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알라이얀=조성룡 기자] 아르헨티나의 축구 사랑은 정말 못말린다.

3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 16강전 아르헨티나와 호주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와 알바레스의 골에 힘입은 아르헨티나가 페르난데스의 자책골에 그친 호주를 2-1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호주의 여정은 여기까지였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팀을 꼽자면 단연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수의 팬들이 월드컵 개최지를 향해 날아온다. 이번 대회도 역시였다. 게다가 '메시'라는 슈퍼스타가 있다. 제 3국 팬들까지 메시를 보기 위해 아르헨티나 경기를 찾는다.

물론 제 3국에서 온 팬들보다 아르헨티나에서 직접 날아온 팬들이 훨씬 많다. 항상 아르헨티나 경기에는 흰색과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으로 관중석 대부분이 찬다. 이들은 스페인어로 응원가를 '떼창'하면서 압도적인 열기를 뿜어낸다. 매번 아르헨티나는 홈 경기의 분위기에서 경기를 했다. 그나마 아르헨티나와 분위기 싸움을 할 만한 국가는 멕시코였다. 하지만 멕시코는 44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으로 짐을 쌌다.

수만 명의 아르헨티나인들이 동시에 복잡한 멜로디의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동료 취재진도 "아르헨티나가 응원 하나는 우승이다. FIFA 랭킹 1위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K리그의 서포터스가 남미의 응원을 참고하는 이유가 월드컵에서 보인다.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자리에서 방방 뛰며 노래를 부른다.

그러다보니 경기장은 소음과 흔들림으로 가득 찬다. 귀가 따갑고 앉은 자리가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흥미롭게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득점 순간의 환호도 한국과 다르다. 한국이 "우와아" 느낌의 환호성을 터뜨린다면 아르헨티나는 "우오오"로 들리는 함성을 지른다.

이런 못말리는 사랑은 팬들 뿐만 아니다.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 일부 방송사 관계자는 좌석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자 이들은 경기장 내 미디어 센터에서 한국을 비롯한 해외 취재진에게 "혹시 경기장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면 미디어 티켓을 줄 수 없는가"라고 사정한다.

물론 '유도리'가 없는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관계자들끼리의 미디어 티켓 양도가 불가능하다. AD카드를 단말기에 인식하는 순간 신원과 티켓 위치가 모두 뜨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가 뜰 경우 입장이 불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관계자들은 미디어 센터를 돌아다니며 티켓을 구하고 있다. 정말 아르헨티나의 축구 사랑은 못말린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은 단 두 차례다. 1978년과 1986년이다.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지 36년이 지났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신'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다. 그 어느 때보다 월드컵 우승의 열망이 크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이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제는 아르헨티나 선수단이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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