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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조성룡 기자] 정말 FC안양은 팬이 없으면 힘을 못쓸까?

과거 안양 선수들은 구단 콘텐츠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했다. "팬들이 없으니 힘이 나지 않는다."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나온 말이다. 물론 무관중 경기는 선수들 입장에서 뛰는 맛이 덜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안양은 서포터스 A.S.U. 레드의 응원이 열정적이니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그렇다면 이야기는 제법 진지해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20시즌부터 안양의 홈 경기를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통계가 나온다. 두 시즌 동안 29경기가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이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으로 무관중 경기는 17회 개최됐고 방역 지침이 완화돼 부분적으로 관중이 입장한 경기는 12경기였다.

홈에서 무관중 경기와 관중이 입장한 경기의 차이는 제법 나온다. 무관중 홈 경기 17회 동안 안양이 승리를 거둔 것은 두 차례였다. 지난 2020년 9월 6일 서울이랜드전 이후 9무 6패를 기록했고 약 1년 뒤인 지난 17일 서울이랜드전에서 다시 한 번 이겼다. 안양의 '무관중 홈 경기'에서 유일하게 패배한 팀이 서울이랜드다. 이렇게 무관중 경기에서 2승 9무 6패다.

관중이 들어오는 홈 경기에서 안양은 제법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경기에서 5승 4무 3패다. 무관중 경기에서 17경기 승점 15점을 땄고 관중이 있는 경기에서 12경기 19점을 획득했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세 경기가 차이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법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평균 승점으로 따진다면 무관중 0.88점이고 반대는 1.58점이다.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서울이랜드전 2승이 없었다면 이 차이는 더욱 커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원정에서도 무관중 여부는 차이가 있을까? 2년 동안 안양의 원정 성적을 살펴봤을 때 무관중 경기에서 9경기 4승 2무 3패를 기록했고 관중이 있는 경기에서는 18경기 10승 3무 5패의 성적을 거뒀다. 무관중에서 9경기 승점 14점이고 관중 있는 경기에서 18경기 33점이다. 관중 있는 경기에서 평균 승점 0.3점을 더 딴 셈이다. 무관중 성적이 원정에서도 좋지 않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지만 홈 경기에 비해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과거 안양은 홈에서 관중들이 많이 들어차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곤 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선수들이 긴장했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반대다. 오히려 홈에서 관중들이 있어야 비교적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팀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안양은 무엇보다 최근 정부의 발표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일 경우에도 실외 스포츠 경기장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수용인원의 30%까지 입장을 허용했다. 현재 안양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다. 드디어 안양이 홈 경기에서 관중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안양 이우형 감독도 이를 반기고 있었다. 그는 "관중이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오히려 더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11월부터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관중들이 수용인원의 50% 이상 들어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면 좋겠다"라면서 "과거 홈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보다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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