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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전=김현회 기자] 서울이랜드가 정정용 감독 없이 대전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됐다.

서울이랜드는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1 대전하나시티즌과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라운드 안산그리너스와의 홈 경기에서도 0-0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이랜드는 최근 10경기 연속 무승(6무 4패)이라는 최악의 부진 속에 이번 경기를 소화하게 됐다.

서울이랜드는 침울하다. 지난 5일 안산전을 마친 뒤 하루 휴식을 취하고 7일 훈련을 앞둔 상황에서 故김희호 코치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평소 훈련 시간보다 일찍 훈련장에 나와 훈련 준비를 마무리했던 故김희호 코치가 이날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구단에서는 가족을 통해 비보를 전해 들었다.

가뜩이나 무승이 길어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서울이랜드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할 정도로 선수단이 큰 충격을 받았다. 10일 대전전을 앞두고 선수단은 8일 빈소로 향해 조문하면서 오열했다. 자가격리 중인 고바야시 유키를 제외하고 외국인 선수 전원을 포함한 선수단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임대 신분인 문정인과 이상헌 등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선수들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오열하며 故김희호 코치를 애도했다.

ⓒ서울이랜드

고인은 2009년 영국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A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 메트로폴리탄 대학원에서 지도 과학을 전공하며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일본 J리그 사간 도스에서 코치로 활동한 그는 2014년 12월 창단을 앞두고 있던 서울이랜드의 코치직을 맡았으며 이후 부산 아이파크와 성남FC, 일본 쇼난 벨마레 등을 거쳤다. 지난해 1월에는 다시 서울이랜드로 돌아와 정정용 감독을 보좌했다.

빈소에는 과거 그와 함께 했던 박경훈 전무를 비롯해 같은 리그에서 경쟁 중인 부천FC 이영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찾아와 슬픔을 함께 나눴다. 정정용 감독도 빈소가 차려진 이후 내내 자리를 지키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선수단은 8일 조문 이후 경기 준비를 위해 대전으로 향했지만 정정용 감독은 10일 오전 발인은 물론 장지인 용인까지 함께했다. 고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서울이랜드 직원 6명이 운구 행렬을 도왔다.

빈소에서 이틀을 꼬박 지새운 정정용 감독은 결국 대전 원정경기에는 함께 하지 않기로 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정정용 감독은 수척한 얼굴로 “지금은 故김희호 코치를 잘 보내주는 게 먼저다”라면서 “장지까지 함께한 뒤 뒷마무리까지 잘 하고 싶다. 내가 비록 이런 상황 때문에 대전까지 내려가지는 못하지만 선수단에 마음이 잘 전달될 것이다. 일단은 고인을 잘 모시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승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이랜드는 대전전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감독과 핵심 코치 한 명이 빠진 서울이랜드는 인창수 코치와 황희훈 골키퍼 코치, 박지현 피지컬 코치가 벤치를 지키고 임재훈 전력 분석관은 관중석에서 상대팀 전력 분석을 할 예정이다. 서울이랜드는 이날 벤치에 故김희호 코치의 유니폼과 국화를 올려 놓고 고인의 영전에 승리를 바친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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