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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거제=김현회 기자] 울산현대 미드필더 박용우에게는 올 시즌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지난 시즌 김천상무에서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박용우는 올 시즌 울산에서 주전 미드필더 경쟁을 펼쳐야 한다. 팀 역시 만년 준우승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야 한다. 박용우에게는 중요한 시즌이 코앞에 다가왔다. 신혼 생활도 포기한 채 전지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박용우를 거제에서 직접 만났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지난 시즌에는 군대에서 제대하고 시즌 도중에 들어왔다. 몸도 안 좋은 상황에서 팀에 합류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올 시즌은 시작부터 팀과 함께 하게 됐다. 운동량도 많다. 몸이 많이 좋아진 느낌이다.

훈련 강도는 센 편인가.

과할 정도는 아니다.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체력을 만드는 시기여서 뛰는 걸 많이 하는 편이긴한데 그렇다고 무리할 정도는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허리가 안 좋았다. 디스크 초기 진단을 받아서 한 3개월 동안 훈련을 못했다. 제대 전에 몇 경기를 뛰고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때 허리가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완쾌됐다. 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진 느낌이다.

김천상무 시절 제대를 앞둔 상황에서도 경기에 나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때 나를 비롯해 말년 병장 몇 명만 경기에 나섰다. 나는 원래 뛰지 않기로 이야기가 된 상황이었는데 경기에 워낙 나가지 못해 출장을 강행했다. 허리 때문에 아예 엔트리에 들지 못하던 상황이 이어졌고 감독님께 “그래도 마지막에는 경기에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도 “그래. 좀 뛰어보라”고 하셨고 다른 병장들은 쉴 때 나는 경기에 나갔다.

지난 시즌을 돌이켜 본다면 어떤가.

지난 시즌 초반 팀이 완전히 정비가 안 돼 불안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고 순위도 밑에 있었다. 내가 작년에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했는데 경기에 너무 못 나가다 보니까 아쉬움이 컸다. K리그는 정말 많이 챙겨봤는데 그러다보니 더 경기에 나서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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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이면 일부러라도 경기에 더 안 나가려고 하는 선수들도 있다.

말년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다들 말년이 되면 경기장에서 무리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 시즌 워낙 김천상무에서 보여준 게 없어서 말년에 조심하고 말 것도 없이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했다.

지난 시즌 제대 직전에 경기를 뛴 뒤 “제대하면 드라이브 스루로 커피 한잔하는 일상을 만끽하고 싶다”고 나와 대화를 나눴다. 그런 소소한 행복을 많이 즐겼나.

너무나도 많이 즐겼다. 군대에서는 할 수 없었던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그런 걸 즐길 수 있었던 게 감사했다. 그런데 그게 딱 한 달 가더라. 좋긴 좋은데 한 달이 지나니까 다시 무감각해졌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지냈나. 축하할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결혼을 했다. 결혼 준비하느라 지인들도 만나고 12월을 정신없이 보냈다. 운동을 거의 못하고 한 달을 지낸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팀에 합류했을 때도 살도 쪄 있었는데 지금은 다 빼서 원 상태로 돌아왔다. 4~5kg을 뺐다.

신혼이면 보통 살이 빠지던데.

나는 신혼을 별로 못 즐겼다. 결혼식을 올리고 아직 신혼집을 못 구한 상태에서 서로 각자 집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냥 결혼했다는 느낌보다는 연애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1월 17일에 울산에 신혼집을 구해 이사를 했다. 나는 전지훈련에 합류하느라 아직 신혼 집에 가보지도 못했다. 결혼한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내 혼자 짐 정리를 다 했고 아내 혼자 지금 그곳에 살고 있다.

아내가 연고가 없는 곳에서 홀로 생활하는 건 힘들 것 같다.

아내가 원래 수원 사람이다. 그런데 울산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아는 후배가 울산에 딱 한 명 있고 그 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아내가 울산 집으로 이사한 날 혼자 보내면서 많이 슬퍼하더라.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울산에 가면 정말 잘해줘야 한다. 지금은 영상 통화나 전화 통화를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하려고 한다.

하루에 한 번?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우리 조성룡은 연애를 한다고 전화기를 붙들고 산다.

우리가 연애 기간이 길었다. 4년 넘게 연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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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울산에는 박주영도 들어왔고 김영권도 들어왔다. 같이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박)주영이 형 같은 경우는 원래 내가 FC서울에 있었을 때도 같이 있던 선배다. 워낙 대단한 선수다. 그리고 (김)영권이 형은 입단하고 거의 곧바로 대표팀에 가서 아직은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며칠 운동하고 대표팀으로 떠나셨다. 같이 호흡을 맞춰봐야겠지만 잘하는 선수고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같은 팀이긴하지만 아직은 어색한 사이라고 정리하겠다.

