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인천=김귀혁 기자] 민경현에게 특별했던 데뷔골 순간을 물어봤다.

3일 인천유나이티드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수원FC와의 26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5분 김보섭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 24분 수원FC 김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로 마쳤다. 이날 결과로 인천은 승점 1점을 추가한 가운데 제주와 승점 동률(34점)이나 다득점에서 밀려 기존 순위인 5위에 머물렀다.

인천은 이날 경기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지난달 30일에 펼쳐진 직전 성남FC와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최하위를 달리고 있었던 성남을 상대로 당한 패배였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욱 컸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민경현 역시 이를 언급하며 "성남과의 경기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경기는 무조건 연패를 막고 승리로 가져올 수 있도록 잘 준비했다"면서 승리를 위한 굳은 결의를 보였다.

비록 팀은 패배했었지만 민경현에게는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9분 팀 동료인 김보섭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성남의 골문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인천에서 프로 데뷔를 한 민경현에게는 시즌 마수걸이 포임과 동시에 본인의 데뷔 첫 골이었다. 동점을 만들었던 천금 같은 골이었기 때문에 그 기쁨은 더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득점 이후 격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전력 질주를 했던 민경현이 갑자기 주저앉고 만 것이다. 근육에 경련이 났기 때문이다. 민경현은 인생에서 한 번만 맛볼 수 있다는 데뷔골의 순간을 남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남기게 됐다. 민경현에게 이 말을 건네자 그도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민경현은 "득점을 했지만 팀이 패배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세리머니 당시에는 데뷔골이다 보니까 너무 좋아서 뛰어갔는데 그때 근육이 놀랐던 것 같다. 형들은 '세리머니가 그게 뭐냐'라고 말씀하시면서 나에게 '민경련'이라고 부른다. (오)재석이 형이나 (강)민수 형을 포함해서 다른 형들도 놀리신다. 부모님도 그 장면을 보고 나에게 물과 마그네슘을 잘 챙겨 먹으라고 하셨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민경현은 "사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은 컸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김)보섭이 형이 패스를 워낙 잘 넣어줘서 득점할 수 있었다"면서 "사전에 세리머니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정말 감정에 이끌려서 그렇게 하게 된 것이다. 영상으로 보니까 골 장면에서는 '잘 찼다'라고 생각했다가 이후에 달려가다가 너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부끄러웠다. 다음에는 좀 더 멋진 세리머니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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