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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베리나히쑤' 울산현대 조수혁이 우승의 여정을 회상했다.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한 울산의 조수혁이 무사히 귀국해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조현우를 대신해 울산의 골문을 지킨 조수혁은 대회 내내 많은 선방쇼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 결과 울산은 AC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올 시즌 두 차례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었고 다가오는 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스포츠니어스>와 인터뷰에서 울산 조수혁은 "현재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라면서 "나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 몇 명도 함께 격리 중이다. 갈 곳 없는 어린 양들이 있어서 내 집에서 재우고 있다. 자가격리 중이라 서로 마주치면 안된다. 각자 방에 틀어박혀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있다"라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조수혁에게 ACL은 기회였다. 2017시즌 울산에 입단한 조수혁은 지금까지 K리그1에서 고작 20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현우가 국가대표팀 차출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악재가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울산의 골문은 조수혁이 지키게 됐다. 여기에서 조수혁은 무언가를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조현우가 ACL에 합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수혁의 주전 자리는 다시 위태로워졌다. 그 때를 회상하며 조수혁은 "솔직한 심정을 말하면 그 소식을 듣고 아쉬움이 정말 컸다"라면서 "섭섭하고 실망하고 화나는 부분도 있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래도 그는 긍정적으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조수혁은 "나 자신의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로 했다"라면서 "팀은 조현우가 정말 필요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골키퍼니까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현우의 상황에 상관없이 내가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조현우의 ACL 참가는 무산됐고 조수혁은 결승전까지 주전으로 뛰며 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조수혁은 "그 소식을 듣고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못하면 나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 더욱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현우도 연락이 왔다. '형 실력 충분히 발휘하고 즐기다 놀다 오시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렇게 조수혁은 ACL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휴식은 짧다. 다시 조수혁은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목표를 묻자 "신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라면서 "어느 위치에 있든지 팀 분위기에 잘 맞추고 한결같이 열심히 하겠다. 현우가 방심하지 않고 긴장할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 그러다보면 팀의 목표도 달성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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