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목동=조성룡 기자] 중요한 길목에서 친정팀을 더욱 더 막아야 한다.

2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서울이랜드와 경남FC의 경기는 순위 싸움을 위해 중요하다. 두 팀 모두 승격 플레이오프 티켓을 노린다. 이 한 경기에 두 팀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여기에서 가장 감정이 복잡한 선수는 바로 서울이랜드의 채광훈이 아닐까.

채광훈은 불과 지난 시즌까지 경남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후 올 시즌부터는 서울이랜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경남과 경기를 하던 도중 공을 가지러 가다가 경남 설기현 감독에게 어깨로 밀렸고 그의 퇴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제는 아예 승격 플레이오프 티켓을 걸고 맞붙는 셈이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서울이랜드 채광훈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지난 안산전에서 안일했다. 이제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뛰어야 한다. 열심히 뛰는 것으로 승부를 내야한다"라면서 "축구도 축구지만 일단 부딪치고 싸워 이겨내야 웃을 수 있다. 준비를 열심히 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채광훈의 친정팀인 경남 또한 이번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시즌 막판에 두 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셈이다. 하지만 채광훈은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이겨서 승격 플레이오프를 향해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면서 "경남은 공을 잘 차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는 더 압박을 강하게 해 빌드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설기현 감독이 옛 스승이지만 과거 '어깨' 사건 때문에 조금 서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채광훈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웃으면서 "그 사건 이후에 서로 통화를 했다. 설기현 감독님은 '친근감을 표하려고 장난으로 그랬는데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라고 말씀해 주셨다"라고 입을 열었다.

여기에 채광훈도 화답했다. 채광훈은 설기현 감독에게 "생각해보면 내가 부딪친 이후에 리액션이 과하게 컸다. 죄송하다"라는 내용의 사과를 전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통화를 통해 웃으면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그라운드 위에서는 냉정하게 맞붙었던 두 사람이지만 밖에서는 여전히 훈훈했다. 채광훈은 "경남에 있을 때도 감독님이 나를 많이 챙겨주셨다. 악감정은 전혀 없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시즌 막판 채광훈의 각오는 더욱더 비장하다. 채광훈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제 지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무조건 뛰는 것이 우선이다. 열심히 뛰는 것이 목표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만큼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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