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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포항스틸러스가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이틀 간 훈련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포항스틸러스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치른다. 지난 17일 나고야그램퍼스를 3-0으로 완파한 뒤 4강에 오른 포항은 이날 울산현대와 물러설 수 없는 경기를 펼친다. 포항과 울산은 15일부터 전주에서 숙소를 잡고 훈련 및 생활 중이다. AFC와 프로축구연맹은 이 두 팀에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을 숙소로 제공했다.

이런 가운데 포항스틸러스가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훈련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는 포항스틸러스 장영복 단장이 전북현대 백승권 단장에서 직접 연락해 이뤄낸 통 큰 결단이었다. 장영복 단장은 직접 백승권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하고 싶은데 협조해 줄 수 있겠느냐”고 정중히 물었고 백승권 단장도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백승권 단장은 K리그 팀들이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포항의 클럽하우스 훈련을 받아들인 뒤 형평성을 고려해 울산에도 “우리 클럽하우스에서 훈련해도 된다”고 전했지만 울산은 미리 정해진 일정이 있어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포항 관계자는 “전북 클럽하우스에 처음 가봤는데 잔디 상태가 정말 좋았다”면서 “보조경기장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었다. 전북현대 건물 앞에 있는 잔디구장이 아니라 바깥 쪽에 있는 잔디구장을 썼다. 클럽하우스 건물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고 구장만 잘 쓰고 나왔다”고 전했다.

포항은 18일과 19일 이틀간 전북 클럽하우스로 가 훈련을 했다. 18일에는 17일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회복 훈련을 했고 19일에는 울산전을 대비해 주축 선수들이 모두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에 임했다. 포항 선수들이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한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장영복 포항 단장의 용기 있는 제안을 백승권 단장이 통 크게 받아들이면서 이런 독특한 풍경이 연출될 수 있었다.

한편 포항 선수단이 훈련하는 동안 전북 선수단이 대부분 휴식을 부여받고 클럽하우스를 떠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클럽하우스에 전북 선수들보다 포항 선수들이 더 많은 진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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