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이정효 감독, 이희균 ⓒ 스포츠니어스
광주FC 이정효 감독, 이희균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빛고을 광주에 해가 뜨고 있다.

광주FC가 활짝 웃고 있다. 광주는 지난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에서 FC서울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면서 완벽한 시즌 개막을 알렸다.

2022년 K리그2 우승, 2023년 K리그1 3위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광주는 이제 돌풍의 팀이 아닌 강팀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팀을 이끄는 이정효 감독의 주가도 날로 상승 중이다.

이런 광주에도 고민은 있었다. 바로 재정과 인프라 문제다. 시민구단 광주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매년 핵심 선수를 지키지 못했고 팬층이 늘어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다. 

훈련장을 비롯한 인프라 문제도 마찬가지다.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아예 없다. 비교적 최근에 지은 광주축구센터가 있지만 잘못된 설계로 오히려 선수단의 부상을 유발하며 없느니만도 못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시즌 이정효 감독은 팀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매 경기 공식 석상에서 인프라 개선을 절실하게 부르짖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내용과 성적으로 증명하자 그 결과물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일단 가장 급했던 재정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 지난 시즌 승격 후 지출 비용이 늘어나면서 시즌 말 기준 무려 30억여 원 '펑크'라는 초유의 상황 발생했다.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대표이사 등 구단도 발로 뛰며 해결하려 했지만 너무 큰 금액 규모에 부정적인 우려가 가득했다.

이 때문에 엄지성, 아사니 등 핵심 선수를 이적료를 받고 매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실제로 광주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 핵심 자원의 이탈을 대비하는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지역에 있는 메인스폰서 광주은행이었다. 광주은행은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에 대한 추가 후원까지 더하여 2025년까지 총액 40억 원을 지원한다.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지 속에 선수단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정호연, 이희균 등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 예정이었던 핵심 자원도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쳤다.

광주축구전용구장 남측 골대 앞 잔디 (2023년 9월 24일) ⓒ 스포츠니어스
광주축구전용구장 남측 골대 앞 잔디 (2023년 9월 24일) ⓒ 스포츠니어스

이정효 감독마저 두손 두발을 들게 한 훈련장 문제도 곧 해결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자로 광주축구센터의 개선 방안이 확정됐다. 광주축구센터는 천연 잔디 1면과 인조 잔디 1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썩은' 잔디 논란으로 지난해 이슈가 됐고 최종적으로 2면 그라운드에 새 천연 잔디 구성이 결정됐다. 여기에 조명탑까지 새로 설치되면서 이제 야간 훈련도 마음놓고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광주축구전용구장이다. 신축 당시 K리그1 규정과 심사에 통과하기 위해 1만 석을 설치했지만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좌석은 8천 석이 안 된다. 나머지 좌석들은 그라운드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팬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

또 잔디 문제도 있다. 2001년 건축 당시 설치했던 잔디를 여전히 사용 중이다.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최소한의 보수로 연명한 셈이다. 겉보기에도 심각한 잔디 상태가 그대로 사용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말부터 새 천연 잔디 설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다만 비용 문제로 우선순위가 밀려 당초 예상보다는 작업이 늦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정효 감독은 <스포츠니어스>에 "개막전 직전에는 FC서울 린가드의 데뷔 여부에 관심이 몰렸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만 더 뜬 것 같다"면서 "올해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도 잠재력이 보인다. 다듬으면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제대로 된 경기장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번 달려보겠다"고 밝혔다.

hanno@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