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니어스 | 대전=조성룡 기자] 비도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칠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황희찬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칠레를 2-0으로 꺾었다. 지난 브라질전 1-5 대패의 아쉬움을 씻어낸 대한민국은 A매치 4연전 중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카드섹션이 등장했다. 지난 1일 대한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A매치 4연전에서 매 경기 카드섹션을 준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브라질전에서 'AGAIN 2002'와 'We, the Reds!'를 선보였던 협회는 대전에서 열리는 칠레전은 현충일의 의미를 담아 '기억해 YOU'를 대표 문구로 선정했다.

다음날인 7일이 사망 1주기가 되는 故유상철 감독을 비롯해 3년 전 유명을 달리한 핌 베어벡 2002 대표팀 수석코치를 비롯, 세상을 떠난 축구인들과 순국선열을 YOU로 지칭해 추모하는 뜻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동측 관중석에는 카드섹션으로 태극기를 만들었고 관중석 상단부에는 특유의 문양으로 멋을 더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칠레전을 위해 붉은악마 대전지부는 전날인 5일 낮에 카드섹션 작업에 들어갔다. 각고의 노력 끝에 멋있는 디자인이 완성됐다. 그러나 비가 오는 바람에 변수가 생겼다. 관계자 또한 "경기 전날 비가 많이 쏟아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꾸준히 내렸다"라고 전했다. 이것이 카드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전부터 전광판 공지를 통해 '어제 오늘 우천으로 카드섹션 상태가 좋지 않은 점 관중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 드린다'라면서 '카드섹션 염료로 인한 옷감 오염을 막기 위해 반드시 좌석을 닦은 후 착석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종이가 물에 젖으면서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우려가 생긴 것이다.

실제로 일부 관중석에는 물에 젖었다 마른 카드가 축 늘어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지붕이 비를 막아주지 못하는 북측과 남측 관중석에서 이런 현상이 많았다. 특히 이곳에는 대표 문구인 '기억해 YOU'가 준비된 곳이다. 카드섹션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카드섹션이 시작되자 그 우려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운집한 40,135명의 관중은 빈틈 없이 들어차 환상적인 카드섹션을 연출했다. 또렷한 태극기와 '함께해 YOU'가 경기장을 수놓았다. 대전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에 비는 아무런 변수가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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