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FA+ 어플 캡쳐

[스포츠니어스 | 카타르 도하=조성룡 기자]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가 한창 열리고 있는 메인미디어센터. 이곳에는 여러 개의 모니터가 FIFA의 광고와 월드컵 관련 정보를 계속해서 송출하고 있다. 그런데 한 광고에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AR로 월드컵을 더욱 재밌게 즐기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혹시 모를 기대감을 갖고 광고에서 추천한 'FIFA+' 어플을 설치했다. 'FIFA+'는 FIFA에서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어플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좀 더 다른 기능을 추가했다. 29일 카타르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3차전 미국과 이란 경기에서 이 기능을 가동해봤다. 소감은 간단하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위치 기반 서비스로 그라운드 인식까지

'FIFA+' 어플을 실행하면 하단부에 붉은색 배너가 뜬다. 이걸 누르고 몇 단계를 거치면 A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FIFA+'는 AR기능을 실행할 때 위치 기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하도록 요청한다. 수락을 하면 사용자의 위치를 확인한다. 사용자가 경기가 열리는 곳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본격적으로 기능을 가동하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거치하고 그라운드를 비추면 게임처럼 화면이 뜬다. 기본 경기 정보를 먼저 알려준다. 이란과 미국의 경기가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자막이 뜬다. 경기 중일 경우 몇 분 진행됐는지 보여준다. 무언가 경기장에서 작은 TV를 한 대 놓고 보는 기분이 든다.

ⓒ FIFA+ 어플 캡쳐

기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어플은 그라운드를 한 번 스캔하라고 요청한다. 이 때 카메라로 그라운드를 비추면 어플이 그라운드를 인식한다. 그라운드 스캔은 중요하다. 모든 정보를 그라운드를 통해 비춰주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스캔까지 완료한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보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공 잡은 선수 이름부터 예상 패스 경로까지 '미쳤네'

'FIFA+' 어플은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이 AR기능은 영어로만 되어있다. 기능 사용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몰라도 된다. 일단 아무거나 하나씩 눌러보면 점점 깜짝 놀라게 된다. '스타팅 라인업'을 누르자 그라운드 위에 선발 명단과 포메이션이 자동으로 뜬다. 그것도 그라운드에 맞춰 포메이션에 따라 선수 사진까지 나온다.

특히 경기 중에 그라운드를 비추고 있으면 게임과 같은 기분이 든다. 공을 잡은 선수의 이름이 뜨고 선수가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가에 따라 예상 패스 경로까지 뜬다. AR기능이 공의 전개 방향과 선수의 위치를 다 인식하고 안내하는 것이다. 그라운드를 확대해서 잡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 FIFA+ 어플 캡쳐

선수 개인의 이름을 누르면 자세한 정보가 뜬다. 먼 관중석에 있어서 선수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다면 AR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선수가 어디에 있는지 다 잡아준다. 심지어 현재 해당 선수의 뛰는 속도까지 실시간으로 뜬다. 이게 실시간으로 다 구현된다는 것이 꽤 놀랍다.

히트맵과 라인 간격까지 실시간으로

단순히 선수 정보만 비춰준다면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팀이 현재 어떻게 경기하고 있는지도 그대로 나온다. 물론 이것은 경기 시작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이렇게 계속해서 각종 스탯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는 것은 상당히 편리하다.

ⓒ FIFA+ 어플 캡쳐

ⓒ FIFA+ 어플 캡쳐

각 팀마다 공격수 히트맵을 비롯해 각종 정보들이 제공된다. 심지어 파이널 서드에 진입하는 경로 비율과 공을 점유했을 때 형태, 또는 공을 점유하지 않았을 때의 형태가 경기 중에 분석돼 나온다. 양 팀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와 어떻게 상대를 공략하는지 유추할 수 있다.

ⓒ FIFA+ 어플 캡쳐

ⓒ FIFA+ 어플 캡쳐

현재 기사에 사용한 모든 사진들은 직접 캡쳐한 것이다. 어플이 인위적으로 그라운드를 구현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비추고 있는 그라운드를 따라 이렇게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다. AR 기술이 상당히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축구 경기에서 이렇게까지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은 놀랍다.

월드컵 경기에서는 전광판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제한적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스마트폰에서 훨씬 더 많은 경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아쉽게도 이 기능은 해당 경기장에 '직관'온 관계자와 팬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 기술은 정말 많이 발전했고 이번 월드컵에서도 최신 기술이 상당 부분 적용됐다.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