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안익수 대표와 애플라인드 박한동 대표 ⓒ 스포츠니어스
안산 안익수 대표와 애플라인드 박한동 대표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안산=조성룡 기자] "저기 기자님들. 여기 주목해주세요."

17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안산그리너스와 수원삼성의 경기 전 취재진들이 자리한 미디어실은 감독 사전 인터뷰와 경기 준비를 위해 북적였다. 그러던 와중 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한 명이 들어왔다. 안익수 안산 신임 대표이사였다.

안 대표이사는 "부임한 이후 언론에게 처음 인사드리는 것 같다"라고 하더니 기자들 한 명 한 명을 만나 악수를 건넸다. 이 중에는 수원삼성 대학생 마케터들도 있었다. 그들이 "우리는 수원삼성에서 왔다"라고 하자 안 대표이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예전에는 정말 미안했다"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안 대표이사가 인사를 마치자 함께 미디어실로 들어온 안산 구단 관계자는 "잠시만 주목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 대표이사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여기서 나름대로 '깜짝 발표'를 했다. 안 대표이사는 "우리 킷 스폰서인 애플라인드가 안산을 위해 큰 결심을 해주셨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의 옆에는 애플라인드 박한동 대표가 있었다. 이어서 안 대표이사는 "안산 구단을 위해 애플라인드가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다"라면서 "그런데 이번에 더 많은 도움을 주시기로 했다. 예산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축구 발전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알고보니 갑작스러운 결정이 방금 전 내려졌다. 안산은 안 대표이사 부임 이후 더 많은 팬을 모으기 위해 여러 활동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유니폼을 활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예산이 넉넉치 않은 안산이 돈을 들여 유니폼을 구매해 시민들에게 주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구단이 고민하고 있을 때 안 대표이사가 움직였다. 그는 경기 당일 애플라인드 박한동 대표를 일찍 초청했다. 그 자리에서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위해 유니폼을 좀 더 후원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박 대표 입장에서는 날벼락(?)같은 부탁이었다. 하지만 "좋은 일이니 돕겠다"라면서 승낙했다.

안 대표이사는 "구단이 시민들에게 좀 더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고 박한동 대표는 "사실 내가 축구선수 출신이다. 안익수 대표이사는 포항에 있을 때 선배였다"라면서 "은퇴한 후 애플라인드라는 브랜드를 키웠다. 안산의 저변 확대를 위해 동참하겠다"라고 화답했다.

하필 이날 경기 상대는 수원삼성이었다. 안 대표이사는 "지금 우리의 그라운드는 상당히 썰렁하다. 저기를 수원삼성처럼 채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한다. 애플라인드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면서 "정말 미담이다. 이런 미담을 여기 있는 취재진께 꼭 알려드리고 싶어서 왔다"라고 웃었다.

안 대표이사는 부임 이후 적극적으로 행정에 임하고 있다. 한 안산 구단 관계자는 "축구인 출신이라 선수단 걱정도 하실 법이지만 전혀 아니다. 관중 몰이와 마케팅에만 온 신경을 쏟고 계신다"라고 귀띔했다. 이렇게 안산에서의 '익버지' 행보가 한 걸음 두 걸음 시작되고 있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