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라스 ⓒ 스포츠니어스
수원FC 라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수원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수원FC 라스는 '왕뚝배기'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3일 수원FC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전반 44분 윤빛가람의 선제골과 후반 22분 오인표의 추가골에 힘입어 이후 한호강이 한 골을 넣은 수원삼성을 2-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FC는 4연패에서 벗어난 가운데 순위를 8위로 끌어올렸다.

지난달 14일 제주와의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는 라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라스의 장점은 큰 키를 활용한 헤더와 발 기술이다. 올 시즌 득점 장면에서도 자신의 오른발은 물론 헤더를 통해 득점하고 연계하는 장면도 많이 보여줬다. 속된 말로 그의 '뚝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뚝배기란 그릇의 한 종류일 뿐만 아니라 게임 등에서 누군가 머리를 맞았을 때 쓰이는 속어로 활용되고 있다. 

수원FC 라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 라스 SNS
수원FC 라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 라스 SNS

그런데 실제로 라스는 SNS에 본인의 사진과 함께 '왕뚝배기'라고 업로드했다. 이후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극저온온 근육 치료인 '크라이오테라피'를 받는 모습에 "뚝배기 얼었어"라고 올리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가 뚝배기라는 단어를 본인에 대입하며 썼다는 것 자체가 큰 화제를 모았다.

이를 돌려 말하기 위해 라스에게 '최근 헤더 능력이 좋더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라스는 곧바로 웃으며 이승우를 언급했다. 그는 "이승우가 훈련할 때나 경기를 할 때 별명을 지어주는데 너무 웃기고 기분도 좋아진다"면서 "골은 다 같은 골이라고 생각한다. 발로 넣든 머리로 넣든 골 자체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웃긴 별명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이어 '뚝배기'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라스는 "아주 잘 안다. 나는 뚝배기 불고기를 좋아한다. 왕뚝배기라는 별명도 재미있게 쓰고 있다"면서 "평소에도 뚝배기가 뭔지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SNS에 사진을 올릴 때 이승우에게 제목을 추천받았는데 '왕뚝배기'라고 쓰라고 하더라. 한국 팬분들도 그 댓글을 재밌게 보신 것 같았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크라이오테라피를 받으며 "뚝배기 얼었어"라고 올린 스토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라스는 "당시 스토리는 내가 스스로 쓴 것이다"라며 "그전에 이승우가 왕뚝배기라는 별명을 지어줘서 나도 재미있게 그런 식으로 써봤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스태프 분들도 뚝배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항상 재미있게 사용한다"라고 밝혔다.

수원FC 라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 라스 SNS
수원FC 라스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 라스 SNS

라스가 왕뚝배기라고 업로드한 게시물은 그가 지난 4월 22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헤더로 득점한 뒤 올린 것이었다. 이에 팬들은 '왕뚝배기 하실래 예'라는 댓글로 화답하기도 했다. 이는 2009년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국 출신 방송인 하일 씨가 쌀국수 광고에서 외쳤던 '한 뚝배기 하실래 예'라는 유행어에서 파생된 것이다.

특히 라스는 올해로 한국 생활 4년 차다. 이 유행어를 알 것 같아 '혹시 한 뚝배기 하실래 예를 아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라스는 "아직 한국어는 배우고 있다"면서도 "처음에 왕뚝배기 게시물을 올렸을 때 한국 팬분들이 댓글에 써주셨다. 찾아보니 그때 유행을 했던 것이더라. 원래는 몰랐는데 그때 찾아봐서 알게 됐다"라며 웃었다. 

이후 그는 기자의 요청에 "한 뚝배기 하실래 예"라며 한국어로 또박또박 발음했다. 이어 별명을 지어준 이승우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라스는 "감사합니다 동생"이라며 한국말로 화답했다. 뚝배기 관련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 통역사와 옆에 있던 보안 요원은 기자를 한심한 듯 쳐다봤다.

gwima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