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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탄천=김귀혁 기자] 정경호 감독 대행은 거대한 나비효과를 꿈꾼다.

28일 성남FC는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순연 경기를 펼친다. 경기 전 성남은 4승 6무 17패 승점 18점으로 12위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2승 3패를 기록중이다. 이날 상대인 수원FC와는 올 시즌 두 번 만나며 1승 1무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세 시즌 간 팀을 이끌던 김남일 감독이 지난 24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성적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여기에 새로 당선된 신상진 성남시장이 지난 7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팀의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라고 발언한 이후 최근에는 구단 매각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온전히 축구에만 집중하기 힘든 상황. 정경호 감독 대행은 "전술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김남일 감독님이 떠나셨고 나도 책임감에 맞춰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다. 다만 마지막 마무리는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팀을 맡게 됐다. 선수들이 김남일 감독을 지지하고 신뢰하고 존경했다. 감독이라는 역할을 떠나서 사람으로서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책임감을 선수들에게 인식시켰다. 빨리 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많은 경험을 돌려보면서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줘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결국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팀에 물의를 일으키면 함께 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금은 누구 하나 흐트러짐 없이 함께 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거운 분위기로 가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꺼낼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며 경기 각오를 전했다.

그렇다면 최하위인 성남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 대행은 "선수들이 운동장 안에서 '열심히 하자'는 말보다는 한 마음으로 축구를 좋아하는 성남 팬들과 후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본다"면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열심히 뛰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동을 준다면 분명히 살아남는다고 본다"라며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명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본다"면서 "지금은 작은 나비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다. 선수들에게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자고 전달했다. 힘든 여건이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시즌 종료 시에는 큰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이 운동장 안에서 잘 펼쳐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파이널 라운드를 포함해 11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경호 감독 대행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여섯 경기가 있다. 이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서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고 본다. 남은 여섯 경기를 어떻게 치르고 들어가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오늘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선수들도 긴장하고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결과는 하늘이 주지만 실패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달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정 대행은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는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도 응원해주고 그 선수들도 '팀에 희생하는 마음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면서 "교체 들어오고 나갔을 때 악수보다는 서로가 고생했다고 안아줄 수 있는 팀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먼저 들어간 선수는 책임감을 가지도록 할 것이고 뒤에 있는 선수들도 짧은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들어온 뒤에 박수 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결과 여부에 따라서 앞으로 나비 효과가 올 수 있고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분명 코치와 감독이라는 직함에서 주는 차이도 있을 법했다. 정 대행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내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책임감을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됐다"면서 "하지만 경험을 많이 해본 것이 좋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 하늘에 맡기고 내가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선수들과 공유하고 운동장에서 보여준다면 분명 결과는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감독 대행 체제에서는 팀이 위기상황인 만큼 경험 있는 선수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수비의 한 축인 2004년생 김지수에게 강한 압박으로도 다가올 수 있다. 정경호 감독 대행은 "어려운 상황에서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오늘도 김영광, 곽광선, 권순형을 척추 라인에 세우고 체력이 다할 때까지 뛰어달라고 했다. 그 선수들의 움직임이 주변 선수들에게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김지수는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옆에서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곽)광선이의 경험이 이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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