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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구=김현회 기자] 대구의 올 시즌 첫 승을 이끈 고재현이 기자회견을 후딱 마무리한 이유가 있었다.

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대구FC와 김천상무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대구는 전반 터진 고재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개막 이후 1무 1패를 기록했던 대구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특히나 고재현은 지난 전북전 득점 이후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경기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로는 고재현이 선정됐다. 고재현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두 경기 연속골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첫 골을 넣은 뒤 선수단에 커피 50잔을 돌렸고 어제 훈련 도중 커피 내기에서 져서 또 커피 20잔을 돌렸다”면서 “오늘도 골을 넣으니까 라커에서 (이)용래 형이 ‘이번에는 스타벅스 커피로 돌리라’고 하더라. 아마 요 며칠 사이에 커피를 100잔을 사는 것 같다”고 웃었다.

기자회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K리그1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넣고 팀을 시즌 첫 승으로 이끈 선수 기자회견 치고는 빠르게 마무리됐다. 구단 관계자는 질문을 네 개만 받고 서둘러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그 순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구단 관계자에게는 계속해서 전화가 왔다. 고재현은 짧은 시간 동안 충분한 이야기를 들려준 뒤 곧바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그는 인사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뛰어나갔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라커에서 찍은 승리 기념 사진 때문이었다. 두 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팀을 첫 승에 일등공신인 선수가 ‘승리 기념샷’에서 빠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승리 기념샷’은 선수단 전체에도 추억일뿐더러 SNS를 통해 팬들에게도 공개된다. 고재현이 주인공이었던 경기였으니 당연히 ‘승리 기념샷’의 한 가운데는 고재현이 있어야 했다. 고재현은 기자회견장을 뛰어나가면서 “승리 기념샷을 찍으러 가야합니다”라고 웃었다.

선수단은 고재현이 기자회견을 마칠 때까지 라커에서 고재현을 기다렸다. 고재현이 등장하자 선수단은 환호성과 함께 승리 기념 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구단 버스에 올랐다. 자칫하면 이날의 주인공 없이 승리 기념 사진을 찍을 뻔했지만 고재현은 빠른 기자회견 이후 빠르게 라커로 복귀하면서 역사적인 승리 기념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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