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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알라이얀=조성룡 기자] 대한민국 공격수 조규성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설전을 펼친 상황을 설명했다.

3일 대한민국은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H조 조별예선 3차전 포르투갈과의 맞대결에서 전반 4분만에 상대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김영권의 동점골과 후반전 추가시간 황희찬의 역전골에 힘입어 2-1 역전승했다. 같은 시각 우루과이는 가나에 2-0 승리를 거두며 두 팀의 승점과 골득실은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대한민국에 앞서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G조 1위와 오는 6일 4시(한국시간) 16강전을 치른다. 지난 가나전에서 헤더로만 두 골을 넣은 조규성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했다. 경기 종료 후 조규성은 무작위 추첨에 의해 도핑 테스트를 실시한 뒤 믹스드존에 등장했다. 조규성은 “포르투갈의 주앙 마리우 선수와 도핑실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유니폼을 맞바꿨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이날 최전방을 누비며 포르투갈 수비수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러면서 조규성은 후반 교체 아웃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신경전 상황을 전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호날두는 침묵한 채 후반 20분 교체 아웃됐다. 호날두는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면서 짜증 섞인 반응을 보여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포르투갈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선수와 관련해서 호날두가 기분이 나빴던 것 같았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봤을 것이다. ‘저리 가라’라는 손짓을 했는데 사람들이 이를 다 봤기 때문에 알 것이다. 그것을 기분 나빠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조규성과 호날두의 충돌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조규성은 “호날두가 교체 아웃될 때 천천히 나가면서 시간을 끌더라. 그래서 ‘Fast Fast’라며 빨리 나가라고 하니까 나한테 '까랄류(X발)'라고 하더라. 그게 포르투갈 욕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일부러 포르투갈 수비수들과 티격태격했다. 일부러 나도 중앙 수비수들한테 시비도 걸고 툭툭 건드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규성은 “호날두와의 미남 스타 대결에서 이긴 것 같다”는 농담 섞인 질문에 “노코멘트하겠다”고 한 뒤 “호날두는 날강두다”라고 강력한 한 방을 던졌다.

조규성은 이날 근육 경련이 온 상황에서 통증을 참고 뛰었다. 조규성은 “후반 중반부터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왔다”면서 “그런데도 뛰었다. 앞에서 내가 안 뛰면 뒤에서 수비하는 선수들이 더 힘들다. 우리가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훈련할 때 전술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했다. 4-4-2 포메이션이 아니더라도 (손)흥민이 형과 올라가서 압박하는 걸 시도했는데 그게 상대에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이날 최전방에서 공격 본능을 과시하면서 끊임없이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규성은 지난 가나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인 최초의 월드컵 한 경기 두 골이다. 대한민국에서 손흥민과 안정환, 박지성이 월드컵 통산 세 골씩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 대회에서 세 골을 기록한 선수는 아직 없다. 남은 경기에서 조규성이 한 골이라도 더 넣으면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조규성은 “우리 팀에는 좋은 공격수들이 많다”면서 “(황)희찬이 형이 들어와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나는 앞에서 싸워주고 그런 걸 많이 하려고 한다. 오늘 경기도 그런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골 욕심보다는 팀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조규성은 “월드컵이 큰 무대이다보니까 긴장된 상태로 경기를 하다보니 몸에 부하가 빨리 오는 것 같다”면서도 “우리 경기가 먼저 끝난 뒤 우루과이-가나전을 모여서 휴대폰으로 보면서 다들 ‘몇 분 남았어?’라는 말만 했다. 계속 새로고침을 하면서 점수를 확인했고 마지막에 우루과이가 프리킥을 얻었을 때는 너무 떨렸다. 16강이 확정된 뒤 어린 아이처럼 팬들 앞으로 달려가며 좋아했다.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행복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고 역사적인 16강 진출 순간을 회상했다.

한국은 G조 1위와 오는 6일 4시(한국시간) 16강전을 치른다. 브라질과 만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조규성은 자신감을 보였다. 조규성은 “우리가 16강에서 브라질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 평가전에서 브라질에 크게 졌다. 하지만 월드컵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이번에 기적을 보여줬듯 16강에서 브라질과 만나도 부딪혀 보고 싸워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자신감 있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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