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안양=조성룡 기자] FC안양이 꿈에도 그리던 해트트릭을 만들었다.

1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FC안양과 부천FC1995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안양 이우형 감독은 "우리가 두 경기에서 5득점을 했지만 4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라면서 "선수들에게 미팅을 통해서 강하게 이 부분을 전달했다"라고 수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날 전반전은 안드리고의 원맨쇼였다. 안드리고는 전반 5분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더니 25분 뒤인 전반 30분에는 백성동의 패스를 받아 두 번째 골을 넣었다. 45분 만에 두 골을 넣었다. 안양은 이 때까지 구단 창단 이후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구단 역사상 첫 해트트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하프타임에 안양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안드리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조나탄이 이번에는 출전 안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조나탄이 투입되면 안드리고가 골 욕심을 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조나탄이 골을 넣도록 패스를 찔러줄 것"이라는 이유였다.

조나탄은 안양의 에이스다. 안양 팬들은 조나탄의 부상 복귀가 정말 반가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에이스의 복귀보다 더욱 간절한 것이 구단 역사상 첫 해트트릭이었다. 10년 동안 아무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런 안양이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팬들은 오히려 안드리고의 해트트릭을 위해서 누가 투입되어야 하는지 토론하고 있었다.

이들의 간절한 바람은 결국 이뤄졌다. 일단 조나탄은 후반 15분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안드리고는 조금씩 골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경기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나올 때마다 "안드리고 줘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만큼 안드리고 역시 적극적으로 득점을 하기 위해 뛰었다.

결국 후반 33분 안드리고는 꿈에도 그리던 안양 역사상 최초의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과정 또한 아름다웠다. 구대영이 찔러준 땅볼 크로스를 안드리고가 감각적으로 방향만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이 순간 안양 응원석의 팬들은 가장 하단으로 뛰어 내려와 열광했다. 10년의 기다림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