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포항=조성룡 기자] 광주FC 조나탄이 짧은 시간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포항스틸러스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원정팀 광주가 전반 막판 터진 이준의 자책골과 후반 헤이스의 추가골에 힘입어 강상우의 만회골에 그친 포항을 2-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광주가 창단 이후 포항을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여름 광주로 이적한 후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조나탄이 드디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이날 경기 막판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 투입되면서 K리그 복귀를 알렸다. 이제 광주의 생존을 위해서는 조나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다음은 광주 조나탄의 경기 후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이번 경기에서 팀원들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선수들이 너무나 즐겁게 하고 싶던 것을 너무나 잘했다. 다른 경기와 다르게 끝까지 좋은 결과를 지켜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다른 경기들이 어떻게 흘러가야 할지 지켜봐야 하지만 다음 경기까지 우리는 팀원들과 모두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겠다.

광주 입단 이후 부상으로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했다.

다 내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와서 내가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빨리 팀에 도움이 되고 경기를 뛰고자 했다. 브라질에서 쉬었던 6개월을 생각하지 않고 급하게 하다보니 근육에 부상이 왔다. 서울에서 재활을 하면서 근력 강화를 많이 했다. 내가 오자마자 이랬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종아리 부상 같은 경우에는 간단하지만 내가 제대로 처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다보니 문제가 컸던 것 같다. 이제서라도 복귀해서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일 것이다. 그리고 세종스포츠정형외과 분들께 감사하다고 하고 싶다. 덕분에 잘 몸을 회복했다.

솔직히 당신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팬들의 불만도 있었다.

SNS 상으로 팬 여러분들께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 격려도 받았고 "도대체 무슨 일이냐"라는 연락도 있었다. 이 때 너무나 슬프고 속상했다. 내 자신이 무언가 쓸모가 없다고 느껴질 때 고통을 받는다. 팬들이나 팀에 내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지금 컨디션은 몇 퍼센트 정도 되는가?

내가 K리그에서 활약을 하던 당시에 비하면 3~40%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 경기까지 2주 정도 준비 기간이 남아있다. 준비를 잘한다면 선발로 시작하는 것도 큰 욕심은 아닐 것이다.

이틀 간 경기를 준비하면서 어떤 것을 많이 주문 받았는가?

감독님께 우선 감사를 드린다. 감독님께서 서울에서 재활하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내가 없어서 팀을 돕지 못해 힘들어하니 응원도 해주셨다.

이후 감독님과 경기를 준비하면서 팀의 상황이 좋지 않았을 때 15분이나 20분이라도 그라운드에 들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팀이 이기고 있다면 나 대신 다른 누군가가 더 많이 뛰도록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말씀 드렸다.

다행히 팀이 이기고 있었고 짧은 시간 뛰었지만 그라운드에 서는 자체가 행복했다. K리그가 너무 그리웠다.

과거의 조나탄과 지금의 조나탄, 어떤 것이 그대로고 어떤 게 달라졌는가?

그 때와 지금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원삼성이라는 팀은 내게 고향 같은 곳이자 내가 은퇴를 해서 죽는 날까지 감사한 마음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 팀이다.

물론 광주에 와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기 때문에 팬 여러분들과 많은 교감은 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내가 들어가 마지막 두 경기라도 활약을 한다면 팬들과 사랑이나 정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광주에서 조금이나마 뭔가를 더 해보고 싶다.

광주 팬들은 중요할 때 골을 넣어주는 영웅적인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까?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다. 이 두 경기 동안 팬 여러분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봐야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 없이 남은 두 경기 최선을 다해 팬들을 위한 경기를 뛰고 싶다.

광주 팬들 뿐만 아니라 K리그 팬들도 당신을 궁금해 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짧은 시간을 뛰었지만 K리그에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광주 팬들 뿐만 아니라 포항 팬들에게도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그런 상황 자체가 내게는 행복한 일이다. 내 커리어를 K리그에서 마무리하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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