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경주=조성룡 기자] 이상기는 광주FC에서 다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에 이상기가 합류했다. 포항스틸러스 유스 출신이었던 그는 군 복무 이후 대구FC로 이적했고 반 시즌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과거 그는 촉망받던 유망주였지만 잘 풀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상기의 축구 인생은 끝이 아니다. 오히려 한창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이상기는 젊고 의욕이 넘치고 있다. <스포츠니어스>는 광주의 유니폼을 입은 이상기를 전지훈련장인 경상북도 경주에서 만났다.

만나서 반갑다. 광주FC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이제 내가 팀을 옮겨본 게 처음이 아니다. 그런 경험들이 새로운 선수들이랑 어떻게 어울려야 할지 도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어울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큰 어려움 없이 광주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광주는 생각보다 고참 형들이 많다. 내가 중간 정도 된다. 나는 동생들보다 형들과 친해지는 게 더 편하다. 그래서 지금은 형들과 많이 친해지고 있다. 주장인 (안)영규 형부터 (이)한샘이 형 등 30대 형들이 광주에 생각보다 많이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형들과 있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 포항이나 대구에 있을 때도 주로 형들과 많이 어울리고 다녔다. 오히려 나는 동생들과 있으면 괜히 좀 더 눈치를 보는 스타일이다. 나는 그냥 형들을 챙겨주고 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게 느껴진다.

훈련도 궁금하다. 이정효 감독의 스타일은 어떤가?

훈련 횟수는 많지 않다. 빈도는 많지 않은데 한 번 훈련할 때 강도 높게 집중해서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 훈련 시간도 그렇게 긴 편은 아니다. 다만 주어진 시간 안에 굉장히 타이트하게 훈련을 하는 편이다.

나도 이정효 감독님과 같이 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열정적이시다. 이런 말씀을 감독님에게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훈련 할 때마다 준비가 정말 잘 되어 있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 등의 능력이 대단하다. 감독을 이미 3년 이상은 하신 것 같다. 하하. 감독님과 함께 할 올해가 많이 기대된다.

특히 감독님은 내가 측면에서 플레이할 때 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많이 주문하신다.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모든 선수가 완벽할 수는 없다. 감독님은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강점을 좀 더 살릴 수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다. 내 입장에서는 감사하다. 팀 입장에서도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

K리그1에서 주로 뛰어온 당신의 K리그2행은 의외였다.

내가 군 전역 이후에 포항에서 대구로 이적을 했다. 나 또한 당시 큰 기대를 하고 대구로 갔다. 하지만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구에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이적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감독님이 손을 내밀어 주셨다. 감독님과 내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와 함께 광주는 높은 곳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이적에 있어서 큰 고민은 하지 않았다. 내 생각에 광주는 정말 비전 있는 팀이고 언제든지 K리그1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내가 주로 K리그1에서 선수 생활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내가 김천상무에서 군 생활을 할 때 K리그2 경험을 6개월 동안 잠깐 했다. 나 또한 그 때 K리그2를 처음 경험한 것이지만 K리그2도 수준이 K리그1 못지 않게 높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승격에 보탬이 되고자 광주로 왔다. 빨리 K리그1으로 다시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생각해보니 당신의 첫 호남 지방 팀인 것 같다.

맞다. 내가 어릴 때 포항 유소년 팀에 있었다. 그게 12세 때부터 시작이었다. 이후에 포항과 상주, 김천, 그리고 대구에 있었다. 전부 다 경상도 팀이었다. 전라도는 처음 와본다. 하지만 정말 밥도 맛있고 구경할 곳도 많다. 광주 지역에서 지내는 건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집도 구해서 광주로 이사를 왔다.

그래도 아직까지 어색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딱히 그렇지는 않다. 전지훈련에 오기 전 광주로 이사와서 산책도 할 겸 몇 번 둘러봤다. 정말 좋다. 있을 거 다 있다. 하지만 약간의 걱정은 있다. 내가 어릴 때 처음 경상도에 갔을 때 사투리를 잘 알아듣지 못했다. '무슨 말이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전라도 사투리에 익숙해져야 한다. 좀 더 공부해야 할 것 같다.

혹시 고향이…

인천이다. 어릴 때는 수도권에서 쭉 지냈다.

정말 유망주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과거 포항에 있을 때는 정말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 때는 무언가 '탓'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 자신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하지 않고 외부 요인에만 눈을 돌렸다. 그래서 남 탓도 많이 했고 환경 탓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군대에 가게 되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 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에는 내 문제였다. 그동안도 결국 문제는 나 자신이었다. 그런데 '탓'만 하고 있었다. 이후 그런 관점이나 생각들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역을 하고 나서도 대구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 시간을 보내면서 지난 날들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다짐을 다시 했다. 좀 더 강하게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광주에 왔다.

어쨌든 올 시즌 광주와 당신의 목표는 역시 승격이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고참 형들이 먼저 다가가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편한 분위기라 어린 선수들도 운동장에서 주눅 들지 않는다. 분위기 좋게 운동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최대 세 팀까지 승격할 수 있다. 확실히 문이 넓어졌다는 것은 가능성 또한 커졌다는 이야기다. 선수들도 큰 동기부여가 생기고 있다.

광주에는 경험 있는 선수들 도 많고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도 다수 있다. 내가 볼 때는 올해 정말 승격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감독님이 주문하시는 것을 선수들이 빠르게 이해해 움직이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 시즌 강등을 당했지만 다시 열심히 잘해서 올라가면 된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있다. 감독님도 계속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올 시즌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 시즌이 빨리 시작한다. 지난 시즌 경기에 많이 뛰었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조금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작년에 경기를 정말 많이 뛰지 못했다. 항상 배고픈 상태다. 훈련을 하면서도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 빨리 개막 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35경기 이상을 출전해보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 한 번도 한 시즌에 30경기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다. 포항에 있을 때 신인 시절부터 기회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거나 막판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한 시즌에 가장 많이 뛴 경기가 28경기다.

그래서 광주로 이적하게 된 것도 출전이 목말랐기 때문이다. 감독님과 함께 성장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경기를 출전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강했다. 지금까지 나는 열심히 준비해왔다. 개막해서 얼른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올해는 정말 35경기 이상 풀 타임으로 소화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한 관리도 잘해야 하고 주전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긴장의 끈을 늦추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많이 뛰는 것보다 팀의 승격이 무엇보다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이상기는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자라고 싶은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선수가 완벽할 수는 없다. 나는 내가 부족한 부분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좀 더 극대화시켜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독님이 주문하신 것을 잘 소화하고 싶다. 감독님 앞에서 내 장점들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것이고 팀 또한 정말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광주에서 감독님과 팬들께 내 장점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릴 적 기대주였던 이상기는 시련을 거쳐왔다. 그러면서 많은 고민도 했다. 이제 이상기는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광주도 그렇다.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을 잊고 이제는 다시 승격을 향해 달려야 한다. 광주와 이상기의 의욕은 K리그2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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