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탄천종합운동장=김귀혁 기자] 고명석이 구단 MVP 수상 소감과 함께 슈퍼매치 당시 미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2일 수원삼성은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4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경기 전 수원은 8승 10무 15패 승점 35점으로 11위에 놓여 있으며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1승 1무 3패를 기록 중이다. 이날 상대인 성남과는 올 시즌 정규 라운드에서 세 차례 만나 2승 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수원삼성 고명석은 표정부터 진지했다. 경기 각오를 요청하자 그는 "남은 파이널 B 경기들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첫 경기 성남을 이겨서 앞으로 좋은 분위기로 이끌어나가고 싶다"면서 A매치 데이로 인한 2주 간의 휴식기에 대해서는 "개개인적으로는 힘들었을 것 같지만 팀 분위기는 밝았다. 선수들끼리 다 같이 뭉치려고 했고 특히 (장)호익이 형, (염)기훈이 형, (양)상민이 형 등이 잘 이끌어줬다"라고 밝혔다.

고명석은 성남을 상대로 한 기억이 좋다. 지난 28라운드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고명석은 이기제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그 전 수원FC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내준 뒤의 활약이라 더욱 뜻깊었다. 해당 경기에서 고명석은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내듯 'X발'을 세 번 연달아 외치며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성남전 이야기에 고명석은 "듣고 보니 좋은 기억이 맞는 것 같다. 사실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다"면서 "주위에서도 득점을 많이 하라고 하는데 나는 득점보다는 수비에서 실점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임하려 한다. 특히 비가 오기 때문에 최대한 쉽게 쉽게 하려고 한다. 오늘은 공격수들이 득점을 해줄 거라고 믿기 때문에 수비에 더 치중해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겠다"라고 전했다.

고명석은 성남과의 경기뿐만 아니라 지난달 11일에 펼쳐진 인천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 세트피스에서의 득점이 눈에 띈다. 이에 고명석은 "(이)기제 형의 킥이 워낙 좋고 다른 선수들도 키가 크다. 앞에서 헤더 능력이 좋은 (안)병준이 형과 같은 선수들이 같이 있다 보니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많이 넣는 중이다"라며 "올 시즌 세 골을 기록 중인데 모두 기제 형의 크로스를 받아서 넣었다. 본인에게 뭐 사야 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시기도 한다. MVP도 받았으니 한 턱 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고명석은 팀 내에서 핵심 자원이 아니었다. 이병근 감독 부임 이전 박건하 감독 시절에는 줄곧 팀이 스리백을 가동하는 가운데 고명석이 설 자리가 부족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이병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포백으로 전환하자 고명석의 출전 빈도가 늘기 시작했다. 수비에서 빠른 속도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력을 앞세워 구단이 선정한 '도이치 모터스 9월 MVP'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에 고명석은 웃음을 보이며 "2019년에 수원삼성에 입단하고 1년 뒤에 군대를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면서 "지금까지 수원에 있으면서 처음 받아본 상이다. 주위에서 정말 많이 축하해줬다. 특히 이렇게 힘든 시기에 받은 상이라 너무 뜻깊다. 이 상을 받은 것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잘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꼭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명석은 "올 시즌 초반에는 사실 많이 힘들었다. 계속 경기에 뛰고 몇 번 좋은 모습을 선보이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라고 덧붙였다. 이 자신감을 상징하는 장면은 지난달 3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나왔다. 후반 막판 서울의 공격을 과감한 수비로 막아낸 고명석은 이후 수원 엠블럼을 손으로 두드린 뒤 불투이스와 웃으며 손뼉을 마주쳤는데 이것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고명석 역시 그 장면을 봤다면서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다 보니 마음이 너무 좋았다"면서 "그날 서울과의 경기에서 유난히 상대 공격수들을 잘 막고 있었다. 후반 막판 기회도 잘 막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웃음이 나왔다"면서 남은 경기에 대해서도 "경기력뿐만 아니라 결과도 중요할 것 같다. 휴식기 이전에 공격수들은 골을 많이 넣고 있었는데 수비에서 실점이 많았다. 남은 경기 수비에서 실점을 안 한다면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야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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