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하필 유일한 선수 응원 걸개가 '이것'이다.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팬들의 응원 문구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그 중에는 K리그에서는 친숙하지만 상당히 독특한 걸개도 있었다.

이날 와~스타디움은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관계자와 취재진을 제외한 일반 관중이나 축구팬들은 경기장에 올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진출을 위해 응원의 문구들은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K리그2 안산그리너스의 경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이날 경기장의 대부분은 최종예선 한국 홈 경기에서 설치되는 현수막이 차지했다. 'ROAD TO QATAR(카타르를 향한 여정)'라는 슬로건이 함께 붙어 있는 AFC 디자인의 현수막이다. 그리고 안산시의 대형 걸개가 일부 관중석과 펜스를 덮었다. 이날 경기가 안산에서 열리는 만큼 도시를 홍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안산시는 경기장 좌우에 현수막이 달려있는 대형 풍선 두 개를 띄우기도 했다. 여기에는 '74만 안산시민이 태극전사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아쉽게도 한 쪽의 현수막은 바람으로 인해 뒤집혀져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축구팬들도 응원 현수막을 걸었다. 주로 국가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의 걸개였다. '대한민국 붉은악마'라는 현수막을 중심으로 좌우에 '승리하라! 대한민국!' 등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문구가 태극기와 함께 있었다. 비록 무관중 경기지만 마음 만은 함께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걸개가 하나 등장했다. 바로 K리그1 울산현대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카드캡터 이동준' 걸개다. 애니메이션 여자 캐릭터와 이동준의 얼굴을 합성한 이 걸개는 제법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동준이 부산아이파크에서 뛰었을 때부터 이 걸개가 있었다.

이동준도 과거 인터뷰에서 "이제 없으면 섭섭할 정도로 항상 붙어 다닌다"라면서 "부산 유스 시절에 서포터스가 공격 포인트 다섯 개 하면 떼준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붙어 있다. 그래도 정말 감사하다. 이제 나도 적응을 해서 떼도 안떼도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 걸개는 끈질기게 이동준을 따라다니고 있다. 이동준이 울산으로 이적했을 당시 이 걸개도 함께 이적했고 국가대표팀 경기에도 이 걸개가 등장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이번 시리아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카드캡터 이동준' 걸개가 안산 경기장의 유일한 선수 응원 걸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동준은 시리아전에서 교체 명단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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