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울산=김귀혁 기자] 황재환의 울산 생활은 어떨까.

울산현대는 16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수원삼성을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2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경기에서는 후반 6분 이규성의 선제골과 후반 17분 엄원상의 두 번째 골에 힘입어 안병준이 한 골을 추격하는 데 그친 수원삼성에 2-1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세 경기 연속 무패 행진(2승 1무)을 달리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 황재환은 네 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재환은 울산현대 유스팀인 현대중학교와 현대고등학교를 거친 선수다. 그러다가 지난 2020년 1월 독일 쾰른의 U-19팀과 쾰른II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다시 국내로 넘어와 울산현대로 합류했다.

비록 아직 득점은 없지만 점점 K리그에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황재환은 전반전 45분 동안 운동장을 누빈 가운데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황재환도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45분을 다 뛰면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지시한 것을 수행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팀이 승리를 해서 더 기분이 좋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황재환에게는 불과 2주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2일 포항스틸러스와의 19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공식 입단 소식을 알린 그는 이후 네 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다. 22세 이하 선수가 부족한 울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황재환 역시 국가대표 출신이 많은 울산에서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값진 경험이다.

황재환도 이를 인정하며 "울산은 강팀이기 때문에 경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보다 도움을 많이 받는다. 아직 100% 적응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치를수록 한결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라면서 "프로 1부 리그다 보니까 타이밍도 빨라야 하고 활동량도 많아야 한다. 이를 적응하는 데 좀 힘든 기억은 있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황재환의 말대로 울산은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들이 다수 포진한 팀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어딜 가나 멘토가 즐비해 있는 상황이다. 황재환은 "내가 2선 공격수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엄)원상이 형, (이)청용이 형, 바코, 아마노 등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면서 "(박)주영이 형이나 (김)태환이 형은 어린 선수들도 잘 챙겨 주신다. 나이가 있는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시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경기에 안 뛰는 선수들이 있으면 따로 밖에 가서 맛있는 거를 사주신다"면서 "그 과정에서 '힘든 거 없냐'라고 물어보신다. 태환이 형은 항상 잘해준다는 느낌보다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런데 그 속에서도 따뜻한 면이 있는 '츤데레' 스타일이시다"라며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황재환은 쾰른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독일에 있었을 때는 2군에서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완벽한 프로의 느낌은 아니었다"면서 "지금 울산에서는 모든 게 새로운 환경이다. 아직 온 지 얼마 안 돼서 지금 막 적응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 하지만 현대중-현대고를 나왔기 때문에 아는 형들도 많다. 처음에 (김)재성이 형, (김)민준이 형 등이 방에 와서 반겨줬다"라고 말했다.

이토록 적응에 부단히 노력 중인 황재환이지만 이날 경기 아쉬운 상황도 있었다. 전반전 결정적인 슈팅 기회에서 엄원상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 말을 전하자 황재환은 "그 상황에서 슈팅을 때리려고 했다"면서도 "그런데 당시에 느꼈을 때 옆에 수비가 발을 뻗으면 막힐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이후 (엄)원상이 형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판단해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명보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전한 황재환은 "감독님께서는 되게 카리스마가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말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훈련 과정에서 되게 잘 가르쳐주시고 적응하는 데 있어서 감독님이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계시다"면서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경기를 뛰든 안 뛰든 경기장 안팎에서 내 역할 이 있지 않나. 온 지 얼마 안 됐으니 그 역할을 수행하며 팀을 돕고 싶다"며 마지막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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