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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무승부보다 홍정운의 부상이 더욱 뼈아프다.

2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대구FC와 상주상무의 경기에서 홈팀 대구는 후반 6분 세징야의 환상적인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10분 뒤 상주 송승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대구는 올 시즌 3무 1패로 시즌 첫 승의 기회를 다음 라운드에 기약해야 했다.

그가 상주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전반 초반 홍정운은 공격 가담 중 상대와 경합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당시 홍정운은 별 문제 없이 일어나 뛰었지만 이후 스스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그라운드 밖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투입된 홍정운은 얼마 뛰지 못하고 또다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말았다. 그라운드에 들것이 투입되어 그를 날랐다.

사실 올 시즌 대구의 성패에 있어서 홍정운의 역할은 중요하다. 공격에서 세징야가 중심이라면 수비의 핵은 홍정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이 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 홍정운은 주장을 맡았다. 수비진도 이끌어야 하고 선수단도 이끌어야 한다. 그만큼 홍정운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구 선수는 세징야지만 홍정운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홍정운은 상대와 충돌한 이후 다시 뛰었다. 그리고나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료진이 들어와서 간단한 치료를 했고 홍정운은 다시 투입됐다. 본인도 뛰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또 쓰러졌다. 들것이 투입되면서 홍정운이 제일 먼저 한 것은 고통 호소가 아닌 주장 완장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 그만큼 팀을 위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물론 홍정운이 교체되고 대신 투입된 김재우가 경쟁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홍정운이 없는 대구의 수비진은 리더가 없다는 느낌이 강했다. 후반 16분 상주의 동점골 상황에서도 김우석과 정태욱이 페널티박스 안에 서있던 송승민을 그대로 놓쳐버리면서 실점하고 말았다. 투지는 여전했지만 무게감은 비교적 떨어져 보였다.

홍정운의 부상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는 그에게 지난 시즌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6월 홍정운은 FC서울전에서 공중볼 경합 이후 착지하던 도중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좌측 십자인대 파열 판정을 받아 남은 시즌을 뛰지 못했다. 당시 홍정운의 경기력은 A대표팀에 승선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때라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홍정운은 부상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네 번째 경기에서 또다시 부상을 당하며 험난한 앞길을 예고했다.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 역시 "홍정운이 갑자기 부상을 당해 계획이 틀어졌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대구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홍정운의 자세한 부상 정도는 며칠 뒤 정밀검진 이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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