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공식 SNS

[스포츠니어스 | 김귀혁 기자] 에드가의 작별 인사는 눈물바다가 됐다.

대구FC는 24일 구단 공식 SNS 등을 통해 에드가의 부상 소식 전달과 함께 계약 해지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에드가는 지난 15일 부리람유나이티드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후반 20분 가슴으로 공을 받은 뒤 쫓아가는 과정에서 혼자 넘어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 이후 정밀진단 결과 왼쪽 아킬레스 파열로 이번 시즌 출전이 불가능했다.

아킬레스 파열은 수술 후 회복에만 기본 6개월에서 1년은 소요될 정도로 큰 부상이다. 회복 이후에도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하며 복귀를 한다 해도 예전만큼의 기량을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구 구단은 에드가와 상호 계약 해지를 결정했고 지난 23일 클럽하우스에 찾아와 선수단 및 구단 임직원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에드가는 현재 대구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는 데 일조한 선수 중 한 명이다. 2018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태국 부리람유나이티드에서 대구로 이적한 에드가는 리그 95경기를 뛰면서 35골 1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2018년 울산현대와의 FA컵 결승전에서 1차전과 2차전 모두 득점을 기록하며 대구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으며 2019년 ACL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홀로 두 골을 넣으며 중국의 거함 광저우에버그란데를 격침시켰다. 무려 다섯 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대구의 영광적인 순간에는 항상 에드가가 함께 했다.

이러한 에드가가 부상을 당한 지난 15일부터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구단 관계자는 "부상 직후에 구단은 에드가의 수술 및 재활 여부를 확인했다"면서 "지난번에 부상이 있었을 때도 브라질에서 수술과 재활을 했다. 이번에도 브라질에서 수술을 한다고 이야기한 상황에서 시즌 중에 다시 돌아오는 것이 불투명했다. 그래서 상호 간 계약 해지를 합의했다"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그는 "에드가가 부상 이후에 많이 힘들어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줬다. 이후 25일에 브라질로 출국을 결정하면서 23일에 먼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래서 어제 숙소에서 선수단과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팬분들에게도 클럽 하우스 앞에서 인사를 나눌 수 있다고 이야기하니 팬분들이 실제로 오셔서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에드가는 오늘(24일)도 대구의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팬들과 인사를 나누기로 할 예정이다.

K리그에서 5년 이상 활약한 외국인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였을까. 에드가와 구단 직원은 이미 서로 깊은 정이 들어있었다. 마지막 인사 과정을 전한 이 관계자는 "서로 눈물을 흘리다 보니 길게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면서 "회복 잘해서 내년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에드가도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면서 자기는 계속 대구 사람일 거라고 하더라. 통역을 해주시는 코치님만 통역 때문에 울지 못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울었다"라고 전했다.

대구 선수들도 개인 SNS를 통해 에드가와의 이별을 달랬다. 홍철, 이용래, 박병현, 안용우 등 현재 대구 소속의 선수들과 함께 이전에 호흡을 맞췄던 김대원(강원FC), 김동진(FC안양), 황순민(수원FC), 츠바사(서울이랜드) 등도 에드가의 앞 날에 행운을 기원했다. 구단 관계자의 말을 빌려 지난 23일 작별 인사 과정에서도 "빨리 회복해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대구 선수와 직원이 에드가와의 이별을 슬퍼했지만 가장 남다른 감정을 느낀 선수는 다름 아닌 세징야이다. 세징야는 에드가에 앞선 2016년에 대구에 합류하여 현재까지 활약 중이다. 에드가와는 경기 이외에 밖에서도 서로 만나며 우정을 나눴다. 팬들은 이런 모습을 두고 '브라질 향우회'라며 두 선수의 우정을 표현했다.

구단 관계자도 "사실 세징야가 제일 많이 울었다"면서 "선수뿐만 아니라 브라질 선수들은 가족들끼리도 친하다. 그래서 부상당하고 난 뒤에도 계속 서로의 가족들과 만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세징야도 개인 SNS를 통해 에드가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글을 남겼다.

에드가는 부상 이후 깁스만 한 상태에서 25일 브라질로 출국한다. 이후 고국에서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거쳐 다시 운동장에 나설 준비를 한다. 2018년부터 약 5년째 대구에서 생활한 그가 다시 브라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구와의 만남이 향후 언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토록 많은 격려를 받으며 떠난다는 사실은 그가 언제나 대구 구단과 팬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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