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랜드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서울이랜드의 정성호가 데뷔골 소감을 밝혔다.

지난 17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부산아이파크와 서울이랜드의 경기에서 서울이랜드 정성호가 자신의 프로 데뷔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포항스틸러스에서 서울이랜드로 임대 온 정성호는 후반 9분 김인성과 이동률을 거쳐 자신에게 온 공을 슈팅으로 연결해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었다.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이랜드 정성호는 "준비했던 결과였다"라면서 "최근 외국인 선수들이 빠지면서 여러 경기에 기회를 얻었다. U-22 카드인 것을 떠나서 내가 해야할 일을 알고 있었다. 중압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정정용 감독님이 믿어주셨고 그 기대에 부응한 것 같다"라고 데뷔골 소감을 밝혔다.

사실 정성호의 데뷔골 장면은 마냥 쉽지 않았다. 이동률이 감각적으로 넘겨준 패스의 방향이 살짝 달랐다. 정성호는 아슬아슬했지만 긴 다리로 잡아내 침착하게 슈팅으로 연결했다. 정성호도 "(이)동률이 형이 흘려줘서 퍼스트 터치를 할 때 머릿속에서 '이건 반드시 잡아놓고 바로 때려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하면 잘못됐을 수 있지만 다행이었다"라고 밝혔다.

서울이랜드 정정용 감독은 임대생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그의 득점을 기뻐했다. 정 감독은 "팀에도 개인에게도 정말 좋은 장면"이라면서 "그동안 정성호가 부담감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정말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선발로 기용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성호는 "맞다. 부담감이 있었다. 내가 U-22 카드인 것보다 팀의 한 일원으로 해야할 역할이 더 크게 느껴졌다"라면서 "팀이 득점을 하지 못하면 이에 대한 화살은 내게 돌아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내게 기대했던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리는 것이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 서울이랜드 제공

정 감독의 말 대로 그는 이 부담감을 훈련으로 이겨냈다. 정성호는 "운동이 끝나면 항상 개인 운동 시간이 있다"라면서 "이 때 최철원 코치님이 항상 날 데려가서 10분 또는 20분 동안 기존 훈련보다 더 힘든 훈련을 시켰다. 코치님이 나를 어떻게든 한 번 만들어 주시려고 하는 게 느껴져서 나도 의지를 가지고 따라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이렇게 프로 데뷔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성호를 성장시키는 요인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포항에서의 짧은 기억이다. 포항에 입단했던 그는 곧바로 서울이랜드로 임대를 왔다. 정성호는 "김기동 감독님 덕분에 포항에 올 수 있었다. 정말 잘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컸다"라면서도 "하지만 1군에서 운동하면서 부담감과 중압감이 제법 컸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포항에서 U-22 카드로 기대를 받으면서 운동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담감이 과하게 컸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다"라면서 "그러다가 갑자기 서울이랜드로 임대를 왔다. 여기서 '내 원소속팀은 아니지만 여기서 해볼 수 있는 것 다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정성호는 1년 뒤 포항으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서울이랜드에 대한 애정이 제법 컸다. 그는 "나는 임대생이지만 서울이랜드에 임대온 것 같지 않다"라면서 "내가 잘 되는 것이 서울이랜드가 잘 되는 것이고 서울이랜드가 잘 돼야 내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 서울이랜드가 원소속팀이라는 생각으로 1년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때 U리그 해리 케인이라 불렸던 정성호는 이제 프로 무대에서 검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격 포인트는 20개 하고 싶고 그 중 골은 10골 이상 넣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힌 정성호는 "내가 득점만 하면 된다. 수비수 형들이 너무나도 잘해주고 있다. 내가 노력하면 서울이랜드의 성적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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