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VAR이 없다. 이게 꽤 큰 문제다.

15일 태국 치앙마이 시립 경기장에서 열린 M-150 챔피언십(태국 2부리그) 치앙마이FC와 우타이 타이니의 경기에서 양 팀은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김보용은 선제골을 넣은 이후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임창균은 후반 막판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태국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VAR이다. 1부리그에는 VAR이 가동되지만 2부리그는 그렇지 않다. 치앙마이FC 관계자는 "태국 1부리그에는 VAR이 가동되고 있지만 2부리그의 경우 VAR이 없다. 그래서 심판들의 교신에 의해 판정한다"라고 웃었다.

이 경기를 보면서 VAR의 중요성이 정말 뼈저리게 느껴졌다. 전반전 치앙마이 선수의 강한 태클에 우타이 외국인 선수가 반응하면서 한데 엉겨붙었다. K리그의 경우 금방 끝난다. 손이나 가슴을 밀치는 수준이다. 그런데 태국 2부리그는 그렇지가 않다. 훨씬 더 살벌하다.

양 팀 선수가 우르르 싸움이 벌어진 위치로 뛰어갔다. 그러더니 갑자기 싸움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약 5초 동안 양 팀 선수들이 말 그대로 싸웠다. 순식간에 서로 꽤 많은 주먹을 주고 받았다. 눈 앞에서 모든 걸 지켜본 다음 '최소 두 명은 퇴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주심의 판단은 경고 세 장이 전부였다.

그 외에도 여러 장면이 있었다. 우타이의 공격 상황에서 치앙마이 수비수 맞고 뒤로 흐른 공을 우타이 선수가 잡았다. 이걸 오프사이드로 판정했다. 우타이 벤치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우타이 감독은 대기심과 부심에게 항의를 하느라 정신없이 뛰어 다녔다. 거의 선수급 활동량을 항의하기 위해 보여준 셈이다.

이러다보니 선수들의 억울함은 커지고 항의는 길어진다. 투박해도 제법 보는 맛이 있는 태국 2부리그지만 상상 이상으로 항의 시간이 길다. 민감한 상황이 벌어지면 선수는 주심에게 한참동안 하소연을 하고 있고 관중석에서는 계속해서 욕설이 쏟아진다. 과거 K리그의 '5분 더 캠페인'이 태국에도 필요해 보일 정도다.

우타이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대놓고 화를 냈다. "태국 2부리그에도 VAR이 필요해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매번 VAR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VAR이 필요했다. 상대 핸드볼로 인한 우리의 페널티킥이 인정되지 않았고 매우 불리한 판정을 받았다"라며 열변을 토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치앙마이FC 관계자는 "우타이는 이번 경기에서 이겨야 플레이오프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꼭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라면서 "하지만 비겼으니 감독이 화를 내는 것 같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우리 또한 이번 경기에서 판정의 불이익을 많이 받았다. 우타이 감독이 조금 과하다"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K리그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VAR은 이제 축구경기의 일상이 됐다. 물론 논란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VAR이 없는 축구경기에서 VAR의 필요성을 제법 크게 느꼈다. 태국 2부리그 또한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그러나 VAR의 존재 유무는 경기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교훈 또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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