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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포=김현회 기자] 구단에 불만을 터트리고 팀을 떠난 유리치치에 대해 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포FC는 18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2 부천FC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터진 손석용의 두 골에 힘입어 전반 막판 한지호가 한 골을 만회한 부천을 2-1로 제압했다. 이 경기 승리로 김포는 지난 경남전 1-6 대패의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반면 부천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포FC는 선발 공격수로 권민재와 손석용, 윤민호를 내세웠다. 보스니아 출신 공격수 유리치치는 백업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189cm의 장신인 유리치치는 올 시즌 6경기에 나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기가 후반 교체 투입이었다. 이런 유리치치는 지난 주 김포FC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지난 16일 오전 한국을 떠난 것으로 <스포츠니어스> 취재 결과 뒤늦게 알려졌다.

유리치치가 이날 부천과의 경기에서 회자된 건 최근 보스니아 언론과의 인터뷰 때문이다. 유리치치는 최근 고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상한 철학을 가진 감독 아래에서 합당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벤치 생활만 하기 위해 김포에 남을 생각은 없다. 내가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더 존중받을 수 있는 구단에서 뛰고 싶다”고 고정운 감독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선수가 감독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건 K리그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유리치치의 이 인터뷰 시점은 구단과의 계약 해지를 논의하던 때 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한국에 체류할 당시 보스니아 언론을 통해 강하게 고정운 감독의 운영 방식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포 구단 측은 “유리치치와는 좋게 헤어졌다”면서 “선수가 훈련장에 찾아와 동료들과 다 인사를 나누고 작별했다. 계약 해지도 큰 문제없이 이뤄졌다. 우리 입장에서도 유리치치에게 ‘한국에 한 달 더 있는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으니 미래를 위해 놓아주겠다’고 했고 유리치치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보스니아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 욕도 하는 마당에 감독 욕을 못할 것도 없다. 외국인 선수이고 경기에 못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당연히 불만이 생길 것이다. 유리치치의 입장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리치치는 자신이 직접 16일 오후 고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지만 일정이 변경돼 오전 9시 비행기를 타야했고 구단 관계자가 16일 새벽 5시에 유리치치를 데리고 인천공항까지 가 환송했다.

외국인 선수가 시즌 도중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서 김포로서는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다. 특히나 유리치치가 월세로 거주하던 집을 해결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김포 구단 측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보증금을 따로 뺄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집을 유소년 코치를 위해 활용하기로 했다. 유리치치는 지난 주 계약 해지에 사인한 뒤 짐 정리를 마치고 완벽히 한국 생활을 정리한 뒤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유리치치의 ‘디스’에 고정운 감독은 어떤 마음일까. 경기 전 만난 고정운 감독은 이 이야기를 꺼내자 “그런 일이 있었느냐”면서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한참 기자의 상황 설명을 들은 고정운 감독은 “유리치치가 그런 인터뷰를 한 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며 “그렇게 많이 뛰라고 요구하니까 그게 유리치치한테는 뭔가 맺혔을 수도 있다. 당연한 거다. 우리도 해외 생활을 하다가 돌아갈 때는 무슨 소리를 못 하겠나. 갈 때는 큰 문제없이 갔다. 계약해지에 동의한 것만으로도 유리치치와 우리가 잘 풀었다는 의미 아니겠나. 버티고 있으면 우리도 선수를 내보낼 방법이 없는데 유리치치는 우리와 합의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정운 감독은 “요새는 선수를 부당하게 대우하면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곧바로 문제 제기를 한다”면서 “우리는 해줄 건 다 해줬다. 불만이 많았던 건 이해한다. 프로 세계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그 친구와 나는 인연이 여기까지인 거다. 궁합이 잘 맞았으면 좋았을 텐데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안타깝다. 그래도 멀리까지 와서 잘하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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