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대전=조성룡 기자] 이 마지막 현장에 한밭의 아이돌이 있었다.

8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대전하나시티즌과 강원FC의 경기에서 원정팀 강원은 후반 상대 이현식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배했다. 1차전을 내준 강원은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이를 뒤집지 않을 경우 K리그2로 강등 당하게 된다.

이날 한밭종합운동장에서 가장 묘한 상황에 놓인 것은 임창우였을 것이다. 사실 임창우는 대전에서 뛴 바 있다. 물론 딱 한 시즌 밖에 뛰지 않았다. 울산현대 시절 임대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임창우는 그 1년 동안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2014시즌 임창우는 대전 승격의 일등공신이었다. 이 때가 대전의 마지막 승격이었다.

원소속팀인 울산현대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임창우는 대전에서의 한 해가 엄청난 반전이었다. 대전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승선해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유일한 2부리거였다. 당시 대전 구단의 '아이돌'은 바로 임창우였다.

특히 임창우 입장에서는 이 한밭종합운동장을 잊기 어려울 것이다. 2014시즌에도 대전은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공사 관계로 시즌 후반부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그리고 대전의 첫 번째 리그 우승 세리머니의 장소가 여기였다. 7년 전 대전의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만끽했던 선수가 이제는 강원의 유니폼을 입고 대전의 승격을 막아야 했다.

게다가 이날 경기는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였다. 1964년 개장한 한밭종합운동장은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를 짓기 위해 2022년 3월에 철거될 예정이다. 역사에 남을 마지막 경기에 임창우가 있었다는 것은 묘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말이다.

이날 임창우는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팀은 0-1로 패배하고 본인 또한 경기 도중 경고를 한 장 받기도 했다. 이렇게 한밭종합운동장의 마지막 경기는 끝났고 임창우의 추억도 역사 속으로 남을 예정이다. 하지만 과거를 회상할 시간도 없다. 임창우는 강원의 K리그1 생존을 위해 남은 2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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