대하고 와서 제가 상무에 대해 여러 가지 물어보니까 점점 놀리더라고요. 제가 상무에 지원한다고 했을 때부터 놀렸고 실기 평가를 보러 갔을 때도 분위기가 어떠냐고 묻고요. 본인 예비군 통지서 날아올 때 저는 입영통지서 받는다면서 입대하는 날까지도 놀렸어요. 입대 당일에도 전화했는데 똑같았고요. 그런데 그때는 불쌍하다고는 하기는 했습니다.

불쌍하다는 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사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어요. 진수가 훈련소에 들어가는 순간 본인이 얼마나 대단해 보이는지 느낄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정말 훈련소에 들어가고 진수가 이것들을 다 이겨냈다고 생각하니까 대단하더라고요. 훈련 끝나고도 진수가 '나 대단하지'라고 물어보기도 했고요.

그런데 서진수 선수가 군대에 다녀와서 몸이 엄청나게 좋아졌어요.
진수가 군대 가기 전에는 정말 말랐어요. 근력 운동도 아예 안 했고요. 그런데 다녀와서 보니까 너무 달라져 있는 거예요. 진수가 말하기로 군대에선느 할 게 운동밖에 없다면서 어쩔 수 없이 다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군대가 힘들기는 했지만 얻은 게 정말 많다고도 했고요.

모두가 어차피 군대에 가야 하니 저도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고 싶어요. 진수도 그렇게 운동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고요. 진수만큼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주변 선임과 동기들도 워낙 축구를 잘하니 많이 배워보고 싶고요.

제주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실 김천상무가 K리그2에 머물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했어요.
저는 6월에 발표가 났으니 그 이후에 시간이 남으면 김천상무 경기를 봤어요. 어차피 와야 할 곳이기도 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부산과 계속 경쟁하는 모습을 보니 K리그1에 올라왔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응원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부산이 1-0으로 이기고 있었잖아요. 내년에는 K리그2에서 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후에 김천상무 경기로 채널을 옮겨서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충북청주가 골을 넣었다는 거예요. 경기가 끝났는데 갑자기 우승을 했다니까 괜히 저도 기분이 좋았죠. 

선임들에게도 그 당시 상황을 많이 물어봤을 것 같은데요.
아직은 물어보지 못했어요. 지금은 부대에서의 생활이나 부대 특유의 분위기 등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죠. 또 선임들이 다 착하세요. 김현욱 상병님이나 이중민 상병님, 강현묵 상병님 등 다들 질문하면 잘 알려주세요.

또 이중민 상병님과는 대학교 때 2년 동안 같이 생활했어요. 당시에도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했는데 김천상무 합격 발표가 나오고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러면서 기대하라고 했고요. 대학교 때는 친구라서 장난도 치고 간식도 같이 먹었는데 와서 보니까 부럽다는 생각뿐입니다.

전지훈련지에서는 누구와 방을 쓰고 있나요.
저는 동기인 명제와 같이 방을 쓰고 있어요. 그런데 부대에 들어가면 이중민 상병님과 같은 방을 쓸 것 같아요. 아마 선임들이 고르고 오신 것 같아요. 그래도 이중민 상병님이 지금도 편하게 해주시니 일은 제가 좀 나서서 적당히 해야죠.

처음 자대에 왔을 때도 궁금한데요.
일단 곧 생활할 부대에는 하루밖에 없었어요. 바로 다음 날에 제주도 전지훈련에 가야 했거든요. 이후에 제주도에 가자마자 호텔 미팅 실에 다 같이 모여 계시더라고요. 선임들도 계셔서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군기가 어느 정도 잡힌 분위기였어요. 그러다가 감독님이 농담으로 '군기 빠졌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김천상무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부대에 있어야 하다 보니 훈련이 없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아요. 사회에 있으면 훈련이 끝나고 보통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거든요. 그 시간을 대신해서 저를 발전시키는 데 활용해야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팀으로 봤을 때도 전 시즌에 강등당했다가 다시 K리그1으로 올라온 거잖아요. 그걸 알기 때문에 다 같이 준비도 잘하며 지내고 있어요.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것에 맞게 좋은 성적과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이중민 상병님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중민 상병님이요? 음··· 사회에서는 친구 사이였다가 군대에서 보니까 많이 달라 보이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요.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될 텐데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고 남은 기간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4월에 입대하는 미래의 후임들에게도 조언 좀 남겨주세요.
아마 자대에는 6월쯤에 오지 않을까 싶어요. 제 주변 지인들도 몇 명 지원했거든요. 특히 (김)승섭이 형이 들어오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꼭 왔으면 좋겠고 오면 재미있을 거예요.

김천상무 옷을 입은 김봉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상무 옷을 입은 김봉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봉수는 아시안게임 이야기에 아쉬움이 진한 모습이었다. 당시 그의 심정과 함께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놨다. 물론 이제는 웃으면서 얘기할 정도로 마음에 크게 담아두지 않은 듯했다. 대부분의 인터뷰에 웃음이 가득했다. 인터뷰 이후 강현묵을 보고는 웃으며 "강현묵 상병님"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미 군 생활에 적응했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 보였다. 그래서 시련을 딛고 일어설 올 시즌 김봉수의 모습이 궁금하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