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청년의 날 행사로 인해 무대가 설치된 김포 솔터축구장 인조잔디 훈련장

[스포츠니어스 | 김포=김귀혁 기자] 김포 경기장의 특이한 지형 탓에 신선한 광경이 펼쳐졌다.

17일 김포FC는 김포솔터축구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부산아이파크와의 40라운드 경기에서 빠른 전환 과정 속 득점을 노려봤으나 사대 황병근 골키퍼의 선방과 아쉬운 마무리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결과로 김포는 일곱 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함과 동시에 순위 역시 기존 순위인 9위에 머물렀다.

이날 김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홈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평소와 같이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차량을 끌고 온 팬들은 김포솔터축구장에 들어온 뒤 좌측으로 올라가 주자창으로 향했다. 김포FC의 홈구장인 김포솔터축구장은 아래층에 홈구장이 있고 그 위로 올라가면 인조 잔디 구장과 함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이날은 유독 솔터축구장에 들어오는 차량이 많았다. 관중이 많이 왔다고 하기에는 유료 관중이 1,367명 선이었다.

유독 차량 행렬이 많았던 이유는 청년의 날 행사 때문이었다. 청년의 날은 지난 2020년 청년기본법 제정에 따라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날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된 행사를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김포시는 이날 법정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청년의 날 관련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김포솔터축구장 인조잔디 구장에서 펼쳐졌다. 행사장에는 청년 단체 및 기업 홍보 등 다양한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김포 구단 관계자는 "홈경기와 연계하여 청년의 날을 시에서 진행한다"면서 "본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경기 관전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네 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경기 관람 인원과 행사 참여자가 겹치며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릴 염려는 없었다.

실제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후반전에 인조잔디 구장으로 올라가자 시민들은 각 부스에서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제일 바깥 트랙에 들어서면 경기를 무단으로 볼 수 있을 우려도 있었으나 그곳은 '진입금지'가 적혀있는 바리케이드와 함께 안내 직원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인조잔디 구장에서 볼 수 있는 김포솔터축구장의 최대 시야는 본부석 관중석에 불과했다.

ⓒ스포츠니어스. 경기 무단 관람 방지를 위해 선을 쳐놓은 모습

물론 우려스러운 점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슈퍼스타K3' 우승자 출신인 '울랄라세션'과 함께 '쇼미더머니6' 출신으로 딥플로우의 '작두'를 피처링하며 유명해진 래퍼 '넉살'의 등장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들의 공연을 위해 행사장인 인조잔디 구장에 무대를 설치했는데 문제는 이곳이 평소 김포 선수들의 훈련 구장으로 사용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무대 설치로 인해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훈련이 방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해당 관계자는 "보통 선수들이 위 인조 잔디 구장에서 훈련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보통 경기 전날에는 감각 유지를 위해 아래 천연 잔디 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무대 설치는 어제(16일) 오전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다행히 선수들 훈련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잔디 역시 인조 잔디 구장이기 때문에 훼손의 우려는 없다"라며 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최 측에서도 경기 티켓 100장을 구매했다. 청년의 날 행사와 함께 김포FC 경기와도 연계해서 진행하려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실제로 경기가 끝나고 행사장에 도착하자 김포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행사 중간 안내 방송에서도 진행자는 분실된 핸드폰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케이스에 99번 '손석용'이라고 적혀 있습니다"라며 김포 팬의 방문을 인증했다. 이후 핸드폰 주인이 찾아오자 진행자는 "아 손석용이 김포 축구 선수였군요"라고 말하며 의도치 않은 홍보 효과까지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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