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스포츠니어스 | 창원=김현회 기자] 경남FC가 제작한 웹드라마 ‘버티고, 슛 시즌2’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작업이었다.

경남FC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고슛티비>를 통해 웹드라마 '버티고, 슛 시즌2' 1화를 공개했다. 지난 6월 K리그 구단 최초로 웹드라마를 기획, 제작한 경남FC는 홍보마케팅팀이 배경이었던 시즌1과 달리 전력강화팀 이야기로 시즌2를 구성됐다. 시즌1에 출연했던 박문성, 박충수를 비롯해 연극 무대에서 잔뼈 굵은 강지운, 서정식, 전성일, 김진우 배우 등이 출연하고 있다. 시즌1에 이어 윤주태, 이광진, 도동현, 김동진 등 경남FC 선수들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버티고, 슛 시즌2’는 지난 14일 2화가 공개됐다. 부진한 팀의 반등을 위해 해결책을 찾아 브라질로 떠나는 전력강화팀장 박충수의 이야기가 담겼다. 박충수는 과거 팀을 떠났었던 강한석 전력강화부장을 만나기 위해 브라질로 떠나 마음이 돌아선 한석을 설득하는 과정이 공개됐다. 웹드라마의 예산은 한정적이지만 2화의 주배경은 브라질이었다. 강한석은 브라질 축구장에서 선수들을 만나는 모습을 연기했다. 정말 경남은 이 드라마를 찍기 위해 브라질로 향했을까.

알고 보면 이 곳은 경남 함안이다. 경남FC 클럽하우스와 붙어 있는 함안공설운동장이 웹드라마 속의 브라질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브라질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고민 끝에 촬영이 결정된 장소였다. 나흘 간의 제작 기간 동안 5부작의 웹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맨 땅에 헤딩’을 해야했다. 제작진은 함안공설운동장 중 가장 ‘한국스럽지 않는’ 배경을 찾아 촬영에 임했다. 경남FC 클럽하우스 반대편 경기장이 배경이었다.

‘버티고, 슛 시즌2’는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구단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 1화 첫 장면부터도 전문 연기자가 아닌 구단 직원들이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송수현 홍보마케팅팀 사원이 팀의 졸전에 화가 난 한 동네 조기축구회원의 항의 전화를 받는 장면부터 시즌2가 시작한다. 전화를 받아 당황과 짜증 사이의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이는 실제 홍보마케팅팀 송수현 사원이다. 송수현 사원은 “우리 웹드라마의 주인공인 강지운 배우로부터 잠깐 연기 지도를 받았다. 그 분 덕분이다”라고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소감에 버금가는 소감을 전했다.

ⓒ경남FC

더 재미있는 사실은 해당 장면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 못지 않은 전략가에 빙의해 훈수를 두는 조기축구회 회원 목소리 연기 또한 구단 직원이라는 점이다. 이 인물은 바로 김정호 홍보마케팅팀 팀장이다.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김정호 홍보팀장은 그 누구보다도 ‘훈수충’을 많이 경험한 듯한 생활 연기를 뽐냈다. 김정호 홍보팀장은 목소리 연기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경남FC 직원들은 드라마의 요소요소에 깨알 같이 등장해 메소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대본이 바뀐 경우도 있다. 첫 장면 이후 송수현 사원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게 원래 대본이었지만 이 장면이 수정됐다. 송수현 사원이 눈물 연기에 부담을 느꼈고 그녀가 실제로 태권도 4단 소유자라는 걸 알게 된 작가는 눈물 대신 분노의 발차기를 하는 장면으로 대본을 바꿨다. <스포츠니어스>의 조성룡 기자 또한 향후 공개될 화에서 조정석 못지 않은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제작진은 경남FC 클럽하우스에서 키우는 개 ‘경순이’까지도 출연시키며 '인력'은 물론 ‘견력’까지 끌어다 썼다.

한편 향후 공개될 화에서도 제작진의 숨은 노력이 전해질 예정이다. 향후 등장하는 음식점과 카페 등은 경남FC와 상생하는 ‘레드파트너’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을 따로 섭외비용이 들지 않아서 좋고 ‘레드파트너’ 역시 업체 노출을 통해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윈윈 전략’이다. 지역소상공인 홍보를 위해 경남FC는 상호 등을 노출할 예정이다. 경남FC 웹드라마 ‘버티고, 슛 시즌2’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단 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