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 이명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HD 이명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주민규에 가렸지만 울산에는 생애 첫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또 다른 선수가 있다. 

황선홍 감독이 임시로 이끄는 대표팀은 내일(18일) 고양시 소재 호텔에 소집해 다가올 태국과의 2연전을 준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로 소방수 역할을 맡은 황선홍 감독은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만 지휘하게 됐고 지난 11일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발탁됐고 주민규의 생애 첫 대표팀 발탁도 화제가 됐다. 주민규는 33세 333일의 역대 최고령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감동 스토리를 썼다. 

하지만 또 한 명의 선수가 역사적인 첫 대표팀 승선을 준비 중이다. 바로 울산HD 이명재다. 이명재는 이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30세 128일로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6위를 기록하게 됐다. 역대 2위는 2008년 10월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에 첫 출전한 송정현(32세 136일), 3위는 2015년 9월 3일 라오스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 나선 골키퍼 권순태(30세 357일), 4위는 2005년 6월 3일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예선에 첫 출격한 김한윤(30세 327일), 5위는 2001년 9월 16일 나이지리아와 친선경기에서 골문을 지킨 최은성(30세 164일)이다. 

현재 6위에는 2019년 12월 15일 중국과 E-1챔피언십에 나선 김인성(30세 97일)이 올라있다. 이명재의 뒤늦은 대표팀 발탁도 충분한 스토리다. 하지만 이명재는 팀 동료 주민규가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우는 바람에 덜 조명 받았다. 인천과의 경기가 끝난 뒤 <스포츠니어스>를 통해 이명재는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뽑힐 수 있어서 그동안 나를 잘 가르쳐주시고 응원하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이명재는 풀타임 활약한 뒤 짐을 챙겨 급하게 대표팀 소집을 위해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이명재는 첫 대표팀 승선이라 모든 게 어색하다. 그는 “소속팀 경기가 끝나니까 이제야 긴장이 된다”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실감은 안 나고 인천전만 생각했는데 소집을 앞두고 있으니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대표팀 베테랑인 (김)영권이 형과 팀 동료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민규 형과 나 빼고는 대표팀에 오래 있던 선수들이다. 민규 형과 울산에서도 잘 맞춰왔기 때문에 대표팀에 가서도 의지하면서 잘 해볼 생각이다. 내가 잘하는 것들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열심히 뛰는 게 내 임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표팀에 가게 된다면 (손)흥민이 형과 친해지고 싶다”며 “같은 라인에서 플레이하게 된다면 흥민이 형이 잘할 수 있게 내가 밑에서 잘 받춰줘야 한다”고 웃었다. 왼쪽 풀백인 이명재는 손흥민이 왼쪽 윙포워드로 나설 경우 함께 호흡을 맞춰 상대 왼쪽을 공략하고 수비해야 한다. 이명재는 “대표팀에 가서 국가대표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고 싶고 여기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다가올 태국과의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고 부상없이 울산에 복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대표팀에 승선해 늦깎이 국가대표로서 스토리를 쓴 이명재는 주민규의 그늘에 가려 많이 주목받지 못했다. 이명재는 울산에서도 관계자들에게 “나도 좀 조명해 달라”는 장난 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이명재는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아보지 못한 선수라 이번 국가대표팀 발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민규 형이 뽑혀서 관심이 거기로 다 넘어갔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나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데 아쉬운 마음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 기쁘다. 민규 형과 함께 가서 적응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돌아오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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