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양주=김현회 기자] 양주시민축구단의 유료 관중 입장 수익은 의미있는 곳에 쓰이고 있다.

12일 경기도 양주시 양주고덕구장에서는 2022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과 부산교통공사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양주시민축구단은 전반 부산교통공사 이민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김석진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양주시민축구단은 7승 2무 7패 승점 23점으로 8위를 이어가게 됐고 부산교통공사는 5승 8무 3패 승점 23점으로 6위를 유지했다.

K3리그 대다수 팀은 지난 시즌부터 유료화를 실시하고 있다. 의무 사항은 아니고 권고 조항이다. 지난 시즌 2/3의 팀들이 유료화를 한 뒤 올 시즌부터는 대다수 구단이 유료화에 동참했다. 양주시민축구단은 5천 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이날 유료 입장 관중은 130명이었다. 선수단 관계자 등의 무료 관중은 50여 명 가량이었다. 총 180명 의 관중 중 유료 관중의 비율은 꽤 높은 편이었다. 130명의 관중은 K3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5천 원을 지불했다.

유료 관중은 높은 확률로 경품 당첨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축구공 3개와 김세트 4개, 어린이 매트 3개, 갈비 세트 2개, 자전거 1대가 경품으로 내걸렸다. 모두 양주시 내 업체와 개인이 후원한 물품이다. 구단 관계자는 하프타임을 이용해 경품을 추첨했다. 여기 저기에서 환호와 탄식이 쏟아졌다. 비록 거창한 경품은 아니지만 5천 원을 내고 경기를 지켜보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경품까지 받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

이날 유료 관중 수익은 65만 원이었다. 초라한 금액일 수도 있지만 양주시민축구단에는 귀한 돈이다. 이 중 매표를 총 관리하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양주시민축구단을 위해 무료로 봉사했다. 인건비가 들어가는 인원은 한 명이었다. 여기에 경품도 후원으로 해결하니 65만 원 중 대부분은 구단에 그대로 귀속된다. 열악한 K3리그에서는 경기를 통해 얻는 65만 원의 수익도 귀하다. 양주시민축구단은 유료 관중 수익이 많은 날은 80여 만원 가량이 된다.

이 돈은 선수단 회식비로 쓰인다. 현재 양주시민축구단은 공식적으로 선수단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다. 선수들도 숙소 생활을 하지 않고 훈련만 한 뒤 해산한다. 알아서 식사를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이 상황에서 경기당 발생하는 수십만 원의 수익은 꽤나 쏠쏠하다. 양주시민축구단 관계자는 “입장 수익으로 선수들 고기 회식을 한다”면서 “우리에게는 소중한 돈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입장 수익으로라도 선수단이 회식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입장 수익으로 선수단 회식을 하니 누구도 유료 관중 시스템에 불만을 가질 수 없다.

내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전망이다. 양주시민축구단이 그토록 원하던 클럽하우스를 얻기 때문이다. 고덕구장 바로 아래 부지에 숙소를 건설하고 있다. 말은 거창한 클럽하우스지만 사실은 아담한 인프라다. 숙소와 식당, 웨이트트레이닝장을 갖춘 건물이다. 훈련은 홈 경기장인 바로 앞 고덕구장에서 지금처럼 그대로 진행된다. 양주시민축구단 사무실과 양주시체육회 사무실도 이 건물에 입주할 예정이다. 선수단과 사무국이 한 공간에 들어와 일원화 된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 건물에는 양주시민축구단 외에 양주시 체육회 소속의 볼링부 6명도 함께 들어온다.

그러면서 양주시민축구단을 위한 예산도 늘어나게 됐다. 숙식을 함께하게 되면서 식당을 운영하게 됐고 이제는 매 끼니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금과 같이 유료 관중 수익 또는 양주시축구협회에서 ‘쏘는’ 회식에 의존해야 했던 선수들은 기본적인 식사를 매번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내년에도 물론 입장권 수익은 선수들의 고기 회식에 기본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양주시민축구단 관계자는 “우리에게 유료 관중 수익은 적지만 의미있는 금액이다”라면서 “앞으로는 우리 구단 관중이 더 늘어나 선수들이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를 먹는 일도 많아졌으면 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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