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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인천=명재영 기자] '인천 성골 유스' 김보섭이 깨어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0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를 치렀다. 인천은 이날 수원에 맞서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선보였지만 후반 추가시간 니실라에게 실점하면서 아쉬운 0-1 패배를 당했다.

이날 인천은 공격진에 김보섭, 이용재, 아길라르를 선발로 내세웠다. 팀이 기록한 23골 중 홀로 14골을 기록한 무고사의 빈자리를 국내 공격수들이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보섭이 6월 제주유나이티드 원정 이후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김보섭은 이날 경기에서 인천 선수 중 제일 활발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김보섭의 최근 경기력은 눈에 띌 정도로 올라왔다. 이미 제주 원정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했고 이후 경기에서도 교체로 출전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 주말 수원삼성 원정에서는 후반 45분만 뛰면서도 슈팅 5개를 기록했다. 양 팀 출전 선수 중 최다 기록이었다.

유스 팀의 모든 연령대를 거치면서 2017년 프로 무대까지 입성한 김보섭은 사실 미완의 유망주다. 중거리 슈팅과 드리블과 같은 기술적인 능력은 이미 수준급이지만 문전 앞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정신적인 면은 아직 발전해야 할 여지가 많다는 평가가 많다.

변화는 포지션부터 시작됐다. 조성환 감독 체제에서 측면 공격수가 아닌 윙백으로 기용되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키웠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챙겨야 하는 윙백 자리에서 김보섭은 조금씩 성장했고 이번 시즌 팀의 상승세와 함께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경기 전 <스포츠니어스>를 만난 김보섭은 "요즘 다시 공격진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감독님이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주셔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공격수는 아무래도 공격 포인트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골이 나왔기 때문에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형들도 많이 믿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진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무고사가 이탈하면서 김보섭의 책임감도 커졌다. 김보섭은 "지금 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면서도 "코칭스태프로부터 있는 그대로 경기를 펼치라고 주문을 많이 받는다. 일단 내 역할에만 충실하려고 한다. 부담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은 각성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섭에겐 잊을 수 없는 별명이 있다. 바로 '보멜라'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동료 에릭 라멜라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에서 나왔다. 마냥 칭찬하는 별명은 아니다. 국내 축구 팬에게 라멜라는 많은 슈팅에 비해 득점 효율이 떨어지는 선수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김보섭은 "그 별명은 많이 들었다"면서 "어떤 의미인지도 알고 있다. 좋은 평가에 감사하면서도 결국 내가 더 잘해야 한다.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 외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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