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최고의 순간이었어” FC서울 떠난 데얀의 첫 친정 방문

ⓒ스포츠니어스. 한국을 떠난 뒤 처음으로 친정에 방문한 데얀의 모습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김귀혁 기자] K리그의 레전드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떴다.

5일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 경기에서 후반5분 김주공에게 선제 실점을 한 뒤 후반 22분 제르소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0-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세 경기 연속 무패(2승 1무) 행진을 멈추게 됐고 순위 역시 기존 순위인 8위에 머물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익숙한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데얀이다. 데얀은 2007년 인천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한국에 첫 발을 들인 이후 이듬해 FC서울로 넘어가 2013년까지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약 2년 간 중국 장쑤슌텐과 베이징궈안을 거쳐 2016년 다시 서울로 돌아와 2년 간 머물렀다. 이후 라이벌 수원삼성과 대구FC를 거쳐 지난해부터 홍콩의 킷치 SC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네 팀을 거치면서 데얀은 리그에서 357경기에 나와 무려 187골 43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3년 연속으로 K리그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이는 여전히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역대 득점 순위에서도 214골을 기록한 이동국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으며 경기당 득점으로만 따지면 역대 개인 최다 득점 선수 열 명 중 가장 높은 0.52의 비율을 보인다.

이러한 데얀이 현재 한국에 있다. 데얀은 홍콩프리미어리그의 킷치SC 소속이다. 홍콩프리미어리그는 동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추춘제로 리그를 운영한다. 따라서 한창 시즌을 진행 중인 한국과는 달리 킷치는 현재 프리 시즌에 임하고 있다. 또한 오는 18일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정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담금질할 국가로 선택한 것이 바로 한국이다.

지난달 30일에 올라온 킷치의 공식 SNS 계정에 따르면 킷치는 지난 1일 안산그리너스를 시작으로 3일 양주시민축구단과 경기를 펼쳤다. 킷치는 두 팀 모두 3-1로 잡아낸 가운데 데얀은 이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다. 경기에서도 안산을 상대로 두 골을 넣은 데 이어 양주와의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데얀은 6일 고양KHFC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온 겸 휴식일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2017년 서울을 떠난 뒤로 무려 5년 만의 서울월드컵경기장 방문이었다. 그럼에도 인기는 여전했다. 하프타임에 데얀을 발견한 팬들은 즉각 휴대폰을 꺼내 들며 사진을 요청했다. 데얀 역시 웃는 얼굴로 팬들을 맞이했다. 데얀과의 사진을 위해 긴 줄의 행렬이 있기도 했다.

ⓒ스포츠니어스. 팬의 요청에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는 데얀

<스포츠니어스>와의 만남에서 데얀은 “한국을 떠나고 첫 번째 서울 방문이다”라면서 “FC서울의 경기를 보는 게 정말 오랜 만이다. 지난 2년 간 대구와 홍콩에 있었기 때문에 K리그 경기에 ‘직관’을 오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FC서울 경기를 보러 왔는데 여기 있어서 너무 좋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여기 있으니 너무 좋다”라고 덧붙였다.

데얀은 한국에 있으면서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수원, 대구를 거쳤다. 그런데 왜 하필 서울 경기를 보러 온 것일까. 이에 데얀은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는 이곳에서 8년을 보냈다”면서 “내 경력에 있어서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 FC서울에서 내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고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오지를 못했는데 결국 좋은 타이밍이 찾아왔다”며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서울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데얀의 FC서울 입성을 본 것은 기성용뿐이었다. 데얀이 처음 한국에 온 2008년에 기성용은 한국 나이로 스무 살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기성용은 국가대표에서 여러 족적을 남기고 은퇴한 뒤 친정팀인 서울에서 선수 시절의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다. 데얀 역시 K리그의 전설로 자리매김 한 뒤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시절을 회상한 데얀은 “며칠 전에 기성용에게 급히 연락했다”면서 “며칠 뒤에 점심을 같이 할 계획이다. 기성용과 정말 오랫동안 못 봤었다. 기성용이 FC서울로 돌아와서 너무 행복하다. 그는 경기장 안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FC서울에서 여전히 축구 경력을 이어가고 있고 이런 레전드를 볼 수 있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후 데얀은 현재 컨디션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안산과 양주와의 경기를 이야기하자 그는 “컨디션은 아주 좋다”면서 “킷치 소속으로 몇몇 경기에 나섰고 느낌이 좋다. 준비 역시 계획대로 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 열흘 정도 더 머무른 뒤 도쿄로 이동한다. 그리고 8월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계속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얀이 속해있는 킷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으며 한국시간으로 오는 19일 태국의 BG빠툼유나이티드와 경기한다. 마지막으로 데얀은 “이곳 분위기 너무 좋다. 만약 서울이 이겼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래도 좋다. 특히 여기에는 많은 친구들이 있어 더욱 그렇게 느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실제 데얀은 인터뷰 전 “헤이 코치!”라고 말하며 경기장에 있던 서울 관계자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VIP석에 앉아 있던 데얀과 불과 30여m 떨어진 자리에서는 황선홍 23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데얀은 황선홍 감독과 1년 반 동안 FC서울에서 함께 했으며 이후 데얀은 2018년 라이벌 수원삼성으로 이적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매의 눈으로 관전하며 선수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gwima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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