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대구FC 이병근 감독은 걱정이 많아 보였다.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구FC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대구 이병근 감독은 오랜만에 홈 경기장인 '대팍'에 왔다. AFC챔피언스리그 이후 자가격리를 했던 대구 선수단은 약 한 달여 만에 홈 경기장으로 돌아온 셈이다.

대구는 AFC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참가 이후 첫 K리그 경기다. 이 와중에 선수 한 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아주 힘들었다"라면서 "우리가 한 곳에 갇혀있다보니 몇 평 되는 방 2~3일은 좋았는데 일주일이 지나고는 굉장히 지내는데 쉽지 않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고 갇혀있으면 선수들이 만들어 놓았던 좋은 몸 상태가 사라질까봐 조바심을 냈다"라면서 "그래서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선수들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구단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가 '줌'이라는 어플을 통해 선수들을 모아 피지컬 코치의 지도 아래 매일 같이 훈련을 했다.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감독은 구단에 대한 감사함이 커 보였다. 그는 "뿐만 아니라 구단에서 각 방마다 많은 지원을 했다. 선수들이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줬다"라면서 "덕분에 선수들이 몸을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걱정이 많아 보였다. 그는 "자가격리가 끝나고 훈련을 해봤는데 쉽지가 않았다. 날씨가 굉장히 더워 땀이 많이 난다. 선수들이 우즈베키스탄과 이곳의 날씨가 달라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라면서 "또 뛸 수 있는 몸이 되지 않았다. 유산소나 복근 운동은 했지만 운동장에서 뛰는 것과 또 달랐다.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회복하고 달릴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있다. 아직까지 완전하지는 않다.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경기에 운동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90분 동안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다. 선수들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라면서 "울산이나 포항, 제주 등 2주 자가격리를 끝낸 팀들을 보면 경기 내용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대신 수원FC나 인천과 같이 그런 변수가 없었던 팀은 상승세를 타고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솔직히 두려움도 좀 있다.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상대 역시 ACL에 출전했던 포항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다행히 포항도 우리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비슷한 팀끼리 만났기 때문에 포항의 장점 정도를 잘 봉쇄하면 될 것 같다. 아직까지 포항의 몸이 썩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우리도 두렵지만 포항도 마찬가지고 우리 홈 경기다. 해볼 만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한다"라면서 "경기가 8월에 많다. 3일에 한 경기를 해야한다. 모든 선수들을 활용하려고 한다. U-22 카드도 적극 써서 체력적으로 아껴주고 부상 방지를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새로 구단에 합류한 이상기에 대해서 이 감독은 "훈련한지 며칠 되지 않았다"라면서 "타고난 피지컬 또는 스피드가 굉장히 좋은 선수다. 짧은 시간 동안 훈련을 했기에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후반전에 우리가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정승원과 교체해 측면에 변화를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 양 측면에서 교체카드를 활용해 공격적인 선수를 넣어 측면을 지배하고 조직력을 살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올림픽대표팀은 8강에서 탈락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팀에는 대구 소속 선수들도 있다. 이 감독은 "내가 지금 이야기한다고 위로가 되겠나"라면서 "지금 다들 성인이다. 선수들이 거기서 했던 것들을 스스로 많이 느껴 이겨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좋은 선수들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기를 뛰어본 것이다. 실수나 이런 것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본다. 본인이 느꼈다면 K리그에 돌아와 좀 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픔은 있지만 선수들 개인이 잘 이겨내는 것이다. 한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큰 무대도 있을 것이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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