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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수원=조성룡 기자] 수원FC위민은 이렇게 조금씩 자리잡고 있었다.

1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2022 WK리그 수원FC위민과 화천KSPO의 경기에서 양 팀은 공방전을 벌였지만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원정팀 화천KSPO의 최지나가 페널티킥 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전 수원FC위민의 문미라가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올 시즌부터 수원FC는 여자축구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존 수원도시공사 여자축구단의 운영권을 이어받았다. 우리나라에서 한 팀이 남녀 축구단을 모두 운영하는 것은 수원FC가 최초다. 수원FC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첫 시즌인 만큼 시행착오도 제법 겪을 수 밖에 없다.

수원FC가 여자축구단 운영을 시작한 이후 가장 노력한 것 중 하나는 스태프의 보강이었다. 수원도시공사 시절에는 의무 트레이너가 주무 역할까지 하며 동분서주해야 했다. 선수단의 원활한 운영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수원FC는 선수들을 좀 더 잘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수원FC는 의무 트레이너 한 명을 추가적으로 보강했고 주무 역할을 담당할 여성 매니저도 한 명 추가했다. 수원FC위민의 벤치에는 감독을 포함해 총 6명의 스태프가 앉아있다. 이날 상대팀인 화천KSPO에는 네 명의 스태프가 있었다. 적어도 다른 팀보다 비슷하거나 많은 수준의 스태프진을 갖췄다.

김호곤 단장 또한 수원FC위민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FC위민의 홈 경기는 대부분 참석한다. 수원FC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정은 이동거리가 상당히 길어서 단장님이 찾아가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WK리그는 강원도 화천군과 경상남도 창녕군 등 접근성이 비교적 좋지 않은 곳에 팀들이 자리하고 있다.

수원FC는 이와 함께 WK리그 최초로 유료 입장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최대 5천원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수원FC위민의 홈 경기에 입장하는 평균 관중은 1~200명 수준이다. 입장 수익이 많다고는 할 수 없다. 대신 수원FC위민은 찾아온 관중들에게 '뭐라도 하나 더 챙겨드리겠다'는 생각이다. 이날도 수원FC위민은 모든 관중에게 KF94 마스크를 제공했고 추첨을 통해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타민 영양제 등을 선물했다.

K리그 운영 경험이 있어서 갖는 장점도 있었다. 이날 경기는 평범한 WK리그 경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수원FC는 경기 후 프레스룸에서 양 팀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K리그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WK리그에서는 이런 공식 기자회견이 챔피언결정전 등 큰 경기를 제외하고 찾아보기 어렵다. 수원FC 관계자는 "취재진이 있으면 해야하지 않겠는가"라고 웃었다.

수원FC위민 박길영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박 감독은 "수원FC와 통합된 이후 아쉬운 점은 하나도 없다"라면서 "수원FC는 프로 구단이다. 프로의 노하우로 선수들을 홍보해주고 마케팅을 해준다. 수원도시공사 시절에는 관중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수원FC위민이 된 이후 유료 관중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관중이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우리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가 열악한 선수단 숙소 문제였다"라면서 "이것 또한 수원FC에서 조금이나마 개선해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7월에 숙소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정말 여러가지로 많이 신경을 써주고 있다.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수원FC의 운영은 향후 WK리그에도 제법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WK리그는 성적도 운영도 인천현대제철과 경주한수원의 양강 체제였다. 하지만 '실업'인 여자축구단에 조금씩 프로의 색을 입히고 있는 수원FC 또한 주목할만 하다. 수원FC위민이 WK리그에 프로가 무엇인지 모범 답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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