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이래서 K리그를 끊기가 어렵다.

2021 하나원큐 K리그가 시즌 막판에 접어들고 있다. 한 해의 결과가 모두 나오는 만큼 항상 이맘 때는 더욱 치열하다. 어느 순위에 위치하더라도 가슴 졸이고 롤러코스터 같은 승부가 기다리고 있기에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심지어 K리그1 뿐만 아니라 K리그2도 마찬가지다.

이제 K리그1은 파이널 라운드가 눈 앞에 다가와 있고 K리그2는 승격 플레이오프를 향한 마지막 여정이 한창이다. 상위권도 하위권도 걸린 것이 많다. 그렇다면 이제 K리그에서는 어떤 순위 싸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한 번 정리해봤다. K리그1도 K리그2도 복잡하다.

K리그1 파이널A : 남은 세 자리에 들어가야 산다

K리그1의 마지막 우승 경쟁과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놓고 겨루게 될 파이널A는 이미 세 자리의 주인이 확정됐다. 1위 울산현대와 2위 전북현대, 그리고 3위 대구FC다. 6위 수원삼성과 승점 차를 7점 이상으로 벌려놓았기 때문에 파이널A 티켓을 확정했다. 하지만 여유는 없다. 울산과 전북은 우승 경쟁이 한창이고 대구도 ACL 티켓을 따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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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도 목표였던 생존을 넘어 파이널A 합류 가능성이 높다. 울산전과 광주전이 남은 상황에서 승점 1점만 거두면 자력으로 진출이 확정된다. 올 시즌 파이널A 자력 진출을 위해서는 승점 46점이 필요하다. 과거 6시즌 파이널A 진출 승점 평균인 45.2점보다 소폭 높다. 46점은 수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가 바라볼 수 있는 목표다. 두 팀은 자력 파이널A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5위 제주부터 8위 인천유나이티드까지는 장담하기가 어렵다. 제주는 일단 남은 세 경기에서 2승 이상을 거둬야 자력 진출이 가능하다. 수원삼성은 남은 두 경기가 올 시즌 약했던 인천과 대구라 머리가 아프다. 그나마 다득점에서 유리하다는 것이 변수다. 인천도 남은 세 경기가 모두 파이널A 진출 경쟁팀과 만나기 때문에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오히려 희망을 가질 만한 팀은 포항이다. 세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올 시즌 상대 전적 우위를 점했던 강원, 광주, 인천을 만난다. 하지만 정규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ACL을 치른다는 점은 부담이다. 9위인 성남FC와 12위인 강원FC는 진출 가능성이 있지만 최대한 이겨놓고 다른 팀 경기 결과를 봐야한다.

파이널A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파이널 라운드 돌입을 2라운드 남겨놓고 파이널A 진출 가능 팀이 무려 7개 팀이다. 2016시즌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이 일곱 팀이 딱 세 자리를 놓고 마지막 혈전을 벌여야 한다. 경쟁에 밀린 네 팀은 이제 생존을 두고 파이널B로 내려가게 된다.

K리그1 파이널B : 절대 약체 없는 '지옥' 예상

이미 파이널B가 확정된 두 팀이 있다. 10위 FC서울과 11위 광주FC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력은 최약체라고 보기 어렵다. 언제든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광주는 몰수패라는 악재 속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서울은 안익수 감독 부임 이후 2승 2무를 거두며 부지런히 추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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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B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두 팀은 성남FC와 강원FC다. 성남의 경우 두 경기가 남았다. 파이널A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두 경기를 모두 이겨 승점 40점을 맞춘 뒤 다른 경쟁 팀과 다득점 경쟁을 해야한다. 하지만 27골이라는 적은 득점과 최종 라운드에서 울산을 만난다는 점은 부담이다.

강원은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잔여 경기가 많이 남은 상황이다. 특히 대부분의 경기가 파이널A 진출 경쟁팀과의 대결이다. 인천 원정을 제외하고 모두 홈 경기라는 점도 변수다. 여기에서 이기면 파이널A를 바라볼 수 있지만 반대로 패하면 파이널B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관건은 지옥의 일정 속 체력 관리가 될 전망이다.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되면 파이널B는 역대급 승부가 연달아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강원이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하위권 팀들 간의 승점 차는 제법 촘촘하다. 다이렉트 강등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해야 하는 생존 싸움이다. 파이널B에 들어가는 순간 모두 강등 후보가 될 수 있다.

K리그2 우승 경쟁 : 김천상무와 FC안양 '2강' 체제는 과연?

K리그2로 눈을 돌려보면 마지막 우승 레이스가 펼쳐진다. 승점 60점의 1위 김천과 승점 54점인 2위 안양이 한 장의 다이렉트 승격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일단 두 팀은 승격 준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됐다. 5위 부산과 승점 15점 이상 벌어졌기 때문에 최소 4위가 확보된 셈이다.

두 팀의 흐름은 좋다. 1위 김천은 가장 먼저 승점 60점대에 진입했고 최근 8승 3무로 11경기 연속 무패와 함께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안양도 비록 지난 안산전에서 0-1로 패배해 흐름이 끊겼지만 8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중이다. 큰 이변이 없다면 두 팀 중에서 올 시즌 K리그2 우승팀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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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천과 안양의 승점 차는 6점이기 때문에 김천이 우승 경쟁에서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남은 경기는 다섯 경기다. 이 다섯 경기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 특히 K리그2는 전통적으로 마지막 로빈 라운드에서 물고 물리는 싸움이 벌어져왔다. 예상 외의 결과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10월 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K리그2 33라운드 안양과 김천의 경기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32라운드에서도 승점 차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안양이 승리할 경우 승점 차는 불과 3점으로 좁혀지고 김천이 승리하면 9점 차로 벌어져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재 다득점에서는 김천이 10골 앞서고 있다.

K리그2 플레이오프 경쟁 : 산술적으로 '다' 가능한 게 포인트

이 시기가 되면 어느 정도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 팀이 좁혀져야 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K리그2에서 결정된 사실은 김천과 안양이 승격 준플레이오프를 확보했다는 것 뿐이다. 3위 대전하나시티즌부터 10위 부천FC1995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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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적으로 K리그2 모든 팀이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있다. 다만 3위 대전과 4위 전남은 조금 더 유리하다. 현재 대전은 5~6위인 부산, 경남보다 승점 10점이 앞서고 전남은 7점이 앞선다. 이 격차를 조금씩 벌리면 경기 수가 줄어들면서 승격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문제는 3위 대전이 최근 2연패에 빠져있고 4위 전남이 1무 2패로 3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게 변수다.

하위권 싸움은 더욱 박 터지고 있다. 5위 부산부터 10위 부천까지 승점 차는 고작 6점에 불과하다. 남은 다섯 경기에서 모두가 승격 플레이오프에 참여할 수도 있고 최하위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감독들이 말하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게 그저 립서비스가 아니다. 진짜 그런 상황이다.

만일 남은 다섯 경기에서 대전과 전남이 계속 발목을 잡히고 하위권 팀이 치고 올라갈 경우 승격 플레이오프의 대진표가 바뀔 가능성도 크다. 이제 대전과 전남은 지켜야 하는 입장이고 남은 여섯 개 팀은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다. 마지막 K리그2 다섯 라운드는 그래서 더욱 혼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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