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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전주월드컵경기장 의자 교체는 얼마나, 어떻게 진행됐을까.

전북현대는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수원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김문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울산현대와의 중요한 원정경기에서도 3-1 승리를 거둔 전북은 이로써 2연승을 내달리며 선두권 추격을 이어나갔다. 전북은 9승 4무 4패 승점 31점으로 제주를 3위로 밀어냈고 2위로 도약했다.

이날 전주성의 모습은 새로웠다. 본부석 반대편인 동측 2층 좌석이 전북현대의 상징색인 녹색으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이 경기장의 좌석을 전면 교체 중이다. 동측 2층 좌석을 시작으로 차츰차츰 전좌석을 바꿀 예정이다. 녹색 의자에 동측 2층에는 ‘JEONBUK’이라는 글귀까지 새겨졌다. 한 눈에 보기에도 깔끔한 변화였다. 동측 2층을 시작으로 경기장 구역별로 순차적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좌석 교체 공사는 지난 해 12월 확정돼 올 4월 시작할 예정이었다. 전북현대는 좌석 교체 공사를 준비하며 4월에는 홈 경기를 잡지 않았다. 하지만 시예산 집행이 늦어졌고 결국 공사는 4월에 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뒤늦게 예산이 나와 전주시는 5월 말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전주시에 따르면 시비 36억 원을 투입됐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지난 달 28일 안방에서 열린 제주전 직후 공사에 돌입했다. 약 3주에 걸쳐 동측 2층 기존 좌석을 뜯어내고 녹색의 새 좌석을 설치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동측 2층 좌석이 말끔하게 녹색으로 정비돼 보이지만 사실은 이중 가장 밑단은 아직 의자만 깔아놓은 수준이다. 수원삼성전 당일까지도 동측 2층 밑단에는 공사가 이뤄지지 않자 구단 측에서는 시공 업체에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임시방편으로라도 밑단에 의자를 채워달라”고 했다. 중계 방송 화면은 물론 경기장을 찾은 이들이 보기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북현대 관계자는 “속된 말로 ‘가라’로 해놨다”고 웃었다. 이날 오전까지 없던 밑단 좌석은 오후가 되자 하나둘씩 자리로 채워졌고 경기 시작 세 시간 전에는 말끔하게 자리했다.

이날 동측 2층은 폐쇄됐다. 아예 예매도 받질 않았다. 전북현대 관계자는 “미관상으로는 동측 2층 좌석 교체 작업이 완료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면서 “현재 의자만 교체한 상황이다. 좌석 번호도 새로 붙여야 하고 팬들이 원하는 컵홀더도 죄석마다 설치해야 한다.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웃었다. 애초 전주시는 경기장 전체를 단색으로 채울 예정이었지만 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기로 했다. 단색으로 채우면 변색에도 오랜 시간 좌석을 활용할 수 있고 좌석 수급도 용이하지만 미관상 더 효과를 주기 위해 그라데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전북현대 측은 “이번 달에 열리는 세 번의 홈 경기 동안에는 경기장 2층을 폐쇄한 뒤 2층 좌석 교체 작업을 할 예정이다”라면서 “7월까지는 2층 좌석 교체 작업을 완료하고 8월부터는 1층을 녹색으로 채울 계획이다. 7월에 동아시안컵 휴식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8월에도 ACL 휴식기가 예정돼 있다. 홈 경기와 홈 경기 사이에도 계속 작업을 할 것이다. 그 사이 작업에 속도를 낸다면 9월에는 전주성 전체가 녹색으로 물들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전주시 측은 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S석 한켠에 따로 원정 응원석을 지정하고 펜스로 분리 작업도 할 예정이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42,477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좌석 교체로 관중석이 38,000석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기존 좌석당 480mm였던 크기를 좌석당 550mm로 키웠기 때문이다. 전주시 측은 애초에 “A매치를 유치하려면 4만 석 이상의 규모를 유지하자”는 입장이었지만 구단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섰다. A매치를 치르기 위해서는 4만 석 이상 규모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지만 꼭 4만 석을 충족해야 조건을 채우는 건 아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4만 석 이상의 관중석을 원하지만 AFC 측에 양해를 구하면 더 작은 경기장에서도 소화가 가능하다. 구단에서는 이 점을 시에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또한 4면의 사각지대인 귀퉁이에는 테이블석을 설치할 계획이다.

좌석을 교체하면서 동측에 위치한 분홍색 좌석과 ‘JEONJU’라는 글씨도 떼어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주시에서 운영하고 전주월드컵경기장시설관리공단에서 위탁 운영한다. 좌석 교체 이후에도 전주시에서는 ‘JEONJU’라는 글씨는 유지하려고 했지만 구단에서는 ‘JEONBUK HYUNDAI’로 글씨를 바꾸길 원했고 팬들은 ‘JEONBUK’을 원했다. 결국 긴 대화 끝에 이 글씨 역시 팬들이 원하는대로 ‘JEONJU’가 아닌 ‘JEONBUK’으로 결정됐다. 전북 관계자는 “녹색 좌석이 4면을 가득 채울 걸 상상하면 벌써부터 행복하다. 오랜 숙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뿌듯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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