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유나이티드 서포터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의 선행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알고 보니 이 이야기에는 더 훈훈한 속사정이 있었다. 

한 중년 남성이 열차 안에서 쓰러졌다가 축구 팬들을 비롯한 시민 도움 속에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인천 계양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 인천시 계양구 공항철도 계양역에서 “사람이 쓰러졌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김포공항역에서 계양역으로 향하던 열차에서 50대 A씨가 쓰러졌고 주변 승객들이 역에 도착한 뒤 그를 승강장으로 옮겨 응급 처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의 원정 경기 관람 후 귀가하던 인천유나이티드 팬들로 알려졌다. 일부 축구 팬은 목에 두르고 있던 응원용 머플러를 풀어 A씨의 목 부위를 받치고 기도 확보 등을 도운 것으로도 전해졌다. 시민들의 응급 처치를 받은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A씨는 이송 당시 의식과 호흡이 명료한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 구단에서는 응급 처치를 했던 팬을 찾아 나섰다. 인천 구단은 지난 14일 구단 SNS를 통해 ‘용감한 결단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린 인천 축구 팬들에 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쓰러진 승객의 가족분들도 감사한 마음으로 이들을 찾고 있습니다. 이들을 알고 계신 분들은 구단 공식 메일로 제보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제보가 이어졌고 당시 응급 처치를 했던 이들이 직접 구단에 연락을 하기도 했다. 인천 구단은 당시 용감한 결단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린 팬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입수했다. 

인천 구단이 파악한 당시 팬들은 모두 네 명이다. 이들 중 세 명은 FC서울전을 보고 인천으로 돌아온 팬들이었다. 이들은 A씨가 쓰러진 걸 발견하게 재빨리 응급 처치를 했다. 여기에 한 명이 더 이들을 도왔다. 계양역 역무원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역무원 역시 인천 팬이었다. 인천 구단은 연락처를 수소문한 끝에 이 역무원과도 연락이 닿았다. 역무원은 “나도 인천유나이티드의 팬이다”라고 인천 구단에 연락에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FC서울전을 관람하고 온 세 명의 팬과 이 역무원은 이날 현장에서 처음 만난 사이다. 

열차 안에서 쓰러진 A씨 역시 아내와 FC서울전을 관람하고 귀가 중이던 인천 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황이 없어 당시 현장에서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지 못했던 A씨의 아내는 구단에 직접 연락을 해 “당시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와는 별개로 이들의 선행 소식을 듣고 이들은 수소문했던 인천 구단 측은 “당사자들에게 동의를 얻은 뒤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전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A씨의 아내 분께서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선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천 구단은 팬들 앞에서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방법을 찾고 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다가올 홈 경기에 이 분들을 초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이런 분들의 선행이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일단은 울산전이 끝난 뒤 다음 홈 경기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 종합적으로 이 분들에게 의견을 여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천 관계자는 응급 처치를 한 세 명의 팬과 역무원, A씨가 모두 인천 팬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 팬덤이 정말 커진 것 같다. 온 세상이 인천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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