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수원삼성 마스코트 아길레온의 마스코트 반장선거 공약은 공수표였을까.

아길레온은 지난 5월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난 해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아길레온 선거캠프 측은 당시 K리그 팬들에게 “아길레온 후보님이 당선되면 ‘특별재난지원공’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유티(인천유나이티드)는 프로야구 SSG랜더스 마스코트 ‘랜디’를 데려온다고 했고 슈웅이(김천상무)는 연고지 김천 특산물 샤인머스캣 5박스 제공을 내걸었다.

지난 해 초대 반장 당선 이후 적극적이지 않은 행보로 재선 가능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던 아길레온은 파격적인 공약 발표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 당시 아길레온의 공약은 포퓰리즘을 앞세운 공약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강원 강웅이의 “이영표 대표이사 사인을 한 장씩 다 받아주겠다”는 공약과 함께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아길레온은 수원삼성의 콘크리트 지지층의 지지를 등에 업은 뒤 파격적인 공약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데 재선에 성공하고 5개월이 넘은 시점에서도 아길레온의 ‘재난지원공’ 공약은 지켜지질 않고 있다. 한 야권 인사는 “아길레온이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공수표를 남발했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축구 평론가 역시 “‘재난지원공’은 수급 대상자와 그렇지 않은 이들의 양극화를 유발할 수 있다. 수원삼성 측이 ‘재난지원공’ 지급에 넉넉한 예산을 확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아길레온은 최근 ‘빅버드’에 수원FC 마스코트 장안장군이 임시로 입성하면서 '범수원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스포츠니어스> 취재 결과 아길레온은 이미 ‘재난지원공’ 지급 준비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아길레온 측 관계자인 수원삼성 홍보팀은 “‘재난지원공’ 3,500개 제작을 이미 마쳤다”면서 “문제는 지급 시기다. 공 제작은 진작 끝냈지만 코로나19로 계속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지급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잠시 코로나19가 주춤하고 제한적 관중 입장이 허용됐을 때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게 ‘재난지원공’을 지급하려고 했지만 다시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되면서 지급 시기를 놓쳤다”고 전했다.

아길레온 측은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면 다시 관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그때 꼭 공약을 지키려고 한다. 아길레온은 한다면 하는 분이다. 반드시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11월 초 대국민 발표를 통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방안’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정부는 13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한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출범했고 여러 안건 가운데 프로 스포츠 관중의 정원대비 20~30%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한편 아길레온이 준비한 ‘재난지원공’은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작된 ‘재난지원공’은 기존 구단 엠블럼 등이 새겨진 공에 ‘재난지원공’의 취지에 맞게 디자인을 살짝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아길레온은 K리그 팬들의 숙원 정책인 ‘재난지원공’ 공약을 실천해 내년 3선에도 도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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