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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귀혁 기자] 9년 만의 파이널 A에 모두가 훈훈하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지난 6일 K리그 역사에서도 괄목할만한 원정길에 나섰다. 인천 조성환 감독은 지난 4월 "홈경기 관중 만 명 이상 돌파시 팬들의 제주 원정 항공권 비용을 지원하겠다"라는 공약을 걸었다. 코로나19 이후 '슈퍼매치', '현대가더비'와 같은 웬만한 큰 경기가 아니고서야 만 명 이상의 관중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천은 지난달 27일 FC서울과의 '경인더비'에서 1만 139명의 관중을 모으며 마침내 목표에 달성했다.

마침 인천은 지난 서울과의 경기 이후 첫 원정이 바로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다. 타이밍도 절묘했고 구단과 선수들은 이를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조성환 감독을 필두로 선수단이 마련한 750만원과 구단 전달수 대표이사가 개인적으로 제공한 150만원, 그리고 구단 지원금까지 더해 총 1,000만원을 마련했다. 이 1,000만원은 한 명단 20만원을 기준으로 총 50명에게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팬들의 방문을 인증하는 것도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영수증 사진을 첨부하여 인증을 할 경우 위조의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겠지만 구단에서는 확실한 일처리를 추진했다. 인천은 구단 관계자를 제주월드컵경기장 원정석에 파견하는 전략을 취했다. 실제 지난 6일 펼쳐진 경기에서 인천 구단 관계자는 원정 온 팬들을 줄 세운 뒤 신분증과 항공권을 확인 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다면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이 비용은 정산이 됐을까. 이에 다른 구단 관계자는 "그저께(20일) 기준으로 모두 정산 완료됐다"면서 "다만 일부 팬들은 좋은 일에 쓰라고 서포터스 '파랑검정'측에 기부 형식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어린이들에게 혜택을 줘서 경기장에 많이 와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확실히 파이널 A에 가니까 긍정적인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인천 서포터스 '파랑검정'역시 21일 공식 SNS를 통해 기부 소식을 전하며 "파이널 라운드 첫 홈경기인 울산전에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 팬들을 초대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 역시 "결국 홈경기에 어린이 팬들이 많아지는 것은 우리도 좋은 일이다. 구단 측에서도 따로 보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이야기를 전했다.

당초 1인당 지원 가격은 20만원으로 총 50명에게 지원금 지급이 예정됐다. 마침 제주와의 경기 당일(6일)은 많은 인원이 오는 것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5일부터 제주도에 피해를 끼침과 동시에 주말도 아닌 평일 원정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팬들의 원정 관람 인증을 담당하던 구단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운집했기 때문이다.

이에 구단은 결국 추가 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원래는 1인당 금액 지원 한도가 20만원이었다. 총 1,000만원이 모였기 때문에 50여명 정도의 인원을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현장에 예상보다 많은 팬분들이 모였다. 결국 구단에서 200만원 정도를 추가해서 1인당 10만원 씩 총 120명의 금액을 지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각보다 많은 팬분들이 와주셔서 놀라웠다. 태풍을 뚫고 온 것 아닌가. 거기에 경기도 이겼기 때문에 그 기쁨이 배가 됐다"면서 "선수단에서도 처음에 몸을 풀었을 때 생각보다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놀랐다고 하더라. 응원도 크게 해 주셔서 덕분에 그 소리도 잘 들렸다고 굉장히 좋아했다"라고 덧붙였다. 9년 만의 파이널 A행에 구단과 선수, 팬 모두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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