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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아산=김현회 기자] 충남아산 김채운이 많이 뛰는 비결에 대해 ‘약’을 언급했다.

2019년 인천에 입단한 김채운은 그 해 딱 한 경기 출장에 그쳤다. 2020년에는 단 한 경기에도 나오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도 7경기 출장에 머물렀다. 인천에서 3년 동안 8경기 출장이 기록의 전부다. 하지만 올 시즌 충남아산으로 임대된 뒤 ‘원없이’ 뛰고 있다. 올 시즌 22경기 중 20경기에 나섰다. 충남아산에서 송승민, 유강현, 박세직, 이은범이 나란히 22경기에 출장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김채운의 존재감도 어마어마하다.

충남아산에서 김채운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다. 규정상 U-22 선수가 무조건 선발에 1명은 있어야 한다. 쓰지 않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러면 교체가 2장으로 줄어든다. 만약 교체 5장을 쓰고 싶다면 U-22 선수 1명을 더 선발로 쓰거나 교체로 U-22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 2000년생의 김채운이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선수단 운영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같은 U-22 룰에 적용을 받는 정건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문현호는 골키퍼다. 김채운을 반드시 써야하는 상황이다. 올 시즌 임대 후 김채운은 내년에는 인천으로 돌아간다.

3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스포츠니어스>와 단독으로 만난 김채운은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김채운은 “날씨가 더워서 체력적으로 준비가 더 잘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형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이렇게 많이 뛰어본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힘들기는 많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다. 이를 악물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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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을 온전히 제대로 뛰어본 적 없는 선수가 올 시즌에는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몸이 버틸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김채운은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약을 많이 먹는다”면서 “한약도 먹고 무슨 무슨 몸에 좋은 건 다 챙겨먹는다. 작년까지는 별로 안 챙겨 먹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약으로 버틴다. 물론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아야 해 성분을 다 확인하고 먹는다. 선배들이 하는 것도 옆에서 보고 조용히 배우고 있다. 한약을 비롯해 영양제 등 먹는 약만 해도 6개가 넘는다”고 웃었다.

김채운은 “많은 경기를 뛰면서 서서히 그라운드에 적응하고 있다”면서 “경기 출장 수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내가 그라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는 걸 더 생각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경기에 더 많이 나가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막상 많은 경기에 뛰어보니까 쉽지만은 않더라. 많이 뛰고 그만큼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걸 올 시즌을 통해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는 느낀다. 그래도 이전 시즌보다는 조금은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충남아산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22세 이하 자원을 영입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김채운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김채운은 “또 다른 22세 이하 선수가 와서 경쟁을 하는 것도 좋고 그 선수가 안 와서 나한테 좋은 것도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하지만 마냥 당연하게 내가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나는 딱히 새로운 22세 이하 선수 보강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 그냥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 뿐이다. 22세 이하 선수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끔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채운은 올 시즌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는 원소속팀인 인천유나이티드로 복귀할 예정이다. 김채운은 “임대 신분이지만 지금은 충남아산의 선수다”라면서 “충남아산이 지금 좋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플레이오프까지는 꼭 올라가고 싶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나올 수 있는 경기에는 모두 나가고 싶다. 지난 시즌까지는 그라운드에 많이 나오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원없이 뛰고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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