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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포항=김현회 기자] 포항스틸러스와 FC서울의 경기는 이틀 전 동생들이 치른 경기의 리턴매치였다.

FC서울은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포항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허용준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이후 고광민과 나상호가 골을 뽑아내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FC서울은 대구전에 이어 2연승을 이어가게 됐다. 이 경기 승리로 FC서울은 7승 8무 8패 승점 29점으로 중위권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를 이틀 앞두고 동생들의 ‘검빨더비’가 열렸다. 지난 28일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2022 GROUND.N K리그 U18 챔피언십' 결승전이 포항 U-18인 포항제철고와 FC서울 U-18인 오산고의 맞대결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오산고가 승부차기 끝에 3-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오산고는 올해 8회째인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포항과 서울의 K리그 경기를 앞두고도 아우들의 ‘검빨더비’ 이야기가 나왔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U-18 결승전에서 패한 뒤 따로 구단에서 이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도 다 봤을 것이다. 오늘 형들이 설욕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웃었다. 포항 마스코트인 ‘쇠돌이’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실력이 돼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포항 관계자는 FC서울과의 승부차기 악연을 되돌아 봤다. 포항 관계자는 “2014년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FC서울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면서 “당시 FA컵은 16강에서 서울에 졌고 AFC 챔피언스리그는 8강에서 서울에 패했다. 당시 지금 우리 U-18 감독인 황지수가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했었다. 서울만 만나면 유독 승부차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아마 황지수 감독도 이번 결승전에서 승부차기에 돌입하고 긴장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산고의 우승을 지켜본 FC서울은 이 기세를 형들의 경기에서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FC서울 관계자는 “천안에 가서 직접 오산고의 경기를 봤다”면서 “우리 ‘오산이’들이 경기를 너무 잘했다. 그날 우승의 분위기를 오늘도 이어가고 싶어서 나도 그날 입었던 옷을 오늘 그대로 입고 왔다”고 웃었다. 오산고의 우승 현장에는 직접 FC서울 서포터스가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고 우승의 감동도 함께 느꼈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안익수 감독도 먼저 오산고의 우승 이야기를 꺼냈다. 안익수 감독은 “오산고에서 이번에 MVP를 받은 지원이인가 그 친구가 롤모델로 강성진을 이야기했더라”라면서 “성진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FC서울이 2-1 역전승을 거둔 뒤 다시 만난 FC서울 관계자는 "사실은 겉옷 뿐 아니라 그저께 오산고 우승 때 입은 속옷도 재빨리 빨아서 그대로 입고 왔다. 효과가 좀 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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