지금은 그런 사이이긴한데 또 영권이 형과 공교롭게 같은 아파트에 들어갔다. 이웃 주민이 됐기 때문에 더 친해질 것 같다. 아파트를 계약할 때 부동산 아주머니가 “아까 축구선수 한 분도 계약하고 가셨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영권이 형한테 “형, 그 아파트 들어가셨죠? 저도 거기로 이사가요”라고 말씀드리니 반가워하셨다. 앞으로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서 좋은 호흡을 보여드리겠다.

박주영과는 어떤 사이인가. 박주영이 워낙 대선배 아닌가.

처음 주영이 형을 봤을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주영이 형을 봤다. 그때 광양에서 볼보이를 하고 있었는데 주영이 형이 K리그 신인으로 경기를 하러 왔다. 당시 주영이 형의 인기가 엄청나지 않았나. 그때 전남 홈 관중이 그렇게 많지 않을 때였는데 주영이 형이 왔다고 광양이 가득 찰 정도였다. 그때 내 핸드폰으로 주영이 형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볼보이가 휴대폰을 들고 선수를 찍고 있으면 혼나는 거 아닌가.

선수들이 몸을 풀 때 잽싸게 찍었다. 그리고 내가 프로에 와서 주영이 형을 다시 만나게 됐는데 미팅룸에서 처음 형을 봤을 때 얼굴에서 빛이 나더라. 너무 떨렸다. 엄청난 스타와 한 팀에 있게 돼서 모든 게 신기했다. 주영이 형은 서울 시절부터 항상 후배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했다. 밥도 많이 사주시고 어디를 많이 데리고 다녔다. 너무 좋았던 기억인데 울산에서 다시 만나니까 되게 좋다.

박주영이 맛집을 잘 알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맞다. 주영이 형이 데리고 가는 집은 무조건 맛있는 집이다. 그건 인정해야 한다. 주영이 형이 어디 가자고 하면 그냥 따라만 가면 된다.

당신은 학창시절부터 ‘저니맨’이었다. 워낙 많은 학교를 거쳤다. 한 번 정리해서 이야기 해줄 수 있나.

처음에는 축구부가 없는 저동초등학교애 입학했다가 클럽 축구부가 있는 오마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이왕 축구를 할 거면 더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하시면서 광양의 제철남초등학교로 나를 보내셨다. 하지만 중학교 축구부에 진학하려면 같은 도시의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성동초등학교로 다시 전학을 갔다. 서울에 있는 도봉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도봉중학교에 입학하게 됐는데 그 학교 축구부가 잠깐 해체가 됐고 나는 김포에 있는 통진중학교로 갔다. 그러다 학교 축구부에 문제가 생겨 다시 알산에 있는 백마중학교로 전학을 했고 능곡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런데 능곡고등학교에서는 또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있었고 유상철 감독님이 계셨던 춘천기계공고로 다시 전학을 해서 거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정말 복잡한 이력이다. 어린 나이에 계속 학교를 옮겨 다니면서 스트레스는 없었나.

정말 힘들었다. 원래 내가 적응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빨리 친해지는 편이었는데 하도 학교를 옮겨다니다보니 나중에는 같은 학년 친구들끼리도 거의 이야기를 안 하게 되더라. 그냥 축구부 애들하고만 대화를 주고 받는 정도였고 일반 학생들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워낙 학교를 많이 옮기면서 내 스스로도 친구들과 정을 붙이고 그 정을 떼는 게 어려웠다. 그러면서부터 친구들을 사귀는 게 어려워지더라.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마음이 많이 닫혔던 것 같다.

좀 그랬던 것 같다. 백마중학교 이후부터는 축구부 친구들 말고 일반 친구들이 거의 없다. 나름대로 전학을 많이 다니면서 내 노하우도 생겼다. 처음에 학교를 옮기면 한두 명만 먼저 사귀어 놓으면 그 친구들의 친구들까지 같이 어울리면서 점점 친구가 늘어난다. 맨 처음 한두 명을 사귀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적응하면 또 다른 학교로 떠나는 일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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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거쳐간 학교 중에 도봉중학교는 이청용의 모교로도 유명한 곳 아닌가.

그렇다. (이)청용이 형은 도봉중학교의 전설이다. 학교에 가면 청용이 형의 당시 사진이 떡하니 걸려있다. 그 사진에는 뭐 아무 설명도 필요없다. 그냥 청용이 형 그 자체가 전설 아닌가.

혹시 이청용의 그 하두리 사진이 걸려 있는 건가.

