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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목동=명재영 기자]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김정환이 팀에 승리를 안겼다.

서울이랜드가 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2 30라운드 김포FC와의 경기를 치렀다. 서울이랜드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 9분 이동률, 후반 34분 김정환, 후반 추가시간 박준영의 골로 김포에 3-0 대승을 거뒀다.

무려 12경기 만의 승리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5월 17일 김포전 이후 다시 김포를 만날 때까지 단 한 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1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지독한 늪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김포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득점도 빠르게 나왔다. 이후에도 경기 내내 김포를 압도하면서 홈팬들에게 무실점 대승을 선물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후반 34분 김정환의 득점이었다. 김정환은 서울이랜드 진영에서 공을 잡아 홀로 50m가량을 전진했다. 김포 수비진들이 뒤로만 물러서는 사이 김정환은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개인 시즌 2호 득점이었다.

후반 막판 1-0이라는 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환상적인 골을 터트린 김정환 덕분에 팀은 경기 막판까지 안정감을 가지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김정환은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짜 몇 경기인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승리가 오래 됐었다"면서 "무승 행진에 설움이 있었는데 오늘 끊어내서 기분이 정말 좋다"고 짜릿한 승리 소감을 전했다.

김정환의 이날 득점은 운이 아니었다. 부지런한 연습의 결과물이었다. 서울이랜드 정정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정환이 팀 훈련을 마치고 오늘 득점처럼 매번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슈팅을 시도하는 개인 훈련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오늘 득점으로 더 자신감을 얻고 확실한 자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수 또한 우연의 산물이 아님을 인정했다. 김정환은 "제일 자신 있는 것이 드리블로 상대 진영으로 돌파하는 것이다. 공을 잡으면 수비가 뒤로 물러서는 부분을 항상 인지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항상 훈련을 통해 재현하고 또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정환은 이날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지난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후 감면을 통해 극적으로 출전 자격이 주어졌고 팀에 직접 승리까지 안겼다. 김정환은 "지난 경기에서 퇴장이라는 상황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좋은 분위기 속에 추가 득점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아쉽고 팀에 미안했다"면서 "아쉬움 속에 묵묵히 훈련한 것이 오늘의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너무 오래 무승에 빠져있으니까 선수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더라"고 지난 시간을 전했다. 김정환은 "못 이기고 쫓기는 상황이 계속되는 심리적인 상황이 선수단에 분명히 있었다"면서 "막판에 실점하는 등 좋지 않은 장면이 선수단 전체를 힘들게 했는데 이제 오늘 경기를 통해서 우리의 스타일과 자신감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환은 정 감독이 오늘 경기 최고의 득점으로 박준영의 득점을 꼽았다는 취재진의 설명에 "전혀 서운하지 않다"면서 "팀이 잘 되려면 22세 이하 선수들의 성장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더 잘하면 형들도 힘이 되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김정환은 마지막으로 "그동안 승리가 너무 없었는데 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응원해주신 만큼 안 보이는 곳이든 경기장 안에서든 열심히 노력해서 꼭 보답하겠다. 아직 승격 플레이오프의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를 꼭 잘 치러서 승격을 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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