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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춘천=조성룡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 수 밖에 없다.

18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강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 전 제주 남기일 감독은 일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요지는 두 가지였다. 일정이 상당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홈과 원정을 오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는 8월 27일까지 홈 3연전을 치른 다음 다섯 경기 째 홈과 원정을 오가고 있다.

다른 팀이었다면 그냥 고개를 끄덕하고 말 수 있겠지만 제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일한 섬 팀이기 때문이다. 홈과 원정을 오간다는 것은 계속해서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이야기다. 원정이 연달아 있다면 '육지'에서 버틸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없다. 일종의 불리함이다.

게다가 이날 상대는 강원이다. 그냥 강원 원정이 아니라 춘천 원정이다. 제주 입장에서는 K리그1에서 가장 어려운 원정이 춘천이다. 이동시간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남기일 감독도 "춘천 원정이 제일 어렵고 힘들다"라면서 "차라리 강릉이었다면 양양공항에서 이동이 수월했을텐데 춘천은 참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제주 선수단이 춘천 원정을 한 번 가기 위해 소요되는 이동시간은 '편도' 5시간이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서귀포에서 제주공항으로 이동하는데 한 시간 소요된다. 그리고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비행시간이 한 시간 가량이다. 두 개의 공항에서 수하물을 싣고 내리는 대기시간이 각각 30분이다. 한 시간이다. 여기에 김포에서 춘천으로 버스 이동이 약 두 시간이다. 기본이 다섯 시간이다. 수도권에서 차가 막히면 더 늘어난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남기일 감독과 제주 선수단은 강원전 이틀 전에 육지로 넘어왔다. 제주 관계자는 "이틀 전에 이동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다. 악천후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과 중요한 경기라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 차원이다"라면서 "강원전은 워낙 이동이 힘들어 선수들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이틀 전에 올라온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돌아가는 길도 힘들다. 다른 팀들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버스로 귀가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는 비행기 막차가 없으면 무조건 1박을 더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남기일 감독 또한 "지혜롭게 이겨내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선수들에게는 많이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강원 원정도 고난이 예상됐다. 오후 3시 경기라 종료 후 부지런히 공항으로 가면 비행기를 탈 수는 있었다. 문제는 태풍이 올라오면서 제주행 비행기가 상당수 결항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A매치 휴식기가 살렸다. 제주는 A매치 휴식기를 맞아 선수들에게 휴가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제주 선수단은 제주도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에서 해산했다 구단 일정에 맞춰서 다시 모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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