그건 아니다. 그 시절 뛰던 사진이 걸려있다. 어떤 선수가 프로팀에 갔다고 그 학교에 사진이 걸리기는 쉽지 않다. 학교 축구부 게시판에 그냥 떡하니 설명도 없이 청용이 형 사진 한 장이 붙어 있는데 우리는 그걸 보면서 청용이 형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도봉중학교에서는 전설 같은 인물이다.

그런 이청용을 울산현대에서 다시 만났다.

그 전까지는 친분이 전혀 없었다. 울산과 경기를 할 때 상대팀으로 보면 너무 멋있고 잘하는 형이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군대에서 제대하고 팀에 복귀하니 청용이 형이 우리 팀에 있더라. 엄청났던 분들과 이제 한 팀이 된 거다. 신기하고 좋다.

여러 선수들에게 제보를 받았는데 당신이 ‘장기의 신’이라고 들었다. 장기를 정말 잘 둔다는 게 정말인가.

내가 이쪽 지역에서는 그래도 제일 잘 둔다. 카카오 장기 기준으로 현재 4단이다.

원래 장기를 잘 뒀나. 비결이 있다면.

정말 많이 노력을 했다. 내가 군대에 가기 전부터 우리 팀에서 장기가 한창 유행할 때가 있었다. 그때 다같이 장기에 빠지게 됐는데 내가 장기를 너무 못 둬서 잘 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형들이 자꾸 나를 이기고 놀리는 게 화가 났다. 그래서 장기에 대해 엄청 연구했고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도 공부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장기에서 4단까지 올랐다.

당신이 깨달은 장기를 잘 두는 비결은 뭔가.

장기나 축구나 똑같다는 게 내 신념이다. 뭘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일단 수비부터 먼저 해놓고 공격을 해야한다. 뭘 하려고 하면 자꾸 실수가 나온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다. 축구를 할 때도 경기장에 들어가면서 생각이 많으면 안 되더라. ‘아무 것도 하려고 하지 말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들어가서 경기가 안전하게 풀리면 그때 뭔가 시도해도 늦지 않다. 그전까지는 절대 뭘 의도적으로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장기와 축구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당신이 처음인 것 같다. 장기 중 가장 명승부는 언제였나.

내가 장기를 못 두던 2019년도에 (이)근호 형과 한 번 붙은 적이 있다. 그때는 근호 형이 장기를 나보다 훨씬 잘 뒀는데 내가 어쩌다 한 번 이겼다. 그때의 희열을 잊을 수 없다. 물론 지금은 완전히 실력이 역전돼 근호 형은 내 적수가 될 수 없다. 요새 카카오 장기에 들어가면 근호 형도 가끔 보이고 우리 팀의 (임)종은이 형도 자주 보인다.

장기계의 다크호스는 누구인가.

(이)청용이 형하고 얼마 전에 한 번 뒀는데 그 형 장기가 정말 난해하더라. 나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하고 대부분의 고수들도 비슷하게 플레이한다. 그런데 청용이 형은 엄청 공격적으로 두시더라. 계속 청용이 형이 공격을 하고 내가 정신없이 막다가 이기긴 했는데 의외의 고전이었다. 대단히 공격적인 장기여서 인상에 남는다. 요즘도 유튜브로 장기를 열심히 보고 끊임없이 연구한다.

당신이 K리그에서 장기 최고수인가.

그건 아니다. 타짜에 보면 ‘전라도에 아귀, 경상도에 짝귀, 전국적으로 평경장’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장기는 K리그에서 포항의 (신)광훈이 형이 최고수라고 들었다. 한 번도 붙어본 적은 없지만 그 분은 카카오 장기 기준으로 9단이라고 하시더라. 몇 번 전적을 리셋하고도 다시 9단에 오른 최고수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전국적으로 그 형님이 탑이시고 강원 쪽에서는 윤석영 선수도 카카오 장기 4단으로 알고 있다. 전주 쪽에서는 (이)동국이 형님이 꽉 잡고 있다. 울산 쪽은 내가 (이)근호 형을 제치면서 이제는 내가 접수했다.

K리그 장기 계보가 매우 흥미롭다. 당신이 그렇게 잘 두는데 신광훈은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그 분은 9단을 찍으면 다시 초기화 해서 두신다고 들었다. 나도 전적을 여러 번 초기화했다. 장기를 두다가 초심을 찾고 싶으면 초기화를 시키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한 7번 정도 초기화한 전적이 이거다. 전적이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초기화를 하기를 여러 번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막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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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시간에는 장기 외에 어떤 취미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나.

주로 장기를 두고 골프를 좋아해서 골프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주식도 좀 한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전북에 있는 (김)보경이 형이 재테크 지식이 풍부해 자주 물어보는 편이다. 보경이 형한테 책도 추천받아서 재테크 책도 보는 중이다. 골프나 장기 아니면 넷플릭스나 해외축구를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

주식으로는 재미를 좀 봤나.

요새 장이 너무 안 좋다. 미국 주식을 하는데 완전히 망했다. 하지만 나는 장기 투자라 꾸준하게 지켜볼 생각이다. 우상향될 거다. 꾸준하게 좋은 종목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주식은 장기 만큼 쉽지는 않다.

장기도 잘 두고 재테크도 열심히 하는 당신은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는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나.

내가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공을 못 차고 싶지는 않다. 빌드업을 할 때 그걸 시작하는 지점이 수비형 미드필더다. 수비할 때 위치를 잡는 거나 공을 받는 위치도 중요하지만 공을 못 차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투박하고 강하게 수비하는 게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지만 요새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다 공도 기술적으로 다룬다. 그러면서 빌드업에 관여한다. 나도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이제는 베테랑이지만 혹시 보고 참고하는 선수가 있나.

물론이다. 예전에는 맨체스터시티의 페르난지뉴를 보고 많이 연구했는데 요즘에는 맨체스터시티의 로드리라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많이 참고한다. 위치를 잡는 것도 그렇고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해서 보고 많이 배운다.

혹시 장기에서도 롤모델이 있나.

유튜브의 ‘기본수TV’를 자주 챙겨본다. 그 분이 말도 재미있게 하시고 장기도 잘 두신다.

울산은 좋은 선수가 많아 늘 경쟁이 쉽지 않다. 군대에서 전역한 뒤 당신도 이제 이 치열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경쟁은 당연한 거다. 이건 프로선수로서 늘 겪는 일이다. 솔직히 경쟁이 항상 쉬운 적은 없었다. 힘들었고 좋은 선수들과 항상 비교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잘 버티고 있다. 살아남아야 하고 이 경쟁을 통해 나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경쟁은 좋은 거다.

“잘 버티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당신을 좋게 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단 체력적으로 내가 많이 뛰는 편이다. 아마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그렇게 많이 뛰는 게 티나는 포지션은 아니지만 헌신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온 울산은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달라졌나.

팀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감독님도 바뀌었고 선수들도 거의 다 바뀌었다. 군 입대 전에 남아 있던 선수 중에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선수가 4~5명 정도밖에 안 된다. 코칭스태프도 다 바뀌어서 새로운 팀에 온 것 같다. 제대 후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았고 헤매기도 했는데 이제는 편하다. 감독님은 처음에는 좀 어려웠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하시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장난도 많이 걸어주시고 편하게 해주시려고 하신다. 엄청 무뚝뚝하지는 않으시다.

나는 홍명보 감독이 농담을 던질 때마다 재미가 없어도 웃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나도 그래서 감독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잘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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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결국 전북을 넘고 우승으로 가야한다. 어떻게 해야 우승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내가 2019년에 있을 때부터 전북을 넘지 못하고 계속 우승에 실패했다.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는데 꼭 전북만 만나면 중요한 순간에 또 잘 안 되더라. 작년에는 우리가 전북을 상대로 전적도 더 좋아졌는데 결국 또 우승에 실패했다. 우리가 작년에 전북보다 득점이 적었다. 득점을 더 신경써야 한다. 작년을 떠올려보면 우리가 전북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모습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마무리만 잘 다듬으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선수들끼리도 우승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인가.

자주 한다. “올해는 꼭 우승을 하자”는 식으로 대화를 자주하는데 결국에는 올 시즌에도 끝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울산의 우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열심히 궂은 일을 하면서 동료들을 돕는 거다. 아까 말한 것처럼 그라운드에서 뭘 막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동료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공격포인트를 많이 올리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데 그래도 결혼도 했으니 더 많은 경기에 나서서 내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임하는 각오 한마디만 전해달라.

항상 그랬지만 우승을 꼭 하고 싶다. 작년에도 그랬고 내가 군대에 가기 전에도 그랬다. 목표가 우승인데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선수로서 우승을 꼭 이루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팬들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 크다. 올해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 팬 여러분들께도 올 한 시즌 동안 우리를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감히 전하고 싶다.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꼭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

박용우는 묵묵히 울산의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를 책임질 예정이다. “뭘 하려고 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그의 장기 비법은 축구에서도 꼭 들어맞는다. 박용우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위치에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로 동료들을 도울 예정이다. ‘장기 고수’ 박용우는 올 시즌에도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박용우는 울산의 우승을 위해 전지훈련지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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