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종합운동장, 수원실내체육관, 수원KT위즈파크 ⓒ 스포츠니어스
수원종합운동장, 수원실내체육관, 수원KT위즈파크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수원=명재영 기자] 대혼돈의 현장이었다.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수원FC와 전북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후반 1분 수원FC 이승우와 후반 8분 전북 티아고가 득점을 터트리면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김은중 감독의 홈 데뷔전이었다. 1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인기 구단 전북을 만났다. 자연스럽게 많은 관중이 예고됐다.

결과적으로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는 9,557명의 관중이 입장하면서 구단 역사상 유료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경기장이 가득 찼다. 최근 높아진 K리그의 인기를 또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밖에 있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는 축구 경기만 열린 것이 아니다. 프로배구와 프로야구 경기가 동시에 열렸다.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여자배구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펼쳐졌다. KT위즈파크에는 KT위즈와 LG트윈스의 KBO리그 시범경기가 진행됐다.

평범한 수준의 경기도 아니었다. 축구 경기는 SBS에서 생중계로 전파를 탔고 배구 경기는 KBS2를 통해 생중계 됐다. 두 지상파 채널에서 생중계할 만큼 관심이 높았던 라인업이었다.

이곳의 주차장은 세 종목 중 한 종목만 경기가 열려도 마비되기로 악명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세 종목의 경기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펼쳐진 것이다. 수원FC 구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예매 관중에게 자차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문자 발송 정도였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관중 입장 시작 시간인 정오 이전에 이미 주차장이 꽉 차고 말았다. 경기 시간이 2시간도 더 남은 상황에서 주차장이 모두 마비됐다. 주차장으로 차량들이 진입하지 못하면서 일대 도로까지 모두 정체를 빚었다.

영향은 경기를 치르는 선수단에도 미쳤다. 원정팀 전북이 직격탄을 맞았다. 청계산 인근에 숙소를 잡았던 전북은 오전 11시 중반 일찍이 숙소에서 출발했지만 현실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K리그 규정에 따르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단은 경기 시작 100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 오후 2시 경기면 오후 12시 20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그러나 전북 버스는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시간이 계속 흐르자 관계자들도 급박해졌다. 이날 경기를 맡 구상범 경기감독관은 원정팀 선수단 출입구 앞에서 바쁘게 전화 통화를 이어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후 12시 40분이 되어서야 전북 버스가 겨우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마저도 경기장 진입 후 관리 요원들의 필사적인 교통 정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간이다. 뒤늦게 도착한 전북 선수단은 개인적인 여유 시간을 보낼 틈도 없이 곧바로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교체 명단에 있던 문선민만 잠깐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 모습을 비쳤다.

20분 지각한 전북에는 어떠한 조치가 주어질까. 일단 구상범 경기감독관은 이 상황을 프로축구연맹에 보고한다. 연맹은 이후 상황을 검토하여 전북 구단에 경고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경기 전부터 호된 상황을 겪은 전북은 경기 종료 후 평소보다 더 빨리 경기장을 나섰다. 바로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울산 원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선수단은 완주군에 있는 클럽하우스까지 버스로 이동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hanno